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관상은 과학이다? 아니, 관상은 예술이다! - 예술적 얼굴책 [도서]

'예술적 얼굴표현론'으로 얼굴을 바라보다.
글 입력 2020.07.02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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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적 얼굴책(임상빈)_입.jpg

 

 

관상은 과학이다? 관상은 예술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위 한 문장은 이 책을 펼치게 된 계기였다.

 

한동안은 관상, 손금, 사주팔자와 같은 사람의 운명을 미리 예측하고 판단한다는 것에 매료되어 운명론적 접근으로 나를 바라본 적이 있었다. 특히나, 사주 명리학과 관상학 또는 수사학 등과 관련된 책들을 보며 나는 어떠한 사주를 가지고 태어났는지, 어떠한 관상을 가졌는지, 내가 가지고 있는 손금은 무엇인지를 알아보았다. 실제로 찾아보다 보니 나의 인생과 비슷한 면도 있어서 놀라움도 컸다. 타임머신을 탄 것처럼 미래를 다녀온 느낌은 신비로웠고 별다른 의미가 없을 줄 알았던 이목구비나 손금 또한 의미가 담겨 있다는 것은 미지의 세계를 발견한 것과 같이 새로웠다.

 

하지만, 이러한 책들을 보다 보면 좋은 면만 항상 있는 것은 아니었다. 물론, 다가올 불행이나 조심해야 할 점을 미리 알 수 있다는 것에 있어서는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바꿀 수 없는 운명이 있다는 것이 그리 썩 반갑지만은 않았다. 선조들이 세상을 이해해온 나름의 슬기가 담겨있지만 말이다. 이러한 이유로 최근에는 운명론적 관점이 아니라 운명 또한 나의 노력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과  참고용으로는 알고 있어야겠다고 생각했다.

 

한동안 관상학과 관련된 책을 덮어두었다. 하지만, 이번 『예술적 얼굴책』을 읽게 된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이 책은 전통적인 관상이론에서 본 관상학과 달리 작가의 색다른 접근법으로 바라보는 관상학이었기 때문이었다.

 

서론 부분에서 작가는 이러한 말을 한다. 작가는 전통적인 관상이론에 의구심을 품으며 이것에 함의된 결정론적 운명론은 문제적이라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얼굴을 미술작품이고 예술에는 정답이 없으며, 얼굴을 읽는 새로운 방식의 접근법이 필요함을 언급한다.

 

 

'얼굴을 읽는 새로운 방식의 접근이 필요하다. 선조들의 슬기를 취하면서도 앞으로의 시대정신을 반영하는 작가로서 나는 동양과 서양에서 다른 방식으로 확립된 관상이론, 그리고 미세표정이론 등과 관련된 심리학이론, 그리고 전반적인 해부학이론 등에도 관심을 가져왔다.'

 

'물론, 역사적으로 얼굴을 소재로 한 미술작품은 셀 수 없이 많다. 그렇지만, 이 이론들을 예술과 적극적으로 관계 맺는 시도를 보지는 못했다. 이 책은 그러한 시도의 일환이다.'

 

- 22p

 

 

작가가 바라본 관상은 과학보다는 예술에 가까웠기에 얼굴을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는 작가의 접근법에 이끌리게 된 것은 당연했다.

 

이 책을 받았을 때 가장 먼저 눈이 간 것은 책의 겉표지에 그려진 6가지의 다른 얼굴들이었다. 얼굴형은 동일하지만 그 안에 자리 잡은 이목구비와 머리카락, 수염, 주름은 저마다 달랐기 때문이다. 자세히 보면 같은 얼굴은 없는 모습이기에 궁금했고 관상을 예술로 바라본다는 것은 또 무슨 의미일까라는 생각했다.

 

이 책의 구성은 크게 개념적으로 두 가지 파트로 나뉜다. 제 1부는 ‘이론편’이며, 제 2부는 ‘실제편’이다. 먼저, 제 1부 ‘이론편’에서는 작가가 고안한 <얼굴표현법>의 원리인 FSMD 기법 공식을 적용하여 각각의 세부항목들에 대한 원리와 활용법을 소개한다.

 

FSMD 기법 공식 즉, FSMD는 나열한 순서대로 Face(얼굴), Shape(형상), Mode(상태), Direction(방향)을 의미하는데 얼굴에서 보이는 모습을 위 4가지를 적용하여 특정 얼굴의 내용을 기술하는 것이다. 한편, 제 2부 ‘실전편’에서는 ‘이론편’에서 보았던 원리와 활용법을 실제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미술작품 속 얼굴들을 예시로 살펴보면서 <얼굴표현법>을 적용하며 자세히 알아본다.

 

<얼굴표현법>에서 두드러지는 것은 이분법적인 음양사상을 기반을 두지만, ‘음기’와 ‘양기’ 사이의 ’잠기’ 에도 주목하는 점이다. 즉, ‘음기’가 마이너스(-)이고 ‘양기’가 플러스(+) 개념이라면 ‘잠기’는 0을 의미하는데 작가는 이분법적 사고를 넘어서 삼분법적으로 바라보면서 조금 더 심화하여 얼굴을 바라보았다.

 

 

F.jpg

 

 

이러한 점에서 있어 책의 겉표지는 책을 내포하는 그림이다. 책 맨 뒤에는 <도상 얼굴표현표>가 첨부되어 있는데 책 겉표지에서 볼 수 있는 얼굴 그림이 한곳에 모여있다. 각각의 얼굴은 왼쪽에는 ‘음기’를 오른쪽에는 ‘양기’를 나타내며, 제 1부 ‘이론편’에 각 음양 비율과 그와 관련된 표를 통해 ‘음기’ 혹은 ‘양기’에 가까운지 또는 그 가운데인 ‘잠기’에 가까운지를 알아보며 이해할 수 있다. 참고할 것은 어느 쪽이 더욱 우세하다 열등하다 말할 수 없다는 점과 상대적인 개념이라는 점이다. 서로가 장단점은 존재하며, 음기가 많은 얼굴이라도 더욱 음기가 강한 사람들 속에서는 양기로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음기’와 ‘양기’는 이처럼 칼같이 구분될 수가 없다. 이는 보다 쉽고 명확한 이해를 위해 대립항의 축을 극단적으로 상정해보는 방편적인 이분법의 일환일 뿐이다. 실제로 같은 사물 안에서 ‘음기’와 ‘양기’는 나눌 수 없을 정도로 섞여 있게 마련이다.”

 

- 140p

 

 

한편, 이 책을 통해서 알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보면 나는 우리가 미술 작품을 감상할 때 작품에 담긴 인물의 얼굴 표정이나 모습을 더욱 세밀히 관찰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전시회를 보면서 작품 속의 인물들의 얼굴 표정을 보면서 어떠한 감정인지를 추상적이게 그렸다면 이 책을 보고 난 후에는 조금 더 <얼굴표현표>를 적용하면서 구체적으로 어떠한 감정이고 인물 표정을 통해 관람하는 이들에게 주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를 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렇게 보게 된다면, 우리가 보는 만화의 캐릭터나 미술 작품의 인물 등 얼굴을 볼 수 있는 다양한 곳에서 예술가가 의도한 바를 더욱 이해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앞으로는 얼굴을 이전과 다르게 바라볼 것 같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것으로 실제 사람을 판단하는 데는 사용하지 않으려 한다. 누군가를 평가하기에는 조심스러울뿐더러 내가 누군가를 판단할 이유가 애당초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만, 새로운 접근법으로 관상학을 바라보았으니 이제 전시회에서 적용하는 일만 남았다.


 

저자 소개

 

임상빈

 
저자 임상빈은 1976년 서울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미술작가가 꿈이었다. 그래서 예원학교 미술과, 서울 예술고등학교 미술과, 서울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하며 자신의 전공분야에 몰두했다. 그리고 풀브라이트 한미교육 위원단의 장학생으로 미국 유학길에 올랐으며, 예일대학교 대학원 회화와 판화과(Painting & Printmaking)를 졸업한 후에는 컬럼비아대학교 대학원 티처스칼리지 미술과 미술교육과(Art & Art Education)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우리나라와 미국 등, 국내외 여러 기관에서 미술작품 활동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또한, 현재는 성신여자대학교 서양화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미술교육과 예술 연구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나아가, 그동안 공부하고 터득한 자신만의 예술적인 통찰을 다양한 분야와의 연계를 통해 심화, 확장된 글쓰기를 지속하고 있다.

 

 

*
 
예술적 얼굴책
- 얼굴로 세상을 바라보기 -
 
 
지은이 : 임상빈

출판사 : 박영사

분야
예술일반/예술사

규격
153*225

쪽 수 : 468쪽

발행일
2020년 05월 30일

정가 : 22,000원

ISBN
979-11-30309-79-8

 



[정윤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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