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40대 아재 마케터의 밀레니엄 따라잡기, '요즘 애들에게 팝니다' [도서]

90년대생이 정말 좋아하는 것은?
글 입력 2020.03.31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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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잘 나가던 광고쟁이의 이야기



17년 동안 광고회사에 다닌 한 40대 베테랑 기획자가 있었다. 그는 대기업의 광고사에서 10년간 굵직한 광고 캠페인을 만들어왔다. 그는 언제나 젊은 감성을 유지했고, 요즘 말로 '인싸'였고 트렌드 리더였다. 그는 기획하는 광고와 마케팅마다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늘 차 있었다.


탄탄한 커리어를 밟아오던 그는 회사를 나와 광고회사를 창업했다. 회사의 임원이 되어도 광고주에게 굽신거리고, 승진을 위해 아등바등하기 싫었던 그는 장밋빛 꿈을 품고 자신의 이름을 건 광고회사를 창업했다. 그리고 창업은 순조로워 보였다. 첫 클라이언트로 10억대 규모의 물량을 수주했고, 그대로 성공을 거머쥘 수 있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첫 수주는 '개업 발'이었다. 이후 참여한 경쟁 PT에서 번번이 탈락했고, 회사는 아무 수확도 얻지 못했다. 이전과 같이 15초 TV광고를 만들던 방식으로 제안한 컨셉은 광고주들에게 반려되기 일쑤였다.


"요즘 감성이 아니에요."


왜 PT에서 이기지 못하는지 광고주들에게 물어보자, 광고주들은 한결같이 요즘 트렌드를 따라잡지 못했다고 대답했다. 그는 충격에 빠졌다. 20년 가까운 경력의 광고쟁이가 젊은 감성이 아니라는 사실은 일종의 사형선고였다. 그는 새로운 소비자인 밀레니얼 세대를 잡아야 했지만, 여전히 과거의 방식에 머물러 있었다.


그래서 그는 소위 '요즘 애들'인 90년대생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그들이 뭘 좋아하는지, 어떻게 해야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구매하게 만들 수 있는지 관찰하고 분석하기 시작했다. '90년생이 온다'와 같이 성격 행동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정말 '파는 것'을 다루는 마케팅의 관점에서 새롭게 이해해야 했다.


그는 밀레니얼 세대의 마케팅 코드를 하나씩 분석했다. 그들을 대상으로 성공한 광고 마케팅 사례를 분석하고 통찰하면서 13가지 코드를 도출했다.


<요즘 애들에게 팝니다>는 18년 차 광고기획자, 광고회사 '브라이언에잇' 김동욱 대표의 밀레니얼 적응기다. 책은 과거 세대와 밀레니얼 세대 사이의 차이점을 보여준다. 밀레니얼 세대를 대상으로 성공한 케이스 스터디와 저자가 진행했던 성공적인 캠페인의 사례도 수록되었다. 책은 '요즘 시대'에 살아남아 돈을 벌기 위해 필요한 '요즘 애들'을 이해하는 통찰력을 제공한다.

 

 

 

2. 과거의 '충조평판' 보다는 '공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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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꿈을 펼쳐라, 네 꿈을 펼쳐라.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네 꿈을 펼쳐라. Dream Big."


한 보험회사는 양희은의 '네 꿈을 펼쳐라(1976)'를 이용해 브랜드 캠페인을 진행했다. 회사의 광고는 젊은이들의 꿈을 응원하고, 열정과 도전정신으로 세상을 살아갈 것을 조언했다.


의도는 좋았지만, 이 광고는 밀레니얼들에게 눈살 찌푸리는 광고로 손꼽히게 되었다. 소위 말해 '극혐' 딱지를 받게 된 것이다. 과도하고 반복적인 노출 때문이기도 하지만, 밀레니얼들은 이 메시지에 진정성을 느끼지 못했다. 약 10년 전만 해도 흔했던 자기계발과 열정을 응원하는 식의 캠페인이 통하지 않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밀레니얼 세대는 기성세대가 정해놓은 답을 따라가지 않으려 했다. 기성세대가 실제로 도움을 주는 것이 없이 '충고, 조언, 평가, 판단'을 하는 것을 거부한 것이다. 삶의 주체, 소비의 주체가 된 밀레니얼 세대는 이런 식으로 가르치는 브랜드를 수용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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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밀레니얼 세대는 자기계발서보다 에세이의 공감을 더 선호했다. 백세희 작가의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는 소소하게 주변 지인들과 나눠 가질 생각으로 쓴 에세이였다. 대화체로 쓰인 무겁지 않은 에세이는 조금씩 입소문을 타더니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대단한 분석이나 이론이 있지 않아도, 평범한 사람의 아픔을 솔직하게 써 내려간 책은 독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책은 90년대생이 공감코드를 선호하는 이유를 사회적 배경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저성장 시대에 사회에 진출한 90년대생은 과거와 같은 성장과 성공을 확신할 수 없었고, 'N포 세대'라는 별명까지 얻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과거의 맥락으로 노력과 열정을 강조하는 '충조평판'은 90년생들의 마음을 얻을 수 없었다. 오히려 자신들의 상황을 이해해줄 공감이 필요했고, 아픔을 알아줄 위로가 필요했다. '힘들 땐 무조건 내가 제일 힘든 거예요'라는 말은 '네 꿈을 펼쳐라'라는 메시지와 정 반대에 놓였고, 밀레니얼의 선택은 위로였다.

 



2. 이미지보다는 진정성, 철학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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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블루보틀의 한국 진출은 외식업계에서 주목할만한 사건이었다. 블루보틀은 성수에 1호점을 열자마자 긴 대기줄을 만들었다. 사람들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줄을 서서 커피를 마시려 했으며, 블루보틀을 마셔보는 일 자체가 특별한 일이 되었다.


블루보틀은 소위 말해 고급 커피를 지향하는 브랜드였다. 비싼 재료를 써서 비싼 값을 받는 커피계의 명품이었다. 하지만 한국 사람들은 커피 애호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블루보틀 커피의 맛을 보려 긴 줄을 기다렸다. 사람들이 블루보틀을 그토록 마시려 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사치에 눈을 뜬 것일까? 커피 맛에 예민해진 것일까? 무엇이 사람들을 매료했을까?


블루보틀의 진정한 가치는 브랜드 철학에 있었다. 블루보틀의 창업자는 클라리넷 연주자였음에도 커피를 너무 좋아해 직접 커피 전문점을 창업했다. 그는 커피 자체에 집중해 최고의 경험을 제공하려 했다. 48시간 이내에 로스팅한 스페셜티 원두를 갈아서 정성껏 내려주고, 바리스타의 해박한 지식으로 커피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블루보틀은 사람들에게 커피를 파는 것이 아닌, 사람들이 커피를 경험하게 만들었다. 사람들은 이러한 가치에 공감해 블루보틀이라는 브랜드를 매력적으로 느꼈으며, 커피의 맛보다는 진정성 있는 브랜드 가치를 소비했다.




3.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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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보틀과 마찬가지로, 사람들을 줄 서게 만들었던 가게가 하나 더 있었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나왔던 돈가스 가게인 '연돈'이 그 주인공이다. 포방터 시장에 있던 허름한 돈가스 가게는 방송에 출연하고 엄청난 인기를 끌었고, 각종 후기들과 유명인들의 방문으로 줄 서기 행렬이 계속되었다. 제주도로 이전한 이후에도 새벽부터 텐트를 치고 줄을 서는 광경이 이어졌다.


왜 사람들은 줄을 서서까지 맛있는 돈가스를 먹으려 했을까? 연돈의 돈가스는 분명히 맛있다고 소문났지만, 대한민국 유일의 돈가스까지는 아니었다. 그리고 돈가스란 음식 자체도 어디서든 먹을 수 있는 대중적인 음식이었다. 사람들이 연돈에 열광한 이유는 음식의 맛이 아니라 특별한 '경험' 그 자체였다.


사람들은 포방터 돈가스의 맛을 보기 위해 시간을 들이고, 발품을 팔아 직접 경험하려 했다. 맛있는 돈가스라는 사실보다, 특별한 경험을 해야 먹을 수 있는 돈가스라는 사실은 연돈을 더 매력적으로 만들었다. 블루보틀도 마찬가지였다. 사람들은 최고의 커피를 마시려 한 것보다, 귀한 커피를 마시는 경험을 하러 줄을 섰다.


어쩌면 음식점의 줄 서기는 일종의 놀이로 변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그 놀이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경험'일 것이다.


 


4. 90년대생이 정말 좋아하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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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애들에게 팝니다'는 90년생들의 소비 패턴을 분석하고 기록했다. 요즘 시대에 살아남아 돈을 벌기 위해 '요즘 애들'의 생각과 구매 방식 그리고 구매 동기를 사례별로 소개했다. 작가는 이러한 사례들로 패턴을 꿰뚫는 인사이트를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책에서 소개된 사례가 아니어도 요즘 시대에는 비슷한 패턴이 반복된다. 90년대생을 분석한 다른 도서들의 사례들도 마찬가지다. 주체적이며, 경험을 중요하게 여기고, 공정함을 추구하며, 위로와 공감을 원한다는 특징들이 나타난다.


그렇다면 90년대생이 정말 좋아하는 것은 무엇일까? 이러한 키워드들이 한데 모여 향하는 곳은 어디일까? '요즘 애들에게 팝니다'가 던지는 질문은 바로 이러한 부분이다. 90년대생은 어쩌면 좀 더 사람 냄새나는 무언가를 원하는 것일 수도 있다. 개인의 의견이 존중받고,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방향으로 말이다. 90년생을 분석하는 책들은 이러한 모습을 포착하고 있다.


'90년생이 온다'를 시작으로, 기성세대의 관심은 이들에게 쏠려있다. 현재 20대와 30대에 걸쳐 있는 90년생은 사회로 진입했고, 기성세대는 이들에 적응하기 위해 다양한 분석을 내놓기 시작했다. '요즘 것들'이라는 표현이 '요즘 애들'로 바뀌었다는 사실은 사회의 중심부로 진입하는 90년생에 대한 존중의 의미일지도 모른다.


갈수록 커지는 세대 차이 속에서 이러한 책들이 계속 나오는 건 한국 사회에 긍정적인 신호라고 생각한다. 기성세대와 90년생이 서로에 대한 이해를 시도할 수 있는 계기가 되며, 서로의 세대를 향한 노력의 증명이 될 수 있다. '요즘 애들에게 팝니다'는 그런 의미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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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애들에게 팝니다 

90년생의 마음을 흔드는 마케팅 코드 13


저자: 김동욱

출판사: 청림출한

출간일: 2020년 3월 11일

도서형태: 145*210/무선/4도

페이지: 204쪽

분류: 경제경영>마케팅>브랜드

가격: 14,500원

ISBN:
978-89-352-130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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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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