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무기력의 증상들, SOWALL - Symptoms of Lethargy [음반]

비트메이커 소월의 신보
글 입력 2020.12.01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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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재즈 드러머 / 비트메이커 /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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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사이 한국 일렉트로닉 뮤지션들이 세계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뉴욕에서 활동하는 한국계 뮤지션 ‘예지(Yaeji)’와 한국인 ‘페기 구(Peggy Gou)’, ‘키라라(Kirara)’까지, 이들은 각종 언론과 매거진에 이름을 올리며 유명세를 얻고 있다. 특히 뮤직비디오와 퍼포먼스를 계기로 인지도가 높아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예지의 ‘Raingurl’ 뮤직비디오는 120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글로벌 플랫폼은 일렉트로닉 음악에 날개를 달아주었다. 디제이 컨트롤러와 드럼머신을 다루는 모습은 악기연주와 다르지 않았고, 영상 작업과 병행되는 퍼포먼스의 특성상 시각적인 요소가 두드러졌다. 언어의 장벽이 없는 일렉트로닉 음악은 세계로 뻗어 나갔다. 글로벌 플랫폼이 거대해질수록 뮤지션들은 많은 사람들에게 음악을 들려줄 기회를 얻었다.

 



 

 

국내 일렉트로닉 뮤지션 소월(SOWALL) 또한 뉴미디어를 통해 세계로 알려졌다. 그녀는 주로 비트 메이킹이나 핑거드러밍 영상을 업로드했고, 해외 음악 전문 매체 팩트 매거진(FACT Magazine)은 인스타그램에서 그녀의 핑거드러밍을 리포스트했다. 폭발적인 반응에 힘입어 그녀는 10분 안에 비트를 완성하는 콘텐츠인 ‘Against The Clock’까지 출연해 세계 일렉트로닉 씬에 이름을 알렸다.


소월(SOWALL)이 활동한 장르는 다양하다.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이름을 검색하면 일렉트로닉과 함께 재즈, 빅밴드 태그가 등장한다. 이전에 참여한 음악을 훑어보면 과거와 현재의 음악적 차이를 알 수 있다.

 

소월은 재즈 드러머다. 본명인 이소월로 활동하며 재즈 앨범 세 장을 발매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넓어지는 음악적 스펙트럼은 국악과 전자 사운드까지 도달했다. 또한, 그녀는 밴드 ‘안녕의 온도’에 작사와 드러머로 참여하며 많은 뮤지션들과 교류를 이어왔다. 재즈 드러머라는 정체성은 핑거 드러밍으로 이어져 일렉트로닉 뮤지션의 발판이 되었다.

 

이후 소월은 비트메이커 SOWALL로 변신했다. 더 많은 아이디어와 사운드를 탐구하기 위해서였다. 비트메이커 소월의 작업에는 다양한 뮤지션들이 함께했다. 앨범 FAVORITE에는 선우정아와 함께한 ‘LIE’, Needle&Gem과의 ‘BIRD’ 등이 담겼고, 앨범은 2018년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댄스&일랙트로닉 음악 후보에 올랐다.

 

 


2. Symptoms of Lethar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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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소월입니다. 3년 만에 인사를 드립니다. Symptoms of Lethargy는 그간 제가 겪었던 ‘무기력의 증상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음반을 발매하기까지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부디 누군가에게는 공감과 위로가 될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도움 주신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2017년의 FAVORITE에 이어 소월의 신보 Symptoms of Lethargy가 발매됐다. 기간으로는 3년 만이다. 이전의 곡들과 비교하면 Symptoms of Lethargy는 팝과 멀어지고 일렉트로닉 사운드가 더욱 진해졌다. 이번 앨범은 가요적 기승전결보다는 반복되는 트랙와 비트를 배경으로 사운드를 쌓아가는 과정이 드러났다.

 

 

 

 

앨범의 변화는 선우정아와의 작업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이전 앨범에서 ‘LIE’로 참여했던 선우정아는 이번 앨범에서 ‘FLAME’의 보컬로 참여했다. 같은 프로듀서와 보컬의 조합이지만, 다른 앨범의 두 곡은 스타일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LIE’는 신스 패드 사운드와 밀도 낮은 비트를 사용하고, 감성적인 코드 진행 속에서 점차 강해지는 선우정아의 보컬로 곡이 채워진다.


이와 대비되는 ‘FLAME’은 밀도 높은 드럼 비트와 반복적인 신스 테마로 시작된다. 후반부의 보컬도 좀 더 희미하게 뒤로 빠지고 사운드의 전달에 힘을 쏟는다. 두 곡 모두 소월만의 사운드가 여실히 드러나지만, 감성적 코드 진행에서 비트와 트랙 사운드를 중심으로 변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앨범의 주제 의식은 ‘무기력의 증상들’이다. 소월은 지난 기간 동안 겪었던 무기력한 감정과 생각들에 대한 노래를 담았다. 앨범 정보에서는 곡마다 짧은 설명글을 읽어볼 수 있다. ‘TRAPT’에서 함정에 빠진 일로 시작해, 찾아온 무기력은 ‘LETHARGY’로 이어진다. 소월이 느낀 감정은 사운드로 표현된다. ‘TRAPT’에서는 무기력에 빠진 계기나 상황을 강박적이고 반복적인 트랙이 되었고, ‘LETHARGY’의 무기력은 축 늘어지는 비트로 표현되었다.


무기력에 빠진 후 이어지는 곡에서는 무기력의 증상들이 나열된다. ‘GAZE’는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 자기의 상태나 인생을 바라보게 되는..”이라고 하며 인터뷰 음성으로 시작한다. 타인의 시선으로 자신을 판단하고 정의하는 모습은 소월이 느낀 무기력의 증상이었다. 이어지는 ‘FLAME’은 유일하게 가사가 수록된 곡이다. 제목은 ‘꽃’이지만, 생명을 다하고 죽어가는 꽃의 모습을 그렸다. 선우정아가 보컬로 참여한 이 곡은 ‘현실을 부정하며 추하게 늙는다’는 아름다움의 부재를 처절하게 노래한다.

 

앨범의 전체적인 메세지는 무기력함이 깔려있지만, 마지막 트랙 ‘PROGRAMMKINO’은 무기력을 벗어나는 실마리가 된다. 소월은 독립영화를 보며 ‘오색빛깔 찬란한’ 경험을 하고, 마음의 소리를 듣기 위해 무기력의 이야기를 음악으로 만들고자 마음먹는다. ‘PROGRAMMKINO’는 Symptoms of Lethargy가 완성되어 세상에 나올 수 있었던 이유였을지도 모른다.


Symptoms of Lethargy는 무기력이라는 가볍지 않은 주제를 다룬 만큼 무겁고 어두운 면이 강하다. 소월은 앨범에서 무기력의 경험을 내밀하게 채워나갔고, 경험을 통한 주제의식은 앨범의 사운드와 색깔을 만들었다.


무기력은 변화의 계기였을까, Symptoms of Lethargy는 소월의 범위 안에서 분명한 변화를 겪었다. 우리가 느낄 수 있는 변화는 앨범의 사운드뿐이다. 하지만 소월이라는 개인이 느꼈을 감정과 생각의 변화는 얼마나 거대했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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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mptoms of Lethargy


All music composed by SOWALL


Produced by SOWALL, JNKYRD

Mixed by Cherif Hashizume, London

Mastered by Guy Davie at Electric Mastering, London

Artwork designed by Hee Ra Jung

Styling by Jin Young Lee

Photo by Onas Kim


Saxophone/ Sung Jae Son (track 3)

Piano/ Jung Min Kwak (track 2,3)

Vocal/ Sunwoojunga (track 4)

Synthesizer/ Seokcheol Yun (Track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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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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