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비스 스태플스(Mavis Staples)와 《We Get By》

꾸준함과 힘
글 입력 2019.06.1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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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비스 스태플스는 우리나라에 잘 알려지지 않은 가수입니다. 하지만 프린스(Prince)와 고릴라즈 (Gorillaz)를 거치기도 했고, 1999년에 Rock and Roll 명예의 전당과 2017년에는 블루스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관록의 가수이기도 합니다. 나이도 상당히 많습니다. 1939년생인 그녀는 올해로 80세(만79세)로 새로운 앨범을 내는 것이 신기할 정도입니다.

간단히 그녀의 생애를 요약해보겠습니다. 그녀는 1939년 시카고의 일리노이주에서 태어났습니다. 1950년부터는 가족 그룹(이름은 The Staple Singers)과 작업을 하면서 음악적인 커리어의 시작을 알립니다. 개인적으로는 지역의 교회에서 노래를 부르며, 라디오 쇼에도 매주 출연하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그와 동시에 더 스테이플 싱어는 인기 있는 가스펠 가수가 됩니다. 특히 1960년대 중반에는 마틴 루터 킹 목사에 영향을 받아 민권 운동의 정신적, 음악적인 목소리로 기능했습니다. 또한 리메이크도 자주 했는데, 유명한 것이 밥 딜런의 <A Hard Rain's a-Gonna Fall>, 스테판 스틸스의 <For It's Worth>가 있습니다. 이후 더 스태플 싱어와의 활동은 이들의 마지막 싱글 1985년까지 계속되었습니다.





마비스 스태플스가 솔로 활동을 시작한 것은 1960년대 후반입니다. 그리고 완벽한 솔로 앨범을 발매한 시점은 1969년이었습니다. Stax의 자회사 Volt에 계약하고 스티브 쿠퍼, 알 벨, 돈 데이비스가 프로듀서로 참여한 앨범이 되었습니다. 70년대는 그녀의 전성기였습니다. 총 3장의 앨범을 발매했고, <I'll take you there>와 <Let's Do It Again>으로 팝과 R&B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는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80년대에는 70년대 만큼의 인기는 없었지만,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공연 위주의 활동을 시작합니다. 또한 세계 음악적 흐름에 맞춰 디스코 풍의 앨범 <Oh What A Feeling>을 내기도 했습니다. 1987년에는 아레사 프랭클린과 <Oh Happy Day*>라는 노래로 듀엣을 했고, 이 곡은 그래미 가스펠 부분에 노미네이트되었습니다. 이후 마비스 스태플스는 프린스와 팀을 이루었고, 1989년 <Time Waits for Noone>와 1993년 <The Voice>라는 결과물을 낳기도 했습니다.

    

* 영화 <시스터 액트>를 통해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90년대에는 큰 활동이 없다가 2000년대가 되면서 다시 활력을 얻었습니다. 우선 밥 딜런과 함께 <Gonna Change My Way of Thinking>를 듀엣으로 불렀고, 이는 2003년 그래미 베스트 팝 컬래버레이션에 노미네이트되었습니다. 그리고 2004년 10년 만에 정규 앨범 《Have a Little Faith》을 발매하면서 빌보드 블루스 차트 5위에 올려놓아 자신의 건재함을 확인시켰습니다. 이후 Anti-the-troped(줄여서 Anti-)와 새로운 계약을 맺었고, 활발한 앨범과 라이브 활동을 재개했습니다. 이 활발함이 어느 정도 나면, 2000년(~2019) 이후에 발매한 9장의 앨범은 60~90년대 합친 8장의 앨범보다 많은 숫자입니다.

 

또 다른 측면에서 그녀의 이름이 유명해진 것은 샘플링 덕분입니다. 지금은 돌아가신 롤리타 할로우웨이(Loleatta Holloway)처럼 샘플링으로 궁금증을 가진 팬들을 확보한 것입니다. 스태플스의 목소리는 솔트 '앤' 페파(Salt 'N' Pepa), 아이스 큐브(Ice Cube), 루다크리스(Ludacris)과 같은 힙합 아티스트들이 샘플링으로 활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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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nti-



그렇게 해서 올해도 새로운 앨범으로 찾아왔습니다. 《We Get By》라는 타이틀로 "우리는 얻는다"라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했지만 80살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목소리에는 힘이 있습니다. 더 놀라운 사실은 런던에서의 라이브를 진행한지 3개월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새로운 앨범을 발매했다는 점입니다. 누구보다 나이가 많지만 누구보다 젊게 활동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앨범 아트에서 볼 수 있듯이 앨범은 단순한 블루스, 가스펠 음반이 아닙니다. 언뜻 보면 사랑과 같은 힘을 어필하는 것 같지만 아이들과 철창, 구분, 구별짓기로 상징되는 정치적인 요소도 들어가 있습니다. 그 의미는 상징적이만 직설적이므로 확실하게 주장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앨범 아트와, 목소리뿐만 아니라 가사에서도 그녀의 운동가적인 면모도 확실하게 보입니다. 첫 번째 곡인 <Change>, 제목부터가 바꾸자는 뜻으로 그 내용을 예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가사는 "gotta change / around here"가 반복되는데 상당히 '직설적'으로 말하고 '주장'함을 알 수 있습니다. 그녀의 노래에는 목소리와 가사에 힘이 빠지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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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nti-


이렇듯 그녀와 어울리는 음악에 큰 영향을 끼친 사람은 벤 하퍼(Ben Harper, 1969년생의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블루스, 소울, 레게, 록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만들고 현재까지 12개의 정규앨범을 발매했습니다)로 보입니다. 하퍼는 앨범에 수록된 11곡을 만들었고 <We Get By>에서는 듀엣곡으로 참여했습니다.


이렇게 협업이라는 측면에서 마비스 스태플스는 게으르게 반응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부족한 감각을 협업을 통해서 보완하는 모습은 성공적인 작업의 요소로 작용합니다. 결국 그녀의 힘과 그의 작곡은 상호보완적으로 이 앨범의 완성도를 높여줍니다.

 

앨범은 전반적으로 익숙하고 흥겨운 블루스적 색채를 유지했습니다. 그녀가 40년의 음악 생활 동안 꾸준히 보여준 느낌을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주제 역시 일치합니다. 그럼에도 더 세련되게 들리는 이유는 베이스 연주에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이전의 앨범보다 베이스의 비중 혹은 사운드가 커졌음을 느낄 수 있고, 이 그루브가 앨범을 흥겹게 만들고 있다는 것입니다. 영원히 노래하고 싶다는 그 지속력은 이제 스태플스의 상징과도 같습니다.



[노예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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