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다시 만날 날들'을 기약하며 [영화]

글 입력 2020.10.22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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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8월 8일 크랭크인.

영화의 음악감독은 주연배우로 영화의 흐름을 이끌어 가게 되었다.

 

 
그의 이름은 홍이삭. 2019년 4월에 첫 방송을 한 <슈퍼밴드>에 출연해서 '자연주의 보컬', '흑이삭' '흥이삭' 등의 별명과 함께 큰 인기를 얻은 싱어송라이터이다. 본 에디터는 사실 슈퍼밴드에서 그를 보기 이전에 2015년에 발행한 싱글 음원으로 홍이삭이라는 이름을 처음 알게 되었지만 그의 이후 음악 활동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 채널을 돌리다 <너의 목소리가 보여 2>에서 '원시 소울'로 출연한 것을 어렴풋이 본 기억만 있다.
 
2014년 '제24회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에서 '봄아'라는 곡으로 동상을 받으며 데뷔를 한 그는 과거 대학생 시절 뮤지컬의 음악 감독을 맡았던 경험만 제외하면 꾸준히 '음악'과 관련된 활동을 주로 해왔다. <슈퍼밴드>도 그의 음악 활동의 연장선으로 아직까지 대중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았던 그의 노래 실력과 작사/작곡 능력, 다양한 장르 소화력 등을 보여줄 수 있었던 아마 그의 음악에 있어서 하나의 터닝포인트였던 방송이었다. 중요한 점은 모두 다 음악에 관한 경력이라는 것이다.
 
그런 그가 영화의 주연배우로 캐스팅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으니 팬들의 놀라움은 엄청났다. 이로 인해 그가 참여한 영화를 팬들은 은근한 기대(목소리가 워낙 좋아서 연기를 하는 모습이 자연스레 상상되기도 했다)와 걱정(연기 경험이 전무하므로)으로 기다려왔다. 크랭크인을 하고 대략 1년이 후인 지난 7월 말, 영화 <다시 만난 날들>이 제16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었다는 소식과 함께 공개된 티저 영상으로 곧 극장에서 찾아볼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팬들에게 안겨주었다. 그리고 9월 24일 드디어 영화가 개봉했다.
 

[크기변환]포스터.jpg
다시 만난 날들 - 공식 포스터

 

 
본 에디터는 작년 크랭크인 때부터 기다려온 작품이기에 개봉 다음 날인 25일에 극장에서 관람했다. 영화의 스토리는 사실 매우 단순하다. 자신의 음악을 하고 싶으나 현실적인 문제 앞에서 어려워하는 태일(홍이삭)이 과거 함께 밴드를 했던 지원(장하은)을 오랜만에 다시 만나게 되면서 과거 친구들과 좋아하는 음악을 하던 시절을 다시 추억하는 이야기이다.
 
재밌는 부분은 과거 밴드 시절을 떠올리게 한 매개체가 지원을 통해 만나게 된 중학생 밴드 '디스토리어'인 것이다. 사실 '홍이삭'이라는 배우(이 영화의 음악감독이자 주연배우)가 영화를 보게 한 가장 큰 요인이기 때문에 '디스토리어'의 등장은 알고 있었으나 큰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영화 개봉 전에 공개된 홍이삭 음악감독이 작업한 영화 OST에서도 '디스토리어'의 존재감을 느낄 수 있었는데 이때까지도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
 

[크기변환]디스토리어.jpg
다시 만난 날들 - 스틸컷 (디스토리어)
 
 
그런데... 웬걸 이 친구들 엄청나다. 중학생 밴드 역할에 맞게 연주 실력이 매우 출중하고 연기가 뛰어나지 않더라도 진짜 중학생의 모습을 사실 그대로 보여준다. 영화가 끝나고 감독님의 인터뷰 기사를 찾아보니 악기 연주를 한 친구들이 실제로 실력이 뛰어난 음악인이라고 한다. 지원 역할의 기타리스트 장하은 또한 영화에서 놀라운 연주 실력을 보여준다. 디스토리어의 기타리스트 기태와 지원의 긴장감 있는 기타 배틀 영상은 시중에 공개되어 있으니 꼭 한 번 찾아보길 추천한다.
 
슈퍼밴드를 재미있게 본 시청자 입장에서도 재밌는 요소들이 영화 속에 숨겨져 있었다. 바로 카메오로 반갑게 얼굴을 비춘 아티스트들을 찾는 재미이다. <다시 만난 날들>을 보게 된다면 홍이삭을 제외하고 숨겨져 있는 슈퍼밴드 인연 6인(직접 세보았다)을 찾아보며 영화에 집중하면 좋을 것 같다. 2인은 아주 찾기 어려울 수 있으니 눈을 크게 뜨고 봐야 한다.
 
 
[크기변환]OST.jpg
다시 만난 날들 - 스틸컷 (잠자리지우개)

 

 
<다시 만난 날들>에서 가장 뛰어난 부분은 영화를 가득 채우는 음악이다. 정말 음악감독님이 누구실까라는 생각이 영화를 보고 나면 저절로 들게 된다. 시작부터 마지막 엔딩 곡까지 관객들이 영화의 여운을 가득 느끼기 충분히 아름다운 선율들이다. 영화가 끝나고 나면 모든 곡을 다시 찾아서 듣고 싶어진다. OST 앨범이 잘 정리되어 발매되어 있으니 집에 가는 길에 OST를 들으면서 영화의 여운을 즐길 수 있다.
 
영화 리뷰를 쓰고 있는 현재, 안타깝게도 영화는 전국에서 대전의 한 인디영화 극장에서만 상영 중이다. 따라서 만약 이 글을 읽고 영화에 관심이 생겼더라도 극장의 큰 화면으로 관람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코로나로 인해 영화계도 어려움을 겪는 중이고 많은 상영관을 확보하기 어려운 예술영화라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한 달이 되지도 않은 시점에 벌써 극장에서 내려오고 있다는 것이 <다시 만난 날들> 영화의 팬의 입장에서 마음이 아픈 일이다.
 

[크기변환]다시 만난.jpg
다시 만난 날들 - 스틸컷
 
 
언제 다시 홍이삭 배우의 작품을 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음악의 다양한 장르뿐만 아니라 예술의 다양한 장르를 도전하는 홍이삭의 다음 모습을 기대하고 응원하게 되는 영화였다. 최근에 무대 위에서 그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또 사라지며 언제 다시 라이브로 만날 수 있을지 다음을 기약하기 어렵지만, 스크린에서라도 그가 음악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오래 기억될 것 같은 영화 <다시 만난 날들>이었다. 언젠가 IPTV나 OTT 서비스로 '다시 만날 날들'을 소망해본다.
 
 
[정서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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