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엄마도 그럴 거야, <서치> [영화]

글 입력 2018.10.26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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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현실 사이


딸이 사라졌다. 경찰은 수사에 착수했고, '마고'의 실종소식도 세간에 알려지게 되었다. 인터넷상에서는 조금만 그럴듯해 보이는 주장들이 쉽게 받아들여져 빠르게 퍼져나가기도 했다. 근거 없는 이야기들이 진실로 둔갑한 채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한 것이다. 그중에는 아버지를 범인으로 모는 이야기도 있었다. 보도된 사진과 인터뷰를 짜깁기하여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처럼 보이게 만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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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국민의 주목을 끈 그 실종 사건은, '마고'가 성범죄자에게 성폭행 당한 뒤 살해되었다는 결론으로 마무리되는 듯 보였다. 안타가운 '마고'의 소식에 많은 사람들은 ‘마고’를 추모하는 운동을 펼쳤다. 그러나, 이 캠페인을 개인의 사사로운 이익을 위해 악용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마고’와 별로 친하지 않다던 한 학생이 ‘마고’와 절친이었다는 거짓된 발언과 함께 소식을 듣고 오열하는 영상을 유튜브에 올린 것이 대표적이다. 현실과 아주 흡사한 이 장면은 관객들로 하여금 씁쓸한 미소를 짓게 만들었다.


영화 속의 SNS 이용자들은 해시태그 운동에 참여하면서 무고한 피해자를 오래오래 기억하겠다는 의지를 다잡았고,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사건으로 향하게 했다. 하지만, 사람들의 관심을 악용하는 사례도 하나 둘 생겨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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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갑거나, 뜨겁거나



디지털 화면으로만 전개되는 영화의 특성은 매우 독특했으며, 참신했다. 이렇듯, 선례가 없던 연출을 가진 영화였기에 대중의 관심을 얻은 건 자연스러운 일이었겠지만, 영화가 오직 ‘기발한 연출작’에만 머물렀다면 이처럼 대단한 흥행을 기록하진 못했을 것이다. 흥행의 원동력에는 분명 이야기가 가진 힘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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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과 아빠의 갈등은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해소되었고, 서로만을 생각하던 둘 사이의 서툴고 투박한 사랑은 차가운 디지털 화면과 맞물리면서 더 빛을 발했다. 영화 막바지에 이르러서야 보낼 수 있게 된 이 문자 메시지는 사건 전의 상황을 다시금 상기시키면서 감동을 자아냈다. 또한 이 장면을 통해 딸이 무사히 살아돌아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에 긴장감도 더 극에 달할 수 있었다.


'가족' 이야기라는 흔한 소재가 전례없던 색다른 연출과 만나, 독특한 효과를 이루어냈다. 제 3자 입장에서 담담히 사건을 바라보는 것 같기도 하고, 나의 시각에서 사건을 경험하는 것 같기도 한, 이중적인 느낌을 주었다. 어쩔 땐 차갑고, 어쩔 땐 뜨거운 감정들, 그리고 차가운 화면과 따뜻한 가족애가 이 영화가 사랑받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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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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