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페미니즘은 남근선호사상의 패배인가? [문화 전반]

프로이트와 영화 '미드소마'로 보는 남근 중심 체중계
글 입력 2020.01.25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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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은 남근을 중심으로 한다



지그문트 프로이트(Sigmund Schlomo Freud)는 삭제되지도, 그렇다고 정통적으로 온전히 인정받지도 못한다. 그 중에서 가장 많이 비판받는 것은, 단연, 오이디푸스 콤플렉스(Oedipuskomplex)이다. 남아는 신체적으로 훨씬 강력한 경쟁자인 아버지에게 거세를 당할 위협을 받기 때문에 어머니에 대한 성적 욕구를 억압한다는 것이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의 개념이다.

반대로 여아가 아버지를 애정해 어머니를 경쟁상대로 생각한다는 엘렉트라 콤플렉스(Electra Complex)도 존재한다. 이는 프로이트의 제자였던 칼 구스타브 융(Carl Gustav Jung)이 구상한 개념이며, 남근을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열등감이 포함된다. 하지만 거세 공포가 없기 때문에 빠른 시간 안에 극복된다. 모든 여성의 일생에 열등감을 필수요소로 포함시킨 융과 여아를 고려한 적이 없는 프로이트가 정신분석학의 기본 전제이다.

프로이트는 인간의 성장과 욕망의 발단단계를 몇 가지 단계로 구분하는데, 그 중 3세에서 5세는 ‘남근기’라고 명명된다. 여성은 남근기를 통과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 단계에 고착되어 생애 전반에 비이성적이다. 뿐만 아니라, 후퇴의 개념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항문기(1~3세)로 후퇴한다면, 공격성을 구강기(출생~1세)까지 후퇴한다면, 수동적이다. 결과적으로 프로이트에 따르면 여성은 비이성적이거나, 공격성을 가지거나, 수동적이다.

프로이트의 사상이 비판받는 이유는 남성 중심적인 해설(여성은 분석이 필요한 존재로 보지 않았으므로)이기 때문이다. 정신분석학의 여성에 대한 개념은 그의 고정관념에서 출발한다. 뿐만 아니라, 당시의 시대적 배경을 토대로의 추측이기도 했다. 정신과 의사였던 프로이트의 자료수집 대상은 정신병원에 이미 수감된 이들이었다. 수감자 수는 전체 인구에 비해 한정적으로 적은 수일 뿐만 아니라, 비수감자를 모두 포괄할 수 없다. 또한 수감자는 대부분이 여성이었다. 여성에 대한 행동기대는 사회적 행동에 대한 억압으로 이어졌다. 억압은 정신병적 양상으로 이어졌다. 마녀는 누가 만드는가? ‘마남’을 정의 내리고자 하는 노력이나 있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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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그문트 프로이트, Sigmund Freud (1856 - 1939)




페미니즘은 이제서야 양지로 나왔다



전통적인 많은 철학, 수학 등의 학문들의 기반은 남성의 눈으로, 남성의 목소리로 이야기하기 때문에 전복을 요구한다. 그러나 여태까지의 시간동안 남성의 땅에서 벗어난 곳에서 뿌리를 터 본 적이 없는 이 사회는 이 혁명의 움직임을 ‘반란’이라고 취급한다.

‘반란’은 이미 19세기부터 ‘페미니즘’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학문으로 인정받았다. 21세기가 되어서야 세계적으로 여성들이 서사의 주인공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세상의 모든 편견을 끌어 모아 액션영화나 히어로물의 주 소비자층에서, 역할 배정에서 배제되었던 여성들을 재위치시키는 일들이 2010년 후반이 되어서야 두드러졌다.

남자에 상처받는 로맨스물의 여성소비자가 ‘소비자’로, 남자주인공의 어머니 역할과 질질 짜는 애인역할을 맡아왔던 여성 배우들이 ‘배우’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터미네이터 다크페이트(2019), 캡틴 마블(2019), 블랙 위도우(2020 개봉 예정)의 여성 히어로들이 그를 대표한다.

거꾸로 가는 남자(I am not an easy man, 2018)가 성역할의 고정관념을 1차원적으로 맞바꾸어 보여준다면, 미드소마(Midsommar, 2019)에서 남성은 세대를 잇기 위한 ‘정자 보유 가축’이다. 현대 한국에서 가임기 여성의 수를 통계로 핑크색 출산지도를 그려 여성을 ‘자궁(포궁) 보유 가축’으로 취급하는 것과 상반된 ‘판타지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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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가는 남자, I am not an easy man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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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미네이터 다크페이트, Terminator Dark Fate (2019)

 

 

영화 <미드소마>를 바라보다


미국에서 같이 공부하던 4명의 친구들(대니, 크리스티안, 마크, 조쉬)은 펠레의 고향, 스웨덴의 호르가로 여행을 떠난다. 프랑스에서도 펠레의 고향친구를 따라온 2명의 친구들도 함께한다. 호르가에서는 90년마다 열리는 9일간의 전통 축제가 열린다.
 

배경
미드소마의 배경은 스웨덴이다. 스웨덴이 손꼽히게 성평등이 가장 우수히 지켜지고 있는 것을 표방할 것이다.(그러나 여성인권이 절대로 남성인권과 동등하거나 그에 비해 높지 않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2020년 WEF(세계 경제 포럼)에서 집계한 성별 격차는 153개국 중 스웨덴은 4위, 프랑스는 15위, 미국은 53위다.) 모계사회의 존재 가능성이 비교적 조금이라도 있는 곳이다. 이것을 언급하는 이유는 호르가가 모계사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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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여성, 대니
대니는 크리스티안과 연애중인 여성이다. 공감 결여와 이기적인 성격의 남성 애인 크리스티안은 자신의 동성 친구들과 스웨덴 여행에 대해서 일방적으로 통보했으며, 통보에 대한 책임으로 대니를 초대했고, 대니는 그 선택에 따랐다. 여행 중에서도 크리스티안의 친구들의 눈치를 보며 그들에 맞췄다. 손은 어쩔 줄 몰랐고, 입꼬리는 항상 내려가 있었다. 자신의 생일을 잊은 크리스티안에게도 화나지 않았다며 설명했다.

호르가의 첫 의식이 행해졌다. 호르가 사회의 생명주기는 72세를 마지막으로 아기로 회귀한다. 그렇기 때문에 72세를 맞은 두 사람이 절벽에서 추락을 선택하는 것이 그것이다. 대니는 충격을 받았고 안정을 찾지 못하지만 크리스티안은 자신의 논문 주제를 이 마을의 의식으로 확정했다며 외면한다. 호르가 출신의 펠레는 그런 대니를 감싸주고 공감해주려고 노력한다. 펠레와 많은 이들의 도움 속에 대니는 호르가의 메이퀸(May Queen, 5월의 왕)이 되었다.

크리스티안과 메이퀸 중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이 왔을 때, 자기중심적인 남성커뮤니티에서 공감과 배려와 연대의 모계커뮤니티로 편입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메이퀸을 골랐다. 뿐만 아니라, 고통을 직면하기를 선택해 크리스티안이 마야와 관계를 맺는 순간을 직접 보기를 원했다. 이 사회를 유지하기 위한 제물로 크리스티안을 허락하는 능동적인 결정을 마쳤고, 그 때 영화 전반에서 대니의 입꼬리가 딱 한 번 선명하게 올라가는 순간이 허락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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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가의 여성, 마야
외지인과의 성행위로 유지되는 마을이 호르가이다. 선택은 오로지 여성의 몫이다. 이미 짝이 있는 사람도 상관없다. 당사자에게 의사를 물어보지만 형식적일 뿐이다. 크리스티안은 마야에게 간택되었다. 마야는 음모가 들어있는 파이와 생리혈로 만든 음료를 크리스티안에게 배식한다. 친구이자 마야의 가족인 펠레는 모든 것을 알지만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오히려 전통을 유지할 수 있음에 안심한다.

마야는 능동적으로 짝을 선택하고, 행동력 있게 마을의 지도자의 허락을 구한다. 크리스티안은 지도자에게 통보받는다. 마치 조선시대의 혼인절차와 흡사하다. 어른들과 남성이 허락한 결혼, 당사자인 여성은 얼굴도 모르는 남성이 보낸 중매인과 택일단자를 받는다. 대니에게 무책임한 연애를 퍼부었던 크리스티안은 수동적 남성이 되었다.

짝짓기의 의식에는 당사자 외에는 여성만이 참여가 가능하다. 삽입의 의식에서 알몸의 여성들이 손을 서로 맞잡고 마야의 절정을 함께 느낀다. 섹스의 절정은 사정을 통한 정자의 축출을 위한 것이다. 사정 후 마야는 크리스티안을 꼭 끌어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두 다리를 꼭 끌어안으면서 “아기가 느껴진다.”고 말한다. 소용을 다 한 크리스티안은 이후 제물로 바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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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가의 전통
메이퀸을 선출하는 방식은 평화적이다. 단, 참여 조건은 ‘여성’이다. 다같이 손을 잡고 춤을 추다가 지쳐서 쓰러지지 않은 최후의 한 사람이 선정된다. 메이퀸의 직무에도 여성들만이 함께한다. 남성은 곰의 창자를 끊는 등의 허드렛일을 담당한다. 혹은 제물이 된다. (9명의 목숨이 필요하다. 크리스티안을 포함해 5명의 외지인을 제외한 나머지 4명은 모두 이 마을 출신의 남성이었다. 5명의 외지인 중에서도 여성은 단 한 명 뿐이었다.)

여성 한 명과 남성 한 명이 각각 대니가 처음 충격을 받은 의식을 행했다. 여성은 낙하 직후 바위에 얼굴이 뭉개졌다. 이후 남성이 추락했으나 바위를 엇나간 채로 목숨이 붙어 있었다. 마을 사람들은 남성의 얼굴을 망치로 똑같이 파괴한다. 같은 죽음의 과정에서도 남성은 더욱 고통을 많이, 길게 느끼는 방식이 채택되었다.

내가 이 영화를 해석하는 방식은 온전히 성적 구분에 따랐다. 그러나 미드소마는 토테미즘, 애니미즘, 기독교, 순환론, 인류문화학, 등 많은 요소가 투여된 아리 에스터(Ari Aster) 감독의 감각과 지식의 결합판이다. 카메라 무빙도 환상적이면서 섬세하다. 이 글만 보고 남성을 배제했다는 거부감에 영화를 보지 않는 선택을 하는 사람이 내 예상보다 적었으면 한다. 그렇게 이 영화를 놓치기에 영화에서 다루는 담론은 너무나도 다양하다. (아, 감독은 남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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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어라, 암탉아!



남근은 항상 주체였다. 그렇기 때문에 여아들은 수없이 선별되어 낙태되었다. 남아의 존재를 위해서 희생되었다. 낙태는 우리 사회가 은연중에 인정해 왔다. (낙태죄가 있었음에도) 이제 여성이 자기결정권을 위해서 낙태 합법화가 승인되었다. (여성의 몸인데 허락을 맡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남근은 항상 기준이었다. 남근은 질에 ‘삽입’한다. 질은 남근을 ‘받아들인다’. 기초의 생식에서부터 모든 언어는 그렇게 생성되었다. 때문에 현재의 페미니즘 흐름이 작은 것 하나 하나 과하다고 언급된다. ‘레디컬 페미니즘’이 어디있는가? 여성들에게는 모든 세상이 ‘레디컬’하다.

미드소마는 공포영화로 분류된다. 판타지일 뿐이다. 일본은 1990년대 페미니즘이 백래시를 받아 현재는 ‘성진국’ 취급을 받고 있고, 2020년 WEF에서 집계한 성별 격차에서 121위를 기록했다. 한국도 그닥 다르지 않다. 108위에 랭크되었다. 아이러니한 것은 여남 급여차이는 일본이 24.5%, 한국이 34.6%로 일본이 웃돈다는 것이다.

위의 통계를 읽을 때, 성별 격차와 급여차이에서 여성이 더 높은 경우도 있을 것이라고 전제한 적이 있는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장담한다. 이것이 현재다. 남근이 기준인 현재이다. 페미니즘은 기준을 여성으로 옮기자는 것이 아니다. 이분법적인 성을 고집하는 것도 아니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적어도 수평인 상태로 맞추자는 것이다. 남성 자위의 휴지쓰레기는 이해 받고, 여성 자위는 언급조차 금기시되는 이 세상에서.

미드소마가 남근중심사회를 위협하기 때문에 공포영화로 분류한 것이 아니길 바란다. 크리스티안의 친구 조쉬는 제사 전까지 닭장 안에서 꽃장식이 얹혀진 채, 손 발이 묶여서 보관되었다. 무섭다. 우리도 다시 닭장 안에 사지를 제한당한 채로 갇히게 될까봐.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하”니까! 같은 벌판에서 같이 뛰고 싶을 뿐이다. 메이퀸 대니, 결정해라! 울어라, 암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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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나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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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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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햇빛바다
    • 안녕하세요 좋은 글 항상 잘 읽고 있습니다:) 그저 공포영화라고 생각한 미드소마를 이런 관점에서 풀어서 볼 수 구나 생각했고, 신선하고 재밌게 읽었습니다. 마지막 문단도 너무 인상적이네요. 좋은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건필하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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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UN오운
    • 햇빛바다응원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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