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인공지능과 사랑에 빠질 수 있을까? [도서]

기계와 사랑이라니?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 - 필립 K 딕
글 입력 2020.11.19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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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오민혁 단편선> 중' 살바도르와 달리'의 한 장면
 
 
 
동물과 인간의 상관관계 - 혐오의 대상, 안드로이드

 

이 책에서 ‘동물’은 동물 이상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전기 동물’과 ‘살아있는 동물’ 간의 차이가 작품 속 동물의 의미를 추측해 볼 수 있게 한다.

 

책 속 세계에서 살아있는 동물을 소유한다는 것은 일종의 힘의 상징이다. 반대로 전기로 흉내 낸 동물을 가진 것은 큰 수치이며 숨겨야 할 일이다. 이러한 동물에 대한 인식은 사람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 즉 실제로 살아있는 인간은 그 자체로 존엄하고 가치 있지만 만들어진 안드로이드들은 필요에 의해 죽여 마땅한, 아니 죽인다는 표현도 아까워 ‘퇴역’ 시켜버려야 하는 존재로 여겨진다.

 

이곳에서는 아예 '전기 인간'인 안드로이드(앤디)를 잡는 '앤디 사냥꾼'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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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작품의 후반부로 갈수록 유능한 앤디 사냥꾼 '데카드'는 안드로이드들과 사랑에 빠지거나 그들에게 감정이입을 하는 등 그간 가졌던 신념을 무너뜨리고 만다. 결정적으로 데카드의 변화를 보여주는 것은 작품의 맨 마지막, ‘전기 두꺼비’를 부끄러워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대목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작품에서는 동물과 인간을 대비시켜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인공지능과 사랑에 빠질 수 있을까?

 

작품에서는 데카드가 여성형 안드로이드들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껴 당혹스러워 하는 대목이 등장하는데 이런 발상을 영화화 한 작품이 있다. 인공지능과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을 담은 영화이다.


개인적으로 인공지능과의 사랑은 이미 현재진행형이라고 생각한다. 극도로 개인화 되어가고 있는 오늘 날, 애인의 얼굴보다 더 많이 들여다보는 스마트폰이라는 이름의 인공지능과 우리는 이미 사랑에 빠져있지 않은가.


로봇과의 사랑이 가능은 하겠지만 이것이 일상화된 사회라면, 참 많이 외로운 사회라는 증거이기도 하겠구나, 하는 씁쓸한 생각이 든다. 이처럼 로봇과의 사랑이 가능하다면 과연 사랑이란 무엇인가, 라는 철학적인 질문에 빠지게 된다.


미래에는 사랑이라는 단어가 재정의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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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HER의 한 장면
 
 
 
사람의, 사랑의 본질 - 당신은 누구십니까

 

속도감 있고 빠르게 읽히는 흥미진진한 책이었으나 결코 그 내용이 던지는 질문들이 가볍지 않았다. 사람의 본질이라고 말할 만한 것이 무엇인지, 어디까지 윤리의 대상에 포함시켜야 하는 것인지, 또 로봇과의 사랑이 가능하다면 사랑이란 과연 무엇인지….

 

단순히 미래의 이야기를 예측해서 쓴 공상과학 소설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상당히 근원적이고 철학적인 질문들이 가득한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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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피너츠>에서 말하는 사랑의 본질
 
 
한 가지 풀리지 않은 점이 있다면 데카드의 정체에 관한 것이었다. 작품을 읽는 내내 과연 데카드씨가 인간일지 안드로이드일지 그것이 궁금했다. 사실 책의 여러 구절들을 읽고 나는 그가 안드로이드 일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의 정체는 책을 읽고 직접 확인해보길 바란다. 반전의 반전!)
 
책에 명시된 것과는 별개로 이 책이 제시한 '인간의 조건'에 비추어 본다면 데카드를 과연 인간이라고 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으로 이어졌다. 이 글을 쓰는 나는, 또 글을 읽는 당신은 과연 안드로이드가 아니라고 자신할 수 있을까.
 
 
 
안드로이드는 그래서 전기양의 꿈을 꾸었나

 

그렇다면 제목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라는 질문의 대답은 어떻게 내릴 수 있을까?

 

책에서는 데카드가 ‘안드로이드도 꿈을 꿀까?’하고 의문을 갖는 장면이 있다. 내가 생각한 대답은 ‘전기 양이 살아있는 양과 다르지 않게 여겨지는’ 꿈을 꾼다는 것이다. 즉 그들의 입장에선 전기 양이든 앤디든 윤리적으로 고려되는 대상으로 여겨지길 꿈꿔왔을 것이다.

 

기계와의 공존이 불가피해지는 세상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1968년에 이런 생각을 했다는 것이 놀랍기만 하다.- 앞으로 '기계'와 '윤리' 혹은 '사랑'이라는 어울리지 않을 법한 단어들이 깊이 숙고되어야 할 날이 반드시 올 것이다.

 

기계에 대해 생각하며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를 읽고 ai와 소통할 날이 언젠가 오기를 꿈 꿔보길 추천한다.

 

 

[이강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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