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칼더 작품 전시회를 다녀오면서 그곳에 쓰여있던 칼더의 말이 기억난다.

나는 나 자신을 현실주의자라고 생각한다. 나는 내가 보는 것을 만들기 때문이다. 이것은 보는 것의 문제일 뿐이다.

당신이 뭔가를 상상하고 만들 수 있다면, 그 즉시 당신은 현실주의자가 되는 것이다... 우주는 존재하지만, 당신은 우주를 볼 수 없다. 당신은 그것을 상상해야만 한다.

무언가를 상상하기 시작한다면, 당신은 그 무언가를 현실적으로 표현해낼 수 있을 것이다.

  

- 칼더

또한 전시회를 이곳저곳 다니다가 칼더가 초현실주의도 지향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초현실주의에 약간의 지식을 얻고 지나간 곳이 있었다. 그곳은 초현실주의의 작품들이 즐비한 공간이었다. 그 당시에 프랑스에서 초현실주의 열풍이 불면서 칼더도 그러한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었다.

그곳에서 작품들을 보던 중 익숙한 작품이 있었다. 나와 같이 전시회에 온 언니는 이 작품이 너무나도 잘 알던 작가인데 좋아하던 작가라면서 검색엔진을 뒤져 그 작가를 기어이 찾아냈다. 그 작가는 다름 아닌 르네 마그리트였고 그 공간의 TV에 나오던 작품은 낯설지 않은 작품, 골콩드(1953)였던 걸로 기억한다.

골콩드, 이 작품이 우리에게 낯설지 않았던 것은 꽤 우리가 미디어에서 이 작품을 접해봤다는 이야기가 된다. 실제로 한국에서 공공미술로 활용된 적이 있는 이 작품은 신세계 백화점 본관에 설치가 되었기도 했고 서울역 맞은편에 있는 서울스퀘어에 LED를 설치한 미디어 작품으로 동영상으로도 연출을 선보인 바 있다고 나와있다.

또한 르네 마그리트로 인해 현대의 팝 아트에 많은 영향을 끼쳤음과 동시에 다양한 분야에서도 그의 작품이 활용되었다. 그는 친숙한 물체를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며 과학적으로는 설명 불가한 그림을 그리면서 "나는 실제로 테이블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내게 불러일으키는 감정을 그린다." 이러한 말을 남겼다고 한다.

다양한 문화에 그의 작품이 활용되면서 그의 작품은 좀 더 대중화되었다. 여러 뮤지션들이 음반재킷으로 그의 작품을 선택했으며 영화계에서도 그의 작품에 열광했다. 특히나 만화, 록 음반에 그의 작품이 실리면서 엘리트층에게 집중되었던 미술계를 대중화시키는 역할을 한 것이 그가 세운 또 다른 업적이다.

어머니의 자살을 어린 시절 바로 코앞에서 목격한 마그리트는 공동묘지에서 자주 놀았다곤 했는데 이 부분이 훗날 그의 작품세계에 많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나의 입장에서 생각했을 때 부모님의 자살을 바로 코앞에서, 그것도 어린 시절 목격했다고 하면 아마도 살아가는데 진실로 정상으로 살 순 없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정 미치지 않고 이것을 예술로 승화시킨 그의 정신이 대단하다고 생각이 드는 한편이었다.

이번 르네 마그리트의 특별전은 정말 다양한 것들로 채워져있어 관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와 재미를 선사할 것이다. 아시아 최초의 멀티미디어 체험형 전시로 입체적이고 신비로운 작품들을 생생히 온몸 가득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생각이 들어 더더욱 그렇다.

웅장한 사운드와 움직임으로 더욱 작품을 눈으로만 볼 수 있는 전시가 아닌 오감을 자극하는 전시로 미술에 관심이 없는 사람마저도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의 상징인 파이프와 사과, 구름으로 꾸며진 포토존에서의 마지막 한 컷으로 우리도 중절모를 쓴 점잖은 벨기에 파이프 신사가 잠시나마 되어볼 수 있지 않을까.

르네 마그리트 특별전

일자 : 2020.04.29 ~ 2020.09.13

시간

오전 10시 ~ 오후 8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