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베를린을 노래하는 여기 5권의 책들 [도서]

책장을 덮은 후엔 베를린으로 훌쩍 떠나고 싶어질지도 몰라요
글 입력 2020.02.17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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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베를린. 나는 이른바 베를린 '덕후'다. 베를린은 나에게 왠지 모르게 특별하다. 고작 4일간 머물렀을 뿐인데도 자꾸만 생각나는 도시다.


500여 개가 넘는 갤러리와 미술관이 있으며, 독일의 수도이자 문화의 중심지. 분단의 아픔을 생생히 간직한 곳. 그래서 어느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도시. 전 세계의 예술가들이 모여 살아가는 곳. 저렴한 물가는 물론이고 도시 곳곳 자연이 숨 쉬는 아름다운 곳. 사랑할 수밖에 없는 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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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책을 찾아 헤맸다. 베를린에 대해 더 알고 싶었다. 제목에 ‘베를린’이 들어간 책이라면 망설임 없이 집어 들었다. 생생한 그 이야기를 읽고 있으면 자유로운 풍경이 눈앞에 펼쳐지는 듯했다. 독일어를 다시 배우기 시작한 건 베를린에서 살아보고 싶어서, 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베를린에 대해 하나씩 알아갈수록 이곳이 어찌나 매력적인 도시인지 다시금 실감했다. 열렬히 읽었던 책 중 베를린의 매력을 흠뻑 느낄 수 있었던 5권의 책을 소개해 보려고 한다.

 

 

 

1. <베를리너>, 용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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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의 선택에

확신을 가지는 순간 알게 돼.

결국 타인의 우려는

그들 자신의 두려움에 불과하다는 것을.

 

 

베를린, 하면 역시 베를리너를 빼놓을 수 없다. 뉴욕에 사는 이들을 ‘뉴요커’, 파리에 사는 이들을 ‘파리지앵’이라 부르듯, 우리는 베를린에 사는 사람들을 베를리너라 부른다.


책의 저자는 독일 현대미술에 관한 논문을 쓰기 위해 방문했던 베를린에서 거의 3년을 머물게 된다. 그녀는 베를린에서 전시기획 및 여러 일을 병행하면서 수많은 베를리너를 만났다. 책은 그녀가 만난 베를리너의 삶을 닮은 생생한 기록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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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직업, 나이, 성격도 가지각색인 스무 명의 베를리너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시나리오 작가, 패션 디자이너, 큐레이터부터 디제이, 뮤지션, 동물 권리 운동가 등등. 다양한 직업을 지닌 이들의 모습은 베를린의 다채로움과도 닮아있는 듯하다.

 

언젠가 베를리너가 되어보는 건 나의 작은 소망이기도 하다. 내가 지금 독일어를 배우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고. 베를리너가 설명해주는 자유분방하고도 다채로운 이야기를 듣다 보면 어느새 베를린의 매력에 푹 빠진 자신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2. <베를린 일기>, 최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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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일찍 오고, 그 밤은 길다.

이곳에서의 나의 일상 대부분은 어둠이 차지한다.

그렇다 해서 이 일상을 거절할 순 없다.

 

 

아마 베를린에 관한 책 중 이 책을 가장 먼저 읽었을 것이다. 도서관에서 유랑하듯 서가를 탐색하던 중 발견한 예쁜 분홍색 표지의 책. 빌려오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책은 어느 문화단체의 후원을 받고 3달 동안 베를린에서 머물며 공부할 기회를 얻게 된 한 작가의 일기다. 10월 무렵 도착한 작가는 베를린의 가을과 겨울을 보낸다.

 

하지만 혹독하기로 유명한 독일의 겨울. 4시 무렵이면 해가 저물어 세상은 캄캄해지고, 가게들은 일찍 문을 닫고 거리는 조용해진다. 그 속에서 작가는 때로는 고독을 맛보고, 때로는 사람들로부터 에너지를 얻는다.


독일어 수업을 듣고,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어울리며 시간을 보낸다. 집으로 돌아와선 밥을 먹고, 일기를 쓰고, 쌀쌀한 방안 공기를 느끼다 이내 잠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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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사사로운 일상의 일들이지만 그것은 결코 사소하지 많은 않아 보인다. 작가는 반복되는 날들 속에서 삶의 소중한 진리를 발견한다. 그리곤 사람으로부터 건네받은 따뜻한 온기로 겨울을 이겨낼 힘을 얻는다.

 

유머러스한 작가의 문체와 함께 베를린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책이다. 작가의 진솔한 고백은 우리를 웃게 하다가도, 때로는 마음을 쿡쿡 찌르기도 한다. 결국,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건 오직 사람뿐인걸.

 

 

 

3. <베를린에서 있었던 베를린과는 상관없는 이야기들>, 김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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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유어마인드 YOUR-MIND

 

 

심각하게 평화로운 분위기에 몸 둘 바를 몰랐다.

'베를린'이라면, 세계적인 대도시인 그 베를린이라면

어느 정도 빌딩 숲으로 둘러싸여

바삐 걸어 다니는 사람들이 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실상은 전혀 아니었다.

 

 

이 책을 만났던 건 부천의 어느 독립서점에서였다. 예쁜 표지와 귀여운 일러스트도 한몫했지만, 무엇보다 눈을 사로잡은 건 제목이었다. 베를린과는 상관없는 이야기라니. 과연 어떤 얘기가 담겨 있는 걸까?

 

이 책은 저자와 그의 부인이 신혼여행으로 떠났던 베를린에서의 일상을 담은 에세이집이다. 저자는 작가로, 부인은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으며 이 부부는 대구의 독립서점이자 출판사인 <고스트 북스>의 운영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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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는 베를린에서 부인이 그린 삽화와 남편이 기록한 글이 담겨 있다. 작가의 글은 매우 진솔하다. 그 얘기는 베를린과 관련된 것이거나, 베를린과는 상관없는 것들이다. 때로는 자기 자신에 대한 고백이기도 하고, 세상 모든 것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경계를 넘나들며 펼쳐지는 이야기는 소소한 공감을 자아내며 우리의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책 중간중간 삽입된 베를린의 풍경을 담은 귀여운 일러스트를 보는 재미도 꽤나 쏠쏠하다.

 

 

 

4. <베를린 그림일기>, 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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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속에 먹은 초콜릿 젤리는

어네스트가 내게 해준 말처럼

허기진 배를 순식간에 채워주는 것만 같았다.

"넌 네가 하는 일들, 그러니까 그림 그리고

글 쓰고 하는 것들을 계속해.

베를린에 와 있는 것만으로도

이미 절반은 이룬 거잖아?"

 

 

책의 작가 '하진'은 현재 드레스덴 미술대학에서 회화를 공부하고 있는 대학생이다. 작가는 한국에서 다니던 미술 대학을 그만두고 독일로 유학을 떠난다.


휴학을 하고 런던에서 보낸 1년, 그리고 베를린에서 보낸 두 달간의 시간이 유학을 준비하게끔 만들었기 때문이다. 작가의 만화와 그림, 글로 구성된 책은 그녀가 베를린에서 대학입시를 준비하던 날들의 기록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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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지에서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일은 역시나 고되고 힘겹다. 독일어라는 언어의 장벽은 물론이고, 가족도 친구도 없는 곳에서 외로움은 더욱 커진다. 날씨마저 우중충하다면 쉽게 무기력해지곤 한다.


그런 환경 속에서 입시를 준비하게 된 22살의 주인공. 책에는 그녀가 베를린에서 느꼈던 기쁨과 슬픔, 좌절, 희망 그 모든 감정이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다.

 

그녀의 성장기를 따라가다 보면 마음 한켠이 뭉클해져 온다. 나와 비슷한 또래의 친구가 들려주는 이야기라 그런지 마음에 더욱 와닿기도 했다. 독일에서 보낸 교환학생 시절이 생각나기도 했고.

 

 

 

5. <할로 베를린>, 전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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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메종 코리아 Maison Korea
 

 

베를린에 대한 이토록 사랑스럽고

친절한 이야기. 열두 달의 베를린,

그리고 베를리너 열두 명의

크리에이티브한 공간.

 

 

저자는 한국에서 불어 불문을 전공하고 패션 공부를 위해 파리로 떠난다. 이후 디자이너로 활동하다가 절친한 친구를 만나기 위해 떠났던 베를린 여행에서 디자이너인 남편을 만나게 된다. 그렇게 파리에서 베를린으로 이사한 그녀는 어느덧 베를린에 7년 째 거주하고 있는 베를리너다.

 

이 책은 앞서 이야기한 4권의 책들과는 다르게 방문해볼 만한 베를린의 관광지, 문화 등에 대해 소개하는 책이다. 베를리너가 들려주는 베를린의 이야기는 매우 흥미롭다. 분위기 좋은 카페부터 맛있는 음식점, 미술관, 등등 세심한 추천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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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이러한 정보 외에도 독일의 디자인, 맛있는 맥주, 다양한 페스티벌, 영화제 등 베를린에서 즐길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풍성하게 소개한다. 특이한 점은 월별로 목차가 구성되어 있어 베를린의 모든 계절을 엿볼 수 있으며, 그녀의 베를리너 친구들이 소개해주는 베를린의 특별한 공간들 또한 눈여겨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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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베를린을 다루는 5권의 책을 소개해 보았다. 아마 책장을 덮은 후에는 베를린으로 얼른 떠나고 싶어져 몸이 근질거릴지도 모른다. 이토록 매력적인 도시, 베를린. 매력으로 가득한 도시엔 자연스레 사람이 모이기 마련이다.

 

올해는 꼭 베를린으로 떠날 예정이다. 그게 여행이 되었든, 무슨 이유가 되었든 간에. 다시 만날 베를린이 너무도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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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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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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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옹
    • 저도 베를린을 맘 속에 늘 품고있는 중이에요. 관련 도서를 찾고 싶었는데 다양하게 추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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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하
    • 나옹맞아요 베를린 정말 매력적인 도시에요! 감사합니다ㅎㅎ재밌게 읽으시길 바랄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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