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바람직한 지구별 여행자가 되는 법 Part 1 [도서]

아름답게 지구에 머물다 떠나기 위하여 : 뉴필로소퍼 2020 11호 읽기
글 입력 2020.09.24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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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살아난 지구



인간에게 재앙적인 전염병이 돌자, 우리의 지구는 그동안 얼마나 인간이 자연을 파괴해왔는지 보여주듯 본연의 아름다움을 되찾았다. 록다운(lockdown)으로 사람의 발길이 뜸해진 도시는 과거의 깨끗한 공기와 물을 되찾았다. 가장 화제가 되었던 이탈리아 베네치아 운하의 수질 변화와 인도의 대기 변화는 놀라울 정도였다.

 


Venice after covid[크기변환].jpg

Venice after covid

 

 

인간들이 길에다 무심코 버리는 쓰레기가 없어지고 인간들이 만들어내는 유해한 물질이 사라지자 땅은 깨끗한 공기를 들이마실 수 있게 되었고, 하늘은 본연의 색을 되찾았다. 이러한 변화를 목도한 사람들은 인간이 얼마나 자연을 파괴해왔는지 체감할 수밖에 없었다.

 

올해 여름의 날씨를 돌아보면, 그 어느 해보다도 이상했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여름이 오기 전 올해는 역대급 폭염이 올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지만, 그와는 반대로 폭우로 인한 재해로 많은 사람이 직간접적 손해를 입었다. 그리고 연이은 태풍을 보내는 사이 여름이 끝났다. 코로나와 더불어 겹친 재해가 수많은 사람의 몸과 마음을 지치게 했다.

 

올여름 기나긴 장마를 겪으며, 온종일 내리는 비와 바람 소리 그리고 사라진 햇빛에 우울해진 적이 있는가. 대부분 자각하고 있지 않지만 우리는 기후에 지속적인 영향을 받는다. 기후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일조량이 줄어들면 우울 증세를 호소하는 증상, 이러한 현상을 ‘계절성 우울증’이라고 칭하기도 한다. 우리는 올해 여름의 긴 장마 속에서 잠시나마 날씨로 인해 우울감을 느끼기도 했을 것이다.

 

더는 환경이 파괴되어 기후변화가 예측 불가능할 정도로 악화되는 것을 방치하면 안 되는 이유는 지구 안에 살아가는 우리를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다. 인간과 자연은 공생 관계(오히려 인간이 자연의 입장에서는 기생충과 같은 존재일지도 모른다)이지, 착취 관계가 되어서는 안 된다. 슬프게도, 코로나 시대의 록다운은 우리 인간이 자연을 얼마나 착취해왔는지 보여주는 일부 사례였다.

 

올여름을 보내며 자연 앞에 인간은 얼마나 무력한지 다시 한번 느낄 수밖에 없었다. 더는 기후는 변화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우리에게 그 이상의 위기와 재난을 가져다줄지도 모른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그동안 지구에 대해 무관심하고 안일했던 점을 돌이켜보지 않을 수 없다.

 

 

 

바람직하지 않은 지구별 여행자, 인간


  

 
“우리는 바람직한 지구별 여행자가 되는 법을 잊어버렸다. 다른 생명체들처럼 가볍게 머물다 가는 법을 망각했다(바바라 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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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필로소퍼 11호에서는 기후를 주제로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내었다. 부제는 ‘지구가 1.5℃ 더 더워지기 전에’이다. 왜 1.5℃인가, 의문이 드는데 이는 18년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의 내용을 바탕으로 한다. 이 보고서는 현재 지구온난화의 급속화를 경고하며, 지구 평균온도의 억제 목표를 1.5도 아래로 설정하고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환경 담론으로 주목받는 인류세, 자본세담론은 인간이 드디어 인간 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문제의 근본적 원인을 자본으로 명시하여 인간을 기후재난의 주체로 바라보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담론의 모색은 기후 변화의 첫걸음이자 의식의 변화를 의미한다.

 

코로나 19 이후 여러 나라의 각 도시에서 일어난 기적적인 환경 변화는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환경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뉴필로소퍼에서는 이러한 우려를 ‘보복오염(revenge pollution)’이라고 지칭한다. 록다운 이후 온실가스 배출량이 줄어들고, 이산화질소의 배출량이 감소한 것은 맞지만 코로나가 잠잠해진 이후 무너진 경제를 회복하기 위해 오히려 더 극심한 환경오염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의 지속적인 환경에 대한 담론 모색과 이를 통한 의식의 변화가 촉구된다. 뉴필로소퍼에서는 오래전부터 과학자들이 제기한 환경 문제에 대한 걱정과 우려가 섞인 의견을 제시하며 기후 위기의 실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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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유럽우주기구

 

 

 

인간이 아닌 지구의 입장에서



뉴필로소퍼 11호에서는 기후 실태를 보여줄 뿐만 아니라 인간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탈사고할 수 있도록 새로운 제안을 제시한다. 「“전등 스위치를 무릎 높이에 달자!”」라는 글에서는 우리가 생각 없이 에너지를 사용하는 습관과 사고에 대해 비판한다. 그래서 전등 스위치가 우리 손에 쉽게 닿는 곳에 없다고 생각하고, 켜기 전에 이 에너지를 쓰는 일이 ‘꼭’ 필요한가? 질문을 던지라고 말한다.

 

단적인 예로 전등 스위치를 들었지만, 실생활 속에서 우리가 인간이 아닌 환경을 조금 더 생각한다면 멈출 수 있는 일들이 수없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이 이런 질문을 던진다. 나 한 사람이 변한다고 뭐가 달라지겠어? 라는 질문을 말이다.

 

나 역시도 나 한 사람의 노력과 실천이 너무나 미약하다는 무력감에 휩싸인 순간이 많았다. 하지만 개인의 노력으로 세상이 바뀌지 않는다는 의식이 유의미한 기후 변화로 이끌기 위한 행동으로의 걸림돌이 된다고 한다. 그래서 간혹 무력감을 느낄 때마다 TV 프로그램 <무한도전-나비효과>편을 떠올리고는 한다.

 

한 사람의 소비와 행동이 나아가 북극과 몰디브의 기후 재난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풍자했던 이 편이 생각이 나는가. 나 한 사람이 무의식적으로 소비하는 습관이 모여 큰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에피소드였다. 이 에피소드를 떠올릴 때마다 미약한 영향이나 마나 나 개인부터의 실천이 나비효과가 되어 인간이 미치는 악영향을 줄일 수 있어 줄 것이라 믿을 수밖에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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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언젠가 죽는다. 하지만 지구는 살아 있다. 우리는 위에서 인용한 바바라 워드의 말처럼, 지구를 한순간 여행하는 여행자일 뿐 영구적으로 머무르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항상 ‘여행자’의 마음으로 더는 지구의 환경을 파괴하려는 극악무도한 침입자가 아닌, 공생하는 여행자의 마음가짐으로 살아가야 한다. 그 마음가짐을 가지기 위해서 우리에게는 환경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가지는 태도가 우선적으로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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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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