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인생에서 너무 늦은 때란 없습니다

글 입력 2019.11.20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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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너무 늦은 때란 없습니다

 

 

2019년 1월, <타샤의 계절>을 읽고 이런 문장을 남겼다.

   

     

‘바로 오늘이 생애 가장 기분 기쁜 날이니, 기쁨을 맘껏 누리라.’ 타샤 튜더의 정신처럼. 올 겨울, 어느 때보다 따스하고 사랑스러운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그리고 그 나날들을 함께 하는 ‘타샤의 계절’과 함께. (중략)

 

2019년 1월이 되었다. 올해 나의 계절이 궁금해진다. 다가오는 목요일, 웨딩 촬영을 하고, 3월에는 결혼을 한다. 더 이상 혼자가 아니라 둘이서 행복을 느끼는 집에서 시작할 올해가 기대가 된다. 매일매일이 기념일인 것처럼, 축하하고 감사하며 보낼 이 시간을 생애 가장 기쁜 날인 것처럼 보내야지, 타샤 튜더가 말해줬던 것처럼.

 


이제 고작 한달 여 남은 2019년, 많은 일들이 있었다. 숨가쁘게 달려 아마 내 인생에서 잊지 못할 한 해가 될 것이라는 직감은 적중했다. 3월에 결혼을 하고, 4월에 아기천사를 만나고, 5월부터 데어이즈북스 오픈 준비를 시작했다. 7월에 매니저를 채용하고, 11월에는 부매니저 면접까지 마쳤다. 12월에는 출산을 하고, 2020년 1월에는 데어이즈북스을 열 예정이다.

 

매일매일이 기념일처럼, 생애 가장 기쁜 날처럼 보냈던 2019년의 마지막, 배 속에 아가를 품은 채 올해 마지막으로 아트인사이트에 기고할 책은 뭐가 좋을까? 고민하다 이 책을 골랐다. 바로 모지스 할머니의 이야기 <인생에서 너무 늦은 때란 없습니다>다.

 

타샤 할머니만큼이나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은 모지스 할머니의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을 알게 된 건 꽤 오래 전이지만, 이 책이 마음에 와 닿았던 건 지난 가을쯤, 남편과 함께 오랜만에 예배를 드리면서다.

 

어쩌다 일정이 애매해 남편과 교회에 다니지 않는 이들을 위한 ‘열린 새신자 예배’에 참석하게 되었다. 알다시피 나는 교회에 다니지 않았던 사람 중 하나였고, 남편이 처음 날 데려간 예배기도 하다. 결혼 후 오랜만에 함께 예배를 드리러 갔던 자리에서 목사가 얘기해 준 설교에 귀를 기울이게 되었다.


당시 목사는 종교적인 이야기보다 삶의 보편적인 이야기로 공감대를 충분히 끌어낼 수 있는 주제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러던 중 모지스 할머니의 이야기로 흘러갔다. 정확한 설교 내용이 기억나지 않지만, 그가 하고자 했던 이야기는 인생에서 너무 늦은 때란 없으며, 지금이 가장 젊을 때이고, 기회이자 소중한 시간이라는 점이었다. 그러면서 슬라이드로 보여준 모지스 할머니의 그림들은 내 마음에 잔잔히 흘러 들어왔다.

 

‘그래, 그렇지. 결혼도 임신도 출산도, 아내에서 엄마로, 여자 대표로 일하는 지금이 어쩌면 너무 늦은 때가 아니라 내 인생에서 가장 의미 있고 절묘한 때일거야.’ 그렇게 모지스 할머니를 알아가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고, 이 책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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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샤의 계절>이 다정한 타샤 할머니와 정원의 사계절을 담은 책이라면, 이 책은 모지스 할머니가 살아온 101세의 인생사가 그림과 함께 엮인 에세이다. 어린 시절부터 그녀가 세상을 다하는 날까지, 삶의 스케치를 소소한 글과 그림으로 써 내려간 작품이다. 음식으로 따지면, 추운 겨울날 마시고 싶어지는 따스한 허브티와 달달한 쿠키의 조화라 할까? 얼어붙은 마음을 녹이는 그녀의 글과 그림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얼린 마음이 풀리는 느낌이다.

 

약 285페이지에 달하는 책은 미국의 국민 화가라 불리는 모지스 할머니의 어린시절부터 남부에서 지낸 결혼과 생활,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76세부터 시작한 그림 인생과 67점을 소개하고 있다. 늦은 나이에 그림을 시작한 그녀는 80세에 개인전을, 100세에 세계적인 화가가 되었다.


제대로 미술을 배운 적 없는 그녀가 그린 그림들은 전문적인 화려함보다는 수수한 삶과 이야기들을 담은 할머니의 소소한 그림이어서일까? 사는 동안 1,600여점의 그림을 그린 그녀는 생전 그녀의 수놓던 퀼트처럼 짜임새 있는 풍경들을 펼치는 듯한 인상을 남긴다.

 

요즘 내가 태교 차 두고 있는 십자수처럼, 한땀한땀 정성 들여 그린 그림에서는 그녀의 다정다감이 묻어난다. 썰매 타기, 호박, 사과 버터 만들기 등 1940, 50년대 미국 소시민들의 삶을 대변하기도 하는 일상의 작품 주제들로 지금 보아도 낯설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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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스케치를 매일 조금씩 그려보았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돌아보며 그저 생각나는 대로, 좋은 일, 나쁜 일 모두 썼어요. 살다 보면 좋은 일도 나쁜 닐도 있지요. 다 우리가 겪어내야 하는 일들입니다. -16페이지

  
나는 참 행복한 인생을 살았습니다. 물론 나에게도 시련이 있긴 했지만 그저 훌훌 털어버렸지요.나는 시련을 잊는 법을 터득했고, 결국 다 잘될 거라는 믿음을 가지려 노력했습니다. -135페이지
 
사람들은 내게 이미 늦었다고 말하곤 했어요. 하지만 지금이 가장 고마워해야 할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무엇인가를 진정으로 꿈꾸는 사람에겐 바로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젊은 때이거든요. 시작하기에 딱 좋은 때 말이에요. -256페이지

 

 

<인생에서 너무 늦은 때란 없습니다>는 그저 일상에 주어진 일에 감사하고, 슬픈 일이 있으면 이 또한 지나가리라 마주하고, 흘러가는 감정의 변화와 인생에 감사함을 알았던 모지스 할머니의 지혜가 담긴 책이다. 올 초 위시리스트를 충분히 완수하지 않았다는 죄책감, 혹은 미루거나 해내지 못한 감정에서 벗어나 남은 시간을 감사하게 보내고 싶은 연말에 읽으면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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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다 읽고 다시 가장 첫 페이지에 소개된 무지개 1961년작을 펼쳤다. 2020년에는 나와 남편, 그리고 아들까지 둘에서 셋이 된다. 우리 아가에게 보여줄 새해가 기대된다. 겨울의 한기가 지나면 찾아오는 봄처럼, 모지스 할머니가 바라보고 소곤소곤 그려준 인생과 풍경을 아이와 함께 하고 싶다.






인생에서 너무 늦은 때란 없습니다
- 모지스 할머니 이야기 -


지은이
애나 메리 로버트슨 모지스

옮긴이 : 류승경

출판사 : 수오서재

분야
에세이

규격
165*210*16.7 / 무선

쪽 수 : 288쪽

발행일
2017년 12월 16일

정가 : 13,800원

ISBN
979-11-87498-18-6 (03840)







[오윤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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