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나는 미세먼지가 무섭다. [사람]

하늘을 가리는 미세먼지가 두렵기까지 하다.
글 입력 2019.12.13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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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하늘 사진을 찍는 것을 좋아한다. 평소에 사진을 많이 찍는 편은 아니지만, 하늘 사진은 종종 찍는 것 같다. 날씨가 좋은 날 우연히 하늘을 보게 되면, 예쁜 파란색에 기분이 좋아진 경험이 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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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찍은 하늘 사진들)

 

 

내가 고등학교 때 정도 까지만 해도 예쁜 하늘을 보지 못하는 날은 비나 눈 때문에 날이 흐리거나 황사가 있는 날 정도였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하늘이 뿌옇게 되는 날이 많아졌고, 사람들은 ‘미세먼지 농도’를 체크하기 시작했다.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사람이 많아졌고, 전에는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방독면 같은 어마무시한 마스크도 길에서 종종 볼 수 있게 되었다. 미세먼지 농도를 알려주는 어플까지 출시되는 등 최근 몇 년 사이에 사람들의 미세먼지에 대한 경각심이 커졌다.


 

미세먼지 어플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사실 나는 ‘건강 염려증’의 정반대인 (‘건강 불감증’정도로 표현할 수 있을까?) 사람이라고 해도 될 정도인 터라, 다들 미세먼지 때문에 걱정이 많을 때도 마스크는 커녕 야외활동도 아무 거리낌 없이 다녔다. 솔직히 지금도 미세먼지 때문에 걱정을 한다거나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한가지, 날씨가 안 좋다는 것이 너무나도 아쉽다.

 

이런 생각이 처음 들었던 건, 작년 봄쯤, 한참 미세먼지가 사람들 사이에서 화두가 되던 때였다. 벚꽃 구경이며 한강 나들이를 많이 다녀야 하는 시기인데, 거의 한 주 내내 미세먼지가 심해서 번번히 있었던 약속이 최소 되었다. 나는 흔히 말하는 ‘바깥순이’는 아니지만, 그래도 날씨가 좋은 날의 한강을 사랑하는 사람인데, 겨울에는 추워서 가지 못했던, 너무 기대했던 한강 나들이를 거의 가지 못했다.


기온, 바람, 다 완벽했던 날씨에 단지 미세먼지 때문에 가지 못했던 것이다. 그때 처음 미세먼지가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나에게 있어서 좋은 날씨는 너무나 당연한 것이었고, 이제까지 단 한번도 맑은 하늘을 보는 일에 감사한 마음을 가져본 적이 없었는데 처음으로 다시는 예쁜 파란색의 하늘을 보지 못하게 될 까봐 두렵기까지 했다.

 

고등학교 시절, 나는 기숙사 생활을 했는데, 고삼 수험생 때는 집에 가기 전까지는 건물 밖에 한 번도 나가지 않는 생활이 계속된 적도 많았다. 학교의 건물 구조 상, 기숙사와 교실 등 모든 곳이 연결되어 있어서 굳이 밖으로 다니지 않아도 되었다. 밖으로 다닌다고 해도, 잠깐 지나가는 것이 전부라 ‘실내 생활’만을 하곤 했는데, 가끔 날씨가 좋은 날이면 창문 밖으로 보이는 예쁜 하늘과 푸른색의 잔디에 “뛰쳐나가고 싶다.”는 말을 종종 했다. 꼭 갇혀 있는 것만 같은 기분과 대조되는 맑은 날씨에 서글퍼졌던 적도 꽤 많았던 것 같다.

 

하지만 그 때는 내 상황만 달라진다면 언제든지 볼 수 있다고 믿었던 ‘맑은 하늘’이었다. 대학생이 된 지금은, 미세먼지 때문에 보지 못하게 되었다. 미세먼지에 대한 글을 쓰게 된 계기도 점점 추워지는 날씨와 함께, 미세먼지 농도가 심해지면서 간만에 핸드폰에 경보가 울리면서 미세먼지가 심할 때마다 느끼는 나의 두려움이 또 다시 찾아왔기 때문이다.


 

하늘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미세먼지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알려진 사실들에 대해 많은 논란도 생기고 있는 것 같다. 사실 나는 그런 것들보다도 그냥 내가 좋아하는 예쁜 하늘이 없는, 교과서에서 보던 환경오염으로 인한 지구의 미래 모습이 현실이 될까봐 두려운 마음이다. 이유야 어떻던, 모두들 미세먼지가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은 다 같을 것이다. 맑은 하늘을 볼 수 있는 날이 더 많아지길 바래 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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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송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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