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책갈피의 기분 [도서]

글 입력 2019.08.30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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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책 냄새를 좋아한다.


그래서 가끔 도서관이나 서점으로 가서 책들 속으로 푹 빠져 냄새를 맡으며 평소 읽고 싶었던 책을 고르곤 한다.


한때 책이 어떻게 만들어져서 나오는지에 대해 궁금했던 적이 있다. 내가 읽고 있는 책은 어떻게 완성되는 것인가 대해 혼자서 고민해봤다. 작가가 쓰고 출판사에서 인쇄하면 독자들 앞에 짠! 하고 완성본이 나타난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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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석, 이나영이 주인공인 로맨스는 별책부록을 보면서 “출판사는 저런 일들을 하네, 신기하다, 책을 출간하기 위해서는 참 치열하네, 쉬운 일은 아니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갈피의 기분의 저자 김먼지 씨도 어느 작은 출판사의 편집자이다. 그녀가 출판사에서 일하면서 느꼈던 모든 것들을 이 책에 담았다. 대규모 출판사 편집자분들이 어떻게 일하시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김먼지 씨의 일과 비슷하게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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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갈피의 기분의 저자, 김먼지 씨는 굉장히 솔직하게 자신이 하는 일을 설명한다.


처음에는 독립 서적으로 출간되었는데 인기가 많아지면서 2판 인쇄를 상업 출판으로 하게 된 경우였다. 오히려 솔직하고 담백하게 적었기에 좀 더 현실감이 더 느껴지고 편집자로서의 삶 고충을 조금이나마 헤아려 볼 수 있었다.


김먼지 씨가 편집자로 직업을 삼게 된 계기, 그녀가 했던 일을 보면서 편집자는 진짜 하는 일이 많고 세상에서 쉬운 일은 없다는 것을 다시 알게 되었다. 올 라운더처럼 정말 무수한 일들을 하는 그녀는 열심히 살아온 것 같다. 책을 진정으로 좋아하지 않으면 금방이라도 싫증 날 것 같은 일들의 연속이었다.


저자 챙기랴, 맞춤법 보랴, 계약하랴, 몸이 여러 개여야 할 수 있는 일들뿐이었다. 편집자이면서 한 편으로는 감정노동자로서 살고 있는 그녀의 모습을 보니 한 권의 책이 만들어지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의 피, 땀, 눈물이 섞여있음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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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책을 보기 전에 저자에게도 감사해야겠지만 이 책을 만들어지기까지 도와준 편집자와 감수자 등등 도움을 준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함을 표하며 읽어야겠다.


한 달에도 수많은 책들이 쏟아져 나오는 이 세계에서 베스트셀러가 되기 위해 정말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요즘처럼 개성이 강한 시기에 독립 출판과 독립 서점이 유행하고 있다. 일반적이기보다는 개인의 취향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독자와 좀 더 가까워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독립 출판은 독자가 읽고 싶은 책을 본인이 직접 펀딩하고, 독립 서점은 서점 주인의 취향으로 선별한 책들로 가득하기에 독자들이 마음에 드는 곳으로 가서 책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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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쓴 글이 책으로 나온다.’ 가끔 해본 적 있는 생각이긴 한데 누군가 나의 책을 읽어준다면 왠지 모르게 닭살이 돋을 것 같다.


김먼지 씨가 본인이 지난 8년간 편집자로서 버티고 있었기에 그녀의 이야기가 우리의 곁으로 올 수 있었다. 그녀의 상황이 을의 입장이라 더 감정이입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녀와 우리 같이 평범한 사람들이 하루하루 치열하게 버티며, 언젠가 우리의 존재를 알려질 날이 올 것이다. 저자 김먼지 씨처럼.



[구보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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