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바람직한 지구별 여행자가 되는 법 Part 2 [문화 전반]

아름답게 지구에 머물다 떠나기 위하여 : 환경 친화적인 인간-되기
글 입력 2020.10.01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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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구를 괴롭히는) 인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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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이후, 배달음식을 시켜 먹는 일과 테이크아웃을 위한 일회용 컵 사용이 당연해졌다. 매장 안에서 다회용 컵을 사용해야 한다는 과거의 강력한 규제가 무색하게 이제는 매장 내에서도 감염을 우려한 일회용품을 사용할 수밖에 없게 되었고, 다시 우리의 일상은 일회용품을 아무렇지 않게 소비하던 과거로 돌아갔다.

 

우리의 필요로 양산해내고 있는 이 쓰레기들이 지구에 해로운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사실은 명백하다. 최근 여러 환경 담론이 논의되고 있음으로써 우리들의 환경 의식이 변화하는 것과 별개로 어쩌면 코로나 19 이후로 우리는 더 많은 쓰레기를 일상에서 소비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지구의 어느 바다 위에서는 인간들이 버린 쓰레기들로 만들어진 섬의 부피가 점점 커지고 있고 그 쓰레기 속에서 해양 생물들이 처참하게 고통받으며 죽어가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현실을 분명히 인지하고, 인간이 지구에 미치는 악영향을 더는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자꾸만 다짐하게 된다.

 

지난 글, 바람직한 지구별 여행자가 되는 법 PART 1에서 뉴필로소퍼 2020·11호를 읽으며 현재 인간으로 인해 악화된 지구별의 상태를 살펴보았다. 지구의 환경이 더 악화된다면 지구별 속 살아가는 우리 인간들도 언젠가 정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보리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우리 인간이 지구를 괴롭히지 않고 바람직한 여행자의 태도로 살아가기 위한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이번에는 바람직한 여행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살펴보고자 한다.

 

 

 

제로 웨이스트(ZERO-WASTE), 들어보셨나요?


 

최근 인간과 자본을 환경 재난의 주체로 바라보며 여러 가지 방법으로 환경에 조금이라도 부정적인 영향을 덜 끼치고자 하는 운동이 활발하다. 그 운동 중 일환으로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운동이 있다. '제로 웨이스트'는 단어 그대로 일상 속 쓰레기를 최대한으로 줄이기를 목표로 하는 운동이며, 이를 통해 친환경 라이프를 지향한다. 인간이 그동안 당연하게 버려왔던 쓰레기가 자세히 들여다보면 불필요한 쓰레기가 너무나 많았음을 인정하고, 인간으로서 소비하는 쓰레기의 총량을 줄이고자 하는 것이다.

 

환경오염과 기후재난의 심각성을 인지하게 된 인간들은 지구가 인간에게 보내는 위험신호를 더는 무시하지 않고 지구와 공존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데, '제로 웨이스트' 운동도 그 일환이다.

 

하지만 지난 일생을 쓰레기를 소비하는 것이 당연했던 우리에게 ‘제로 웨이스트’의 길은 멀게만 느껴진다. 나 역시도 텀블러를 사용하고, 분리수거를 열심히 하고, 배달음식 시켜 먹는 일을 줄이는 최소한의 실천법 외에는 내가 만들어내는 쓰레기를 줄이는 방법에 대해 무지했다. 그래서 앞서 제로 웨이스트 운동을 일상 속에서 실천하고 있는 바람직한 지구별 여행자들의 글을 빌려 많은 도움을 얻었다.

   

‘제로 웨이스트’ 운동에 관심이 가기 시작한다면, 이와 관련된 정보는 우리 주변에서 꽤 쉽게 찾을 수 있다. 최근 많은 사람이 일상에서 조금씩 쓰레기 줄이는 운동을 하고 그 방법을 공유하는 인터넷상 움직임도 활발할뿐더러, 관련된 내용의 책들도 시중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지구에 유해한 나의 삶 돌아보기


 

'제로 웨이스트' 운동을 마음속에 담는 순간, 지난 삶을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내가 일상에서 얼마나 많은 쓰레기를 소비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하루 혹은 일주일의 시간 동안 버려지는 쓰레기를 모아보면 새삼 충격을 받게 된다. 그리고 그 쓰레기들을 목록화해서 보았을 때, 내가 조금만 의식적으로 노력한다면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내가 지구를 괴롭히는 주체라는 자각과 별개로 실천이 어려운 이유는 위에서 언급했듯이 우리가 일상에서 쓰레기를 소비하는 일은 그동안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동안의 생활방식에 반하여 살기 위해서는 일상의 습관을 바꿔야 하고, 소비하는 제품 브랜드의 가치관을 살펴봐야 하는 일과 같이 당연하지 않았던 일을 자신의 삶 속으로 데려오는 일이 필요하다. 이러한 변화는 나아가 소비 철학과 삶의 방식이 달라지는 일이다.

 

그래서 어떤 사소한 계기든 나 자신을 이 운동에 관심을 가지게 만들고, 지속 가능한 라이프스타일로 가꿔갈 수 있도록 만드는 일이 필요하다. 이 글이 하나의 계기가 될 수 있다면 좋겠다. 그렇지 않더라도 그동안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을 수많은 계기를 다시 돌이켜보며 발견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그 계기는 모두 다르겠지만, 아마도 그렇게 대단한 이유가 아니라 사소한 것에서 시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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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계기도 한 일상의 장면에서 시작된다. 코로나 19가 시작되기 전, 학교에 다닐 때 셔틀버스가 서는 정류장 옆 쓰레기통에는 홀더가 끼워진 일회용 컵 무더기가 꽉 채워져 있었다. 그것도 모자라 바닥에 굴러다니는 쓰레기들도 있었다. 나를 비롯한 사람들은 그 모습에 어떠한 위화감을 느끼지 못한 채 그냥 지나치거나 그 곳에 다시 쓰레기를 버렸다. 하지만 그 장면을 훗날 다시 떠올리며 내가 지나쳐온 그 장면이 당연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 리유저블컵을 구매했다.

 

그 후로 텀블러가 없으면 커피를 마시지 않았다. 하루에 한 번 커피를 꼭 마셔야 한다고 생각했던 나만의 작은 신념이 바뀌는 건 생각보다 쉬운 일이었다. 오히려 이제는 일회용 컵을 받아드는 순간 마음이 불편해지는 나를 발견했을 때, 조금씩 바람직한 지구별 여행자가 되기-에 나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다음을 실천하는 일은 자연스레 쉬워졌다.

 

이렇게 하나의 계기가 생긴다면 실천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텀블러를 챙기고 다니며 여기 담아달라고 말하는 것, 편의점에서 비닐봉지를 받아드는 대신 두 손 가득 들고나오거나 작은 에코백을 들고 다니는 것, 분리수거를 할 때마다 한 번 더 확인하고 헷갈리는 쓰레기를 분리수거 할 때는 찾아보는 것, 배달 앱에 들어가기 전에 고민하다가 결국 집 냉장고 속 재료들로 요리를 해 먹는 것.

 

그리고 일상 속 당연하게 사용하고 쓸모를 다하면 버렸던 제품들- 몇 가지 예를 들자면 칫솔, 치약과 같은 욕실용품들, 합성섬유가 들어간 옷들, 주방 세제, 화장품-을 조금 더 친환경적인 제품들로 바꿀 수 없을지 고심하게 된다. 그렇게 조금씩 나의 라이프스타일을 바꿔나가며, 친환경적인 인간-비로소 지구별을 아름답게 여행하는 사람-이 되어간다.

 

 

   

'나'가 모여 '우리'가 만들어갈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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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을 지키기 위한 이러한 운동의 실천이 하나씩 모이면 분명 유의미한 변화를 만들어낼 것이다. “소비는 곧 투표”라는 문장을 종종 떠올린다. 우리가 소비하는 물건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일은 우리가 소비하는 물건을 만드는 사람 혹은 기업의 제품 가치관을 변화하도록 만드는 계기가 될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빨대는 선택’의 문제라고 빨대 반납 운동을 시작으로 이러한 소비자의 목소리를 기업에서 적극적으로 들었던 사건은 우리 소비자의 의식과 그들의 목소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된 인상적인 사례이다.

 

어쩌면 제로 웨이스트 운동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일은 우리의 삶은 불편함에 적응하는 일을 넘어서 지나친 물건들에 둘러싸인 나의 삶을 조금 더 단순하게 만드는 일이다. 나의 공간을 친환경적인 물건으로 조금씩 채워나가다 보면, 나의 삶이 얼마나 불필요한 물건들로 가득 차 있었는지 느끼게 된다.

 

지구별과 인간은 공생하는 관계이기에, 지구가 건강해지는 삶은 곧 인간이 건강해지는 삶을 의미한다. 그렇기에 친환경적인 삶은 우리의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기 위한 삶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당장의 불편을 조금만 견뎌낸다면, 그 후에 찾아올 일상은 기대 이상으로 우리의 삶을 아름답게 만들어줄 것이다. 오늘 지금 당장, 우리는 지구별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우리 모두 바람직한 지구별 여행자가 된다면, 우리가 죽는 날까지 아름다운 지구를 마음껏 즐기며 여행하다 떠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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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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