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사과'와 '그림 속 사과'의 사이를 다룬다는 연극, 그 때 변홍례 [공연]

글 입력 2019.06.28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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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와 ‘그림 속 사과’ 사이를 걷는 연극
자기 목소리를 남에게 준 자들의
비극이자 욕망으로 기어 올라간 자들의 수직 낙하쇼


연극 <그때, 변홍례>의 홍보문구다. 처음 봤을 때 이게 뭔 말인가 싶었다. 시놉시스와 연극소개를 봤다.


때는 1931년 7월 31일 오전 세시 경 부산 초량철도대교 집 하녀 침실.

변홍례가 잠든 방문이 소리 없이 열렸다. 무엇을 하려고 처녀가 잠든 방의 문을 열었는가? 그것은 마리아의 방문을 연 자만 알 것이다.

경찰은 증거 하나 없는 이 사건을 '괴이하다.' 생각했다. 직접적 사망 사인은 질식사. 질식사 외에도 가슴과 입술에 물린 자국이 선명했고 복부에 석 차례 뾰족한 무언가에 찔린 자상이..

근데 도대체 과연 누가 죽였을꼬?

*

귀족층의 대교사장과 부인 그리고 내연남 정상, 조선인 청년 구일. 그들이 빚어내는 지옥도가 연극과 영화적 기법을 혼합한 새로운 방식으로 펼쳐진다. 1930년대의 영화적 연기법과 무성영화, 흑백영화기법은 과거와 현실을 넘나들며 사건을 파헤치는 형사의 관점을 쫓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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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성영화 기법? 연출은 잘 상상이 안가서 흥미가 생겼지만, 내연남, 하녀, 비극과 욕망 등의 키워드만 보자면 이야기 자체는 뻔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포기했다. 연극을 즐겨보는 편도 아니고, 대학로까지도 왕복 3시간이상이 걸리기 때문에 보고나서 ‘내가 뭘 본건가’싶은 연극은 되도록 피하고 싶었다.

그런데 저 ‘사과와 그림 속 사과 사이를 걷는 연극’이라는 문구가 계속 마음에 걸렸다. 일차적인 의미로는 ‘팩션(픽션+팩트의 합성어)’개념정도로 다가왔다. 조선시대 때 실제 일어났던 사건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니깐, 자유로운 상상력을 기반으로 과거 실제 사건을 재해석한 건가? 라는 정도.

‘사과와 그림 속 사과 사이를 걷는 연극’은 그러한 의미가 아니라는 것은 연출가 윤시중의 글과 다른 분이 굉장히 잘 쓰신 <그때, 변홍례> 연극 리뷰를 보고 알았다. ‘팩트’와 ‘예술’의 사이. 그 사이에서 보다 더 근본적인 예술의 ‘재현’문제를 짚은 작품이었다.


사람은 무엇을 원하는가? 연극을 만드는 우리는 이야기를 통해 우리 내면이 무엇을 원하는가를 묻고 싶었다. ‘사과’를 그대로 놔두지 않고 ‘그림’으로 그려야 하는 우리의 본능을 들여다보고 싶었다. 결국 ‘사과’와 ‘그림 속 사과’ 사이를 걷는 메타 연극이 되기를 욕망한다.

- 연출가 윤시중의 글 中


실화를 재현하려는 연극, 영화 등 문화예술 콘텐츠는 항상 등장한다. 재현됨으로써 다시 살아나는 실화에는 보통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거나 무언가 강력한 메시지를 줄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시에 항상 우려가 된다.

어찌되었던 콘텐츠는 창작된 것이므로 재현의 서사에서 창작자의 욕망을 배제하기란 어렵기 때문이다. 물론 실화에 대한 진실한 접근과 이해를 바탕으로 이루어져서, 실화가 가지는 메시지가 강화될 수 있다면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실화가 왜곡되고 편집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그것이 창작자의 상업적 욕망과 결부된다면 실화는 무너져버린다. 여기서 예술의 한계가 발생되고, 그렇다면 예술은 재현을 하는데 이러한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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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변홍례>가 바로 이러한 지점들을 다룬 작품이라고 한다. 그래서 무성영화의 형식을 썼다고 한다. 연극 속의 영화, 영화 속의 연극, 그 층을 넘나든다고 한다. 궁금증을 일으켰던 ‘사과와 그림 속 사과 사이의 연극’이라는 문구에 대해 어느 정도 짐작을 할 수 있게 되자 이 작품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지금 무척이나 고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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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변홍례
- 2019 창작산실 올해의 레퍼토리 -


일자 : 2019.07.13 ~ 07.21

시간
평일 20시
토 15시, 19시
일 15시
월 쉼

장소 :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티켓가격
전석 30,000원

주최
하땅세

후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람연령
만 15세이상

공연시간
80분





극단 하땅세


하늘부터 땅끝까지 세게 간다.

극단 하땅세는 <그때, 변홍례> ,<위대한 놀이>, <파우스트l+ll>, <파리대왕> 과 같은 개성 있는 작품을 창작하며, 다양한 계층의 관객들로부터 호평뿐만 아니라 국내외 유수의 연극제에서 작품상, 연출상, 연기상 등을 수상한 극단이다. 처음에 간직한 '하늘부터 땅끝까지 세게 간다.'는 강한 정신과 '하늘을 우러러보고, 땅을 굽어보고, 세상을 살핀다.'는 공동체 작업을 통해 터득한 사유의 정신으로 창작하는 극단이다.




[김량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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