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선생님 이거 시험에 나와요?

예비교생의 필독서
글 입력 2020.05.05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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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범대나 교직이수생, 교육대학원생이라면 피하고 싶어도 피할 수 없는 기간이 있다. 바로 교생실습이다.


사범대의 경우, 초등교육과가 아니라면 보통 4학년 1학기에 교육 실습을 나간다. 모교에서 실습생을 받아준다면 모교로, 모교가 너무 멀거나 실습생을 받아주지 않으면 다른 학교로 실습을 나가야 한다.


‘교생선생님’ 하면 떠오르는 내 안의 이미지는 반듯함, 어른스러움, 성실 등이었다. 언제나 환한 미소로 아이들을 반겨주며 낭랑한 목소리로 수업을 하시던 선생님들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고등학교 때는 입시에 떠밀려 교생선생님이 왔는지, 안 왔는지도 잘 모르고 지나갔었지만 초등학교 때나 중학교 때는 교실 뒤편에 앉아서 참관을 하던 교생선생님들이 선명히 기억난다. 얼굴은 까먹어도 대략적인 이미지와 분위기는 또렷하게 기억에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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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막상 내가 교육실습을 앞둔 4학년이 되니, 그때의 교생선생님들이 무한히 존경스러워졌다. 세상 모든 선생님들이 다 존경스럽지만, 특히나 교생선생님들은 더더욱 그랬다.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중학교에서 가르치기보다는 수업을 들어야 할 것만 같은데, 어떻게 아이들과 매일매일 얼굴을 마주하고 수업을 할까. 도무지 자신도, 용기도 없어서 올해 초부터 참 심란해 했었다.


그 심란함이 수업에 대한 심란함이라면 참 좋을 텐데, 전 세계 그 누구도 예상을 못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교생실습을 나갈 수 있을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심란함으로 바뀌어버린 지도 벌써 세 달이 넘어간다. 원래 3월 말에 실습을 시작해 4월 말에 이미 끝나 있어야 정상이지만,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사태 탓에 실습 기간이 밀리고 또 밀려 6월 중순까지 넘어가 버렸다.


사상 최초 온라인 개학의 시국에서, 몇몇 동기들은 이미 학교로 실습을 나가 온라인 강의로 실습을 하는 중이다. 그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며 실습은 참 어렵고도 험난한 길이구나,를 간접적으로 느꼈다. 수차례의 교육봉사를 하면서도 학생들과 소통하는 것은 만만치 않은 일이라는 사실은 느꼈는데, 교육실습은 교육봉사와는 차원이 다른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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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두려움 때문에 읽기 시작한 책이 ‘선생님 이거 시험에 나와요?’이다. 이 책은 실제 교육실습을 마친 한 선생님의 수기이자 에세이로, 교육실습 주간에 겪었던 다양한 일화들과 느낀 점이 수록되어 있다. 나처럼 교육실습을 앞두고 있거나, 사범대에 진학을 희망하는 사람이 읽는다면 더할 나위 없이 도움이 되는 책인 셈이다.


책에는 교육실습생의 준비물과 마음가짐부터 대표 수업 준비 과정, 운동회 준비 과정 등 교육실습생이 느끼고 경험할 모든 일화들이 알차게 담겨 있다. 늘 강의와 이론에서만 보던 수업들을 직접 학교 현장에서 실행해보는 경험이 얼마나 중요하고 값진지, 이 책만으로도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이 선생님의 전공과목과 내 전공과목이 국어로 똑같았다는 점도 나에게는 상당히 도움이 많이 되었다. 늘 고민하고 또 고민하는 지점들이 ‘어떻게 하면 재미있는 문학 수업을 만들 수 있을까?’였는데, 굉장히 창의적이고 새로운 수업들의 준비과정이 세세히 기록되어 있어서 실제 실습에 나가서도 자주 들춰볼 책이 될 것 같았다.


매 학기 수업지도안을 짜고 수업 시연을 해봐도 어려운 것이 수업 구상과 실행이다. 다양한 사례들을 많이 찾아보고자 노력하지만 ‘과연 이게 효과가 있을까?’ 내지는 ‘아이들이 참여를 할까?’라는 회의감과 자주 맞닥뜨리는데, 수업 후 교사의 느낀 점과 학생의 반응을 솔직하게 기록해두어서 예비교원으로서 얻을 점이 굉장히 많았다.


지금이야 4학년이기도 하고, 진로를 또 다시 고민하기에는 지난 3년이 너무나 아깝기 때문에 좋든 싫든 임용고사를 보기로 결심했지만 작년의 나는 그렇지 않았다. 2학년 2학기부터 교직에 대한 회의가 무럭무럭 자라기 시작하더니 3학년이 되어서는 ‘나는 교사 못 하겠다’는 생각이 머리를 지배해 버렸다. 결국 복수전공도 시작해서 두 배로 알찬(이라고 쓰고 힘겨운, 이라고 읽는다) 학교생활을 했는데, 초등학교 때부터 꿈꿔 온 선생님이란 직업을 외면하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는 ‘자신감 부족’이었다.


교사에게 요구되는 자질과 능력은 한없이 많고 추상적인데 반해 나는 그런 일을 척척 해나갈 자신이 없었다. 하루에 열두 시간씩 공부를 한다면 교과 지식에는 전문성을 갖출 수 있을 것이고, 연설과 발성을 배우면 수업 진행 능력도 키울 수 있겠지만, 문제는 교과 지식과 수업 능력만이 교사의 전부를 구성하지는 않는다는 것이었다. 학생들과 얼마나 잘 소통하고 믿음을 주느냐, 학부모와 얼마나 잘 교류하느냐, 또 얼마나 효과적이고 재미있는 수업을 구상하느냐 등, 교사 개인이 감당해야 할 몫은 생각보다 컸다.


‘이럴 거면 천사를 고용해!’라는 볼멘소리도 했었다. 한없이 높은 임용고사 경쟁률과 적은 월급을 보면 나도 모르게 인터넷에 ‘사범대 취직’을 검색하곤 했다. 이런 외적인 부분도 나의 진로고민에 큰 역할을 하기는 했으나, 역시 근본적인 원인은 자신감 부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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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과 35:1이라는

무서운 경쟁률을 자랑했던

2019 교원임용고시

 

 

그러나 몇 달 전, 나는 다시 이 애증의 국어교육과로 돌아왔다. 국어가 좋고 학생들이 좋았기 때문이다. 과외나 학원 아르바이트, 혹은 교육봉사를 할 때면 몸과 마음은 힘들었지만 뿌듯함은 느낄 수 있었다. 며칠 내리 밤을 새고도 수업을 할 때는 나도 모르게 잠이 깼다. 소명의식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거창하고, 그냥 현존하는 직업 중 그나마 조금 적성에 맞는 직업이 교사가 아닐까 생각하고 있는 요즘이다.


‘선생님 이거 시험에 나와요?’가 인상적이었던 이유도 이와 비슷하다. 교사로서 가져야 할 책임감과 학생들에 대한 사랑이 듬뿍 묻어나는 책이어서 더욱 마음이 갔다. 많이 고민하고 많이 힘들어 한 흔적이 보여서 공감도 상당히 되었던 책이었다. 특히 다음 구절이 내 마음에 크게 와닿았다.



이제 교실에서 수업을 언제 다시 할 수 있을지, 아니 다시 할 수는 있을지조차도 잘 모르겠다. 만약 그 언젠가 다시 교실 앞에 서게 된다면, 나는 2019년 5월 초보다는 조금 성장했겠지만. 아이들을 대하고, 수업을 하고, 시그니처 인사로 마무리하고. 하지만 초심만은 잃지 않았으면 한다. 그들의 이해와 성장을 돕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교사임을. 닫힌 문을 열어주기보다 앞선 사람이 열고 간 문을 잠시 잡아 뒷사람의 힘을 덜어주는 것이 교사라는 것을.



내가 살면서 들었던 감사한 말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말은 ‘너는 좋은 선생님이 되겠다’ 혹은 ‘너 같은 선생님한테 수업 듣고 싶다’였다. 빈말이든 진심이든 나는 그런 칭찬을 가장 좋아했고, 여전히 좋아한다. 좋은 선생님이 되려면 우선 좋은 교육실습생이 되어야 하고, 좋은 교육실습생이 되려면 마음가짐을 단단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선생님 이거 시험에 나와요?’도 내가 좋은 교육실습생이 될 수 있는 발판이 된 것 같다. 교육실습을 앞둔 사람이라면, 혹은 교육의 길을 걷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읽어봐도 좋을 책이다. 전국의 모든 사범대생과 교직이수생, 그리고 교육대학원생,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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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이거 시험에 나와요?

- 부끄러운 교생 일기 -

 

 

글쓴이

김충하

 

출판사

이노북

 

출간일

2020년 4월 1일

 

분야

에세이

 

판형

123X182

 

쪽 수 : 172쪽

 

정가 : 15,000원

 

ISBN

979-11-966497-1-5 (03800)

 

 


 

 

저자 소개

 

 

김충하

 

때로는 임용고시생, 때로는 시 쓰는 사람, 때로는 에세이 작가, 때로는 유튜버. 평범하게 사범대를 졸업하고 임용고시생으로 살아갈 줄 알았지만 어느 날 찾아든 ‘지금이 아니면 할 수 없다.’는 생각은 많은 것을 바꾸어 놓았다. 시집을 내는 꿈을 이루기 위해 무턱대고 시작한 인스타그램 시 연재. ‘시쓰는 충하(@normalpoet_kch)’는 2년 반째 화요일, 금요일에 새로운 시들을 세상에 선보이고 있다. 저서로는 시/에세이집 <나의 여백이 선물이 된다면>(마음세상 출판사)가 있다.

 


[정지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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