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이 무대의 주인공은 - 코러스라인, 시카고 [영화]

뮤지컬 영화 '코러스 라인'과 '시카고'
글 입력 2020.07.02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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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80년대, 뮤지컬 산업은 침체기였지만 위기 속에서도 수작은 언제나 있기 마련이다. 같은 해에 명작이 함께 탄생했지만, 안타깝게도 한 작품만이 인기가 있었고, 모든 상을 쓸어버렸다. 바로, <코러스 라인>이다. 이 작품에 가려 빛을 보지 못한 작품이 있었으니, 도시의 밤 거리를 보여주는 <시카고>였다.

 

두 작품 중 어느 것이 좋다, 나쁘다를 가릴 것 없이 명작으로 손꼽힌다. 뮤지컬은 영화로 다시 탄생했고, 모두 뮤지컬 영화의 교과서로 불릴 만큼 연출과 화려한 음악으로 영상에 담았다. 이 작품도 모두 관중들을 기다리고 있다.

 

 

 

코러스의, 코러스에 의한, 코러스를 위한, <코러스 라인 (A CHORUS 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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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영화 <코러스 라인>은 무대에서 주연 배우를 받쳐주는 역할을 하는 코러스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조명한다. 영화는 수많은 사람이 배역을 따기 위해 길게 늘어선 줄을 보여주며 시작한다. 허름한 연습복을 입고, 조그만 공간에서 오디션을 본다. 많은 사람들은 선발되기 위해 치열하게 춤을 추지만, 몇번의 동작을 하면 당락이 정해지는 잔인한 오디션이기도 하다.

 

이름대신 번호로 불리고, 그 마저도 몇번의 시험을 더 통과해야 한다. 오디션에 합격했다고 해서 스타가 되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이 오디션은 주연 배우 뒤편에서 주연배우를 돋보이기 위해, 노래를 풍부하게 만들기 위한 코러스 선발 오디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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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명의 배우 중 8명을 선발해야 하는 마지막 시험에선 다른 방식으로 코러스를 선발한다. 사진이 첨부된 이력서를 천천히 훑어보며, 그들의 진실된 이야기를 들으려고 한다. 게다가 번호가 아닌 이름으로 배우를 호명하며, 따뜻한 말과 이야기를 들으려고 하는 행동을 통해 배우 개개인에 초점을 맞춘다.

 

자신이 갖고 있는 상처, 말 못할 비밀 등을 내비치며 내밀한 이야기가 오가는 진실성 있는 무대가 만들어진다. 게다가 주변 배우들은 기꺼이 코러스가 되어준다. 마지막에선 오디션에 합격한 8명의 코러스들은 연습복이 아닌, 화려한 의상과 함께 멋진 무대를 꾸며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무대를 꾸민다.

  

화려한 춤동작과, 경쾌한 분위기는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고, 밝은 분위기 속 배우들의 진실된 이야기는 관객들에게 감동을 준다. 뮤지컬을 보는 듯한 결국, 영화 <코러스 라인>은 주목받지 못한 코러스, 더불어 평범한 사람들을 위로하는 영화이다.

 

 

 

The Show Must Go On, <시카고 (Chic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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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시카고>는 1920년대 퇴폐적이고 허영심 많은 도시 시카고를 배경으로 한다. 무대의 스타가 되고 싶어한 ‘록시 하트’가 자기를 유명한 스타가 되게 해주겠다는 남성을 총으로 쏴 죽이고 교도소에 수감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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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 록시 하트 / (오) 벨마 켈리 

 

 

록시가 동경한 댄서 ‘벨마 켈리’도 남편과 불륜 관계인 동생을 모두 총으로 쏴 버린 후 교도소에 수감된다. 록시가 교도소에 오기 전까진 유명했던 켈리지만, 록시가 변호사 빌리의 관심을 끈 이후로는 찬밥 신세가 된다. 록시와 빌리가 꾸며낸 비즈니스 쇼에 언론은 열광하며, 이 둘은 화제의 중심이 된다. 그러나, 쇼가 끝난 후 언론은 다른 관심있는 것에 집중하며, 록시의 인기는 사라진다. 이에 켈리는 록시에게 쇼를 같이 하자는 제안을 해 둘은 같은 무대에서 공연을 하며 최고의 스타가 된다.

 

화려한 조명을 비추는 무대는 대중의 관심이 되지만, 조명이 꺼지면 무대는 어둡다. 영화 전반적으로 교도소의 어두운 배경이 중점적으로 진행되고, 화려한 무대는 얼마가지 못해 불이 꺼진다. 언제든지 새로운 관심거리가 생긴다면 한 순간에 무너지는 것은 물론이고, 쇼가 끝나면 화려함은 한 순간에 허무함과 외로움을 드러낸다.

 

영화 중 빌리의 꼭두각시가 된 록시와 언론인을 보여준 인형극 ‘We both reached for the Gun’을 통해 사회를 비판한다. 언론은 가십만을 쫓아다니고, 배우는 그 가십을 만들 수밖에 없는 악순환을 영화는 고발하고 있다.

 

 

 

 

화려한 무대와 관능적인 춤은 뮤지컬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게다가 배우들의 외모와 뛰어난 가창력은 영화를 한층 빛나게 해준다. 특히, 주연 ‘록시 하트’의 금발머리는 마릴린 멀로를 연상하게 하고, 사랑스러운 얼굴과 목소리는 이름 그대로 록시 ‘하트’를 보여주었다.

 

켈리는 도입부에서 재즈에 대해 열창하며 관능적이고, 퇴폐스러운 도시 시카고를 그대로 보여주는 배우다. 탄탄한 스토리와 비판적인 의식, 그리고 이 두 배우가 함께 노래를 하는 영화 <시카고>는 뮤지컬 영화 명작으로 손꼽힌다.

 

 

 

<코러스 라인>과 <시카고>, 그 승자는?


  

사회를 향한 비판의식을 화려한 노래와 춤으로 풀어낸 영화 <시카고>는 명작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같은 해에 <코러스 라인>이 함께하면서 토니상을 비롯해 많은 상을 <코러스 라인>에게 내주게 된다.

 

<코러스 라인>이 그 당시에 인기가 많았던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먼저, 보여준 ‘모든 평범한 사람의 이야기’라는 주제를 가지고 진정성을 대사에 녹여내 많은 관객들에게 감동을 주었기 때문이다. 기존 뮤지컬에선 오직 주연배우만이 주목을 받았다. 반면, 코러스는 행인1, 여자1 이렇게 이름도 없는 배역을 연기하는 배우로, 배경에 불과한 존재였다. 그러나 <코러스 라인>은 기존 뮤지컬이 주연배우에 주목하는 방식에서 탈피해 코러스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다는 점이 차별화가 되었을 것이다.

 

그들의 눈을 맞추면서 한 명 한 명 이름을 불러주는 것을 통해 ‘너’의 이야기에서 ‘나’의 이야기가 되었다. 이에 관객들은 코러스 배우와 자신을 동일시하고, 위로를 받았을 것이다. 마지막 무대 ‘one’을 통해 관객들은 주목받지 못하는 대다수의 사람을 대변하는 역할을 했다.

 

 

 

 

<시카고>는 물론, 재미있는 스토리와 다양한 스펙트럼의 음악으로 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그리고 비판의식을 갖고 사회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에서 의미 있는 뮤지컬 영화라 할 수 있지만, 새로운 뮤지컬 영화는 아니었다. <코러스 라인>은 기존 스토리 중심, 또는 영웅 중심 스토리 중심이 아닌 옴니버스 형식의 영화다. 뚜렷한 스토리가 없고, 개인의 이야기가 독립적으로 진행되기에 관객들은 가벼운 마음으로, 또는 여가를 보낼 목적으로 감상하기에 적합한 영화였다.

 

**

 

<코러스 라인>은 개인의 상처를 내보이면서 진실된 대사를 감상하는 재미가 있었고, <시카고>는 유머러스한 대사, 주인공 록시의 사랑스러운 모습, 매력적인 음악과 배우들의 미친 가창력을 듣고 보는 재미가 있었다. 두 영화 모두 수작이라 불릴 만큼 부족함이 없다는 것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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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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