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영국 티 문화, 차 한잔 하시겠어요? [문화 전반]

Would you like to have a cup of tea?
글 입력 2019.11.13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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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11월 중순이네요. 쌀쌀해진 날씨가 2019년이 두달이 채 남지 않았다는 것을 실감나게 합니다. 지금 여기 제가 있는 곳인 영국에도 겨울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특히 추운 겨울 날씨에 오들오들 떨다보면 괜히 더 피곤해지는 것 같은데요. 요즘에는 지친 몸을 달래주는 티 한잔에 큰 위로를 받고 있습니다.


영국에서의 '티(Tea)'는 누구나 즐기는 국민음료'로 영국의 역사와 영국인의 일상을 가장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음료가 아닐까 싶습니다. 티 문화는 찰스 2세(1630~1685) 때 성행하기 시작했는데, 당시에는 귀족들만 먹을 수 있었던 매우 비싼 음료였습니다. 하지만 쌀쌀하고 건조한 날씨 탓인지 차는 영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고, 18세기 초에는 영국이 차의 최대 소비국가가 되었습니다.그렇게 '티'가 점점 대중화되기 시작하면서, 19세기 초, 영국의 부유층 사회계급 사이에서 오후 4시쯤 즐기는 가벼운 식사인 애프터눈 티 문화가 시작되었습니다.


가장 전통적인 방식의 애프터눈 티는 주로 3단 트레이에 제공되는데, 가장 아랫단인 1단에는 주로 핑거 샌드위치가, 2단에는 잼과 크림과 같이 먹는 스콘이, 3단에는 마카롱, 컵케이크 등 다양한 디저트류가 올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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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단 트레이에 제공되는 애프터눈 티



영국의 '애프터눈티' 문화는 19세기 초 베드포드 가문의 7대 공작부인 안나 마리아에 의해서 시작되었습니다. 19세기 초, 그 때 당시 영국인들은 아침식사 후  점심을 가볍게 먹고 저녁을 늦게 먹었는데, 점심과 저녁 식사 사이에 허기가 진 안나 마리아는 하녀에게 빵, 버터, 스콘과 샌드위치, 마카롱 등 다양한 간식거리와 티를 방으로 가져오게 했습니다. 이후에도 공작부인은 친구나 손님들이 오후에 찾아올때 본인의 티타임 습관으로 손님을 대접했고, 이것이 상류 사회부인들에게 유행되면서 당시 상류층 사이에서 가장 사교적인 행사로 뿌리내리게 되었죠.


이후 중산층이 귀부인들의 문화를 모방하기 시작하면서, 손님을 대접할 때 티를 권유하는 "Would you like to have a cup of tea?(티 한잔 하시겠어요?)" 문화가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영국에선 누군가를 집에 초대할 때 환영하는 의미에서 차를 권하곤 합니다. 친구들과 함께 담소를 나눌 때, 혹은 일상에서 티 한잔의 여유가 필요할 때, 오후의 허기를 달랠 때 찾게되는 티타임은 지금까지도 영국 사람들에게 굉장히 소중한 문화이죠.


누군가에게 티 한잔을 권한다는 것, 나에게 티 한잔의 여유가 주어졌다는 것은 작지만 소중하고 감사한 일인 것 같습니다. 이 글을 보시는 독자분들도, 나 자신에게,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티 한잔의 여유를 선물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추운 날 마음까지 따뜻하게 해주는 영국식 밀크티/애프터눈 티를 간단하게 즐길 수 방법을 공유하며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영국식 애프터눈 티 간단하게 즐기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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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물 : 홍차 티백, 예쁜 찻잔, 스콘, 클러티드 크림, 딸기잼, 우유, 설탕 그리고 마음의 여유

 

1. 우선, 주전자에 물을 올려둡니다.

2. 좋아하는 찻잔을 하나 꺼낸 뒤 홍차(English Breakfast)티백을 하나 넣어둡니다.

3. 물이 다 끓었다면 물을 머그컵의 4분의 3만큼 넣어주고, 티백에서 차가 우러나오길 기다립니다. 그리곤 우유를 적당량만큼 넣어줍니다. (우유를 넣을 때 크리미한 베이지 색으로 변해가는 티를 보면 마음이 포근해 지는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4. 좀 더 달달한 밀크티를 먹고 싶다면, 설탕을 넣어주시면 됩니다.

5. 캐쥬얼한 애프터눈 티를 즐기고 싶으시다면, 스콘과 클러티드 크림, 딸기잼을 준비해 줍니다.

6. 원하시는 대로, 원하시는 만큼 발라서 밀크티와 함께 드시면 됩니다.

 

참고로, 클러티드 크림과 딸기잼 중 무엇을 먼저 발라야 하느냐에 대해선 영국인들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한데, 이는 우리나라로 치면 탕수육 찍먹파/부먹파로 나뉘는 것과 비슷합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클러티드 크림을 먼저 바르는 걸 추천드립니다! (그래야 보기가 더 좋더라구요) 

 


[조어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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