[Opinion] KPOP '덕후'입니다. [음악]

글 입력 2020.12.04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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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외길인생 2N년 차. 그 누구도 날 막을 수 없다. 중학교 때부터 친구들에게 아침 뉴스를 브리핑하듯 지난밤에 알아본 아이돌에 대해서 읊었다. 하지만 돌아오는 친구들의 반응은 냉담. 나만큼 아이돌에 열정적인 친구는 없었다.

 

친구들은 이런 나를 신기해했고 그들은 나를 ‘아이돌 대모’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2000년대 감성이 물씬 풍기는 별명이지만 당시에는 마음에 쏙 들었다. 걸어 다니는 아이돌 나무위키가 된 느낌이랄까. 그렇게 나만의 아이돌 빅데이터를 쌓아왔고 지금까지 ‘아이돌 대모’로 살아왔다.



[크기변환]소녀시대 힘내 MV.PNG

480p가 최고화질이었던 그때 그 시절...

(출처 : 소녀시대 – 힘내 MV)


 

아이돌을 좋아한 이유는 많지만, 그중 한 가지는 중학생이었던 나에게 ‘가장 완벽한 예술’이었다. 스팽글이 반짝이는 무대의상과 노래의 콘셉트를 담은 화려한 무대장치. 그리고 ‘칼각’을 뽐내는 안무까지. 16살 소녀의 눈을 사로잡을 만했다. 그리고 ‘하지만 힘을 내 이만큼 왔잖아’라고 자존감을 높여주는 노랫말까지.

 

나의 시각과 청각을 충분히 만족시켜주는 복합 예술이었다. 접근성이 좋은 건 덤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어느새 KPOP은 대중문화의 주류가 되었고, 친구들도 더 이상 나를 ‘이상’하게 보지 않는다. 그들에게도 친근한 문화가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KPOP ‘덕후’인 나에게 어느새 KPOP이 낯설어지기 시작했다. ‘세계관’이라는 엄청난 장벽이 우리를 갈라놓고 있기 때문이다.

 

 

 

방탄소년단 = 성장



[크기변환]방탄.jpg

최근 사진은 아니지만 가장 애정한다

(출처 : 빅히트)


 

빌보드 가수에서 이제는 그래미를 넘나드는 가수. KPOP 아티스트 세계관을 논할 때 방탄소년단을 빼놓을 수 없다. 그들이 세계관을 통해 전달하는 주된 메시지는 ‘성장’이다.

 

멤버들은 모두 하나의 아픔을 가지고 있다. 누군가는 가정폭력에 시달리고, 누군가는 심한 가난을 겪는다. 하지만 멤버들은 서로 의지하고 아픔을 극복해나간다. 세계관 속의 이야기다.


방탄소년단은 세계관을 통해 사회적 편견 그리고 사회가 규정해놓은 틀 안에서 발버둥 치는 1020을 위로하고 대변한다. 우리 모두 어려운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당당히 자신의 가치를 표현하라고 격려한다. 참으로 현실적인 세계관이자 메시지다.


완성도 있는 세계관 구축을 위해 방탄소년단 소속사인 빅히트는 등단 작가를 고용하기도 한다. 그리고 ‘세계관’이라는 하나의 IP로 책, 게임 등 관련 콘텐츠를 다양한 방법으로 재생산해내고 있다.

 

 

 

SM의 역작, 에스파



[크기변환]에스파는 나야.jpg

문제) 사진 속 ‘사람’은 몇 명일까? (10점)

(출처 : SM엔터테인먼트)


 

SM, 일냈다. 위 사진은 지난 11월 데뷔한 4인조 걸그룹 에스파의 컨셉포토다. 분명 ‘4인조’다. 그런데 왜 포스터에는 8명의 ‘사람’이 있을까?


 

에스파는 '아바타X익스피리언스'에서 따온 'ae'와 '양면'이라는 뜻의 영단어 '애스펙트(aspect)'를 결합한 뜻으로, '자신의 또 다른 자아인 아바타를 만나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게 된다'는 세계관을 표방한다.

 

 

사람과 아바타가 혼재된 세계관이다. 즉, 현실세계에 4명의 멤버(윈터, 카리나, 지젤, 닝닝)가 존재하고, 가상 세계에는 각자의 아바타가 존재한다. 아바타의 이름은 ‘아이-멤버이름’이다. 즉, ‘아이-윈터, 아이-카리나, 아이-지젤, 아이-닝닝’인 것이다. 멤버와 아바타는 의사소통할 수 있다. 아바타는 ‘인격’이 있는 듯하다.


약간의 이질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사람이 아바타랑 대화를 한다고?’ 하지만 불쾌한 골짜기(인간이 인간과 거의 흡사한 로봇의 모습과 행동에 거부감을 느끼는 감정 영역) 정도는 아니다.


 

"에스파는 셀러브리티와 아바타가 중심이 되는 미래 세상을 투영해 현실세계와 가상세계를 초월한 완전히 새롭고 혁신적인 개념의 그룹이다“

 

- 이수만 프로듀서

 

 

가상세계와 현실세계의 연결. 참으로 매력적이지만 어렵다.


이렇듯, 많은 아이돌이 세계관을 그룹만의 차별점으로, 경쟁력으로 가져가고 있다. 세계관 과열 양상이다.

 

 

 

KPOP 덕후(=아이돌대모)의 자존심이 무너지다



걸어 다니는 아이돌 나무위키였지만, 자격박탈 위기다. 친구들이 한 아이돌의 세계관을 물었는데 답하지 못했다. 사실 세계관에 긍정적인 입장이 아니다. 드라마처럼 연작을 좋아하지 않는 나로서는 앨범, 곡마다 이어지는 이야기를 연결하고 싶은 흥미가 없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그 흐름을 따라가려면 너무나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따라서 이러한 의문이 들었다. ‘세계관이 꼭 필요할까?’


아티스트를 데뷔 때부터 좋아하던 팬들에게는 세계관을 따라가는 것이 어렵지 않다. 일일 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처음부터 그 감정선과 스토리를 따라가면 된다. 하지만 중간에 유입된 새로운 팬은 복잡한 세계관을 파악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정성’을 들여야 한다. 이는 ‘입덕’하는데 진입장벽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싸이 <강남스타일>처럼, 세계관을 해석하는 데 머리 쓰지 않고 모든 세대가 함께,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노래도 좋지 않을까?


하지만 또 마음을 고쳐먹었다.


‘어떻게 세계관까지 사랑하겠어 KPOP을 사랑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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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동뮤지션 –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거지 패러디


 

세계관을 뒤로하고, 나는 그냥 즐기기로 했다. 16살 때로 돌아가 ‘가장 완벽한 예술’로서, KPOP을 무조건적으로 좋아했던 그때의 내가 되기로.

 

 

[신재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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