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영화를 가장 영화답게 만드는 것, 분장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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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잘 만들었던데!"
영화에 대한 정보가 가장 많이 흐른다는 곳. 영화를 관람한 관객이 탑승한 엘리베이터, 또는 화장실에서 당신은 위와 같은 평가를 종종 들어봤을 것이다. 그렇다면 잘 만든 영화란 무엇일까? 대부분 관객의 뇌리에 남는 것은 배우의 연기와 감독의 연출 정도니, 영화가 받는 평가의 중심도 이와 같은 요소일 것이다.
하지만 영화를 구성하는 것은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영화를 제작하는 데는 꽤 많은 요소가 필요하다. 영화 속 세계의 현실성을 구축하기 위해서 배경을 설득력 있게 꾸미는 미술부터 촬영 조명, 음향까지, 정말 다양한 예술의 집합체가 영화라고 할 수 있다. 필자가 학회 활동을 했을 때 전문적으로 제작한 영상도 아닌, 10여 분 정도의 짧은 드라마를 제작하는데도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이 정말 많았다.
소품 준비는 말할 것도 없고 영상을 제작하는 데 조명이 그렇게 중요한지 촬영을 하면서 깨달았다. 흔히 우리가 말하는 '옥에 티'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제작진 모두가 설정과 소품, 음향까지 정말 세세하게 확인한다.
분장(扮裝)도 마찬가지다. '등장인물의 성격, 나이, 특징 따위에 맞게 배우를 꾸미는 것 또는 그런 차림새'라는 사전적 의미를 가지고 있는 이 요소도 영화에서 필수적이다. 그냥 지나칠 수 있는 부분일 수 있지만, 캐릭터가 영화 속에서 살아 숨쉬기 위한 모든 과정이 이들의 손에서 출발한다는 것을 알면 분장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영화 속 인물이 마치 이 세상 어딘가에 존재할 것 같은 느낌을 관객들에게 주기 위해서 분장은 꼭 필요하다. 즉 분장은 곧 영화를 가장 영화답게 만드는 작업인 것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영화를 완성하는 사람들
하지만 대부분의 제작진이 그렇듯,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람들은 대게 주목받지 못한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이 작품에 얼마나 필요한 존재인지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필자가 직접 영상 제작에 참여해보고 나서야 스크린 뒤에는 수많은 사람의 노력이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처럼 말이다. '영화의 얼굴창조전'은 무대 뒤에서 땀 흘리는 제작진, 그중 분장 스태프들의 활동을 들여다볼 수 있는 전시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우연한 기회에 매력을 느껴 분장 도구를 잡게 됐다는 조태희 분장감독. 그의 개인전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 전시는 영화 <엽기적인 그녀>부터 최근 개봉한 <안시성>까지 그의 손을 거친 모든 캐릭터들의 분장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우리는 배우와 영화 속 캐릭터의 이질감을 어떻게 지우는지 알 수 있다.
'분장'이 단순히 메이크업이 아닌 한 작품의 캐릭터 이미지를 완성하는 고도의 기술임을 말하고 싶었다는 그의 말처럼, 관객들도 전시를 통해 배우가 완전히 다른 캐릭터가 되는 과정을 보며 분장이 가진 예술적 의미를 되돌아보고 발전 방향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배우가 자신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영화 속 인물로 다시 태어나는, 어쩌면 영화의 시작이라고도 할 수 있는 분장은 이제는 하나의 예술 분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단순히 얼굴을 꾸미는 화장이 아닌 스크린에 캐릭터를 녹여내는 예술의 영역, 분장. 그 예술의 영역을 조금 더 알고 싶다면 '영화의 얼굴창조전'을 통해 한국영화와 함께 발전한 분장의 역사를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
영화의 얼굴창조展- 한국 영화 분장의 방대한 기록 -일자 : 2018.12.29 ~ 2019.04.23시간11:00~20:00 (19:00 입장마감)연중무휴장소아라아트센터 B1~B4티켓가격성인 15,000원초중고교생 10,000원(미취학아동 무료입장)주최㈜하늘분장관람연령전체관람가[조수경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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