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아름다운 색소폰 선율, 선입견을 깨다 [공연]

글 입력 2018.03.08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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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소폰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장면은, 고등학교 축제 중 학교 선생님의 색소폰 연주 무대였다. 모두에게 익숙한 “Moon River”를, 배운 지 얼마 안 된 서툰 실력으로, 비록 삑사리가 좀 나지만 학생들을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해 연주해주시던 그 모습이 아직 기억에 남아있다. 그때 받은 색소폰에 대한 첫인상은, 금관악기라서 연주하기 되게 어려운가 보다(나중에야 색소폰은 목관악기로 분류된다는 사실을 알았다), 엄청 무거워 보이는데 들기 힘들 것 같다, 어른 되면 취미로 색소폰도 하나보네, 이런 얄팍한 정도였다.

그 다음 색소폰과의 조우는 영화나 유튜브 영상, 사진 등 모두 디지털화된 화면과 소리를 통해서만 이었다. 그마저도 딱히 색소폰에 관심은 없지만 어쩌다가 재즈 영화를 볼 때 스치듯이 보는 정도뿐이었다. 이러다보니 내게 색소폰은 셔츠 입고 선글라스를 낀 중년의 남성 연주가가 어두침침한 라이브 바의 무대 같은 곳에서 묵직한 소리로 리듬을 타며 연주하는 모습, 이런 이미지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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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금호아트홀 색소폰 독주회가 열린다는 말을 들었을 때 좀 의아했다. 색소폰이 독주를 할 수 있는 악기였다니, 그것도 클래식이라니, 가능한가? 그만큼 내가 색소폰에 대해 알고 있는 건 턱없이 적었던 것이다. 게다가 젊은 여성 연주가라니. 색소폰은 중년 남성이 연주하는 악기라는 나의 근거 없고 부끄러운 선입견이 자각되는 순간이었다. 여러 가지 혼란과 호기심을 갖고 유튜브에서 틀어본 파테예바의 연주 영상은 나에게 새로움,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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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다, 거칠지 않다. 그러면서도 화려하다. 한 악기에서 이런 소리까지 끌어낼 수 있다는 게, 이렇게 다채로운 색이 보인다는 게, 놀라웠다. 그동안 들어온 색소폰 소리는 그 유명한 고전 팝송 “Careless Whisper”(제목만 봐서는 모르는 이도 앞에 10초만 들어보면 다 아는 그 노래 맞다)의 도입부에 나오는 소리밖에 몰랐기에 색소폰에서 이런 음색도 나온다는 게 그저 놀라웠다. 클라리넷과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그보다 무겁고, 오보에와 닮은 것 같지만 그보다는 두껍다. 그러면서 기존에 들어왔던 색소폰보다는 투명하고 섬세하다. 난생 처음 들어보는 소리의 세계였다.

그 소리를 오는 15일 목요일, 유튜브를 통해서가 아니라 실제로 들을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레어 온다. 클래식 색소포니스트 파테예바의 연주는 색소폰을 둘러싼 수많은 선입견들을 그 아름다운 선율로 깨어내고, 우리를 새로운 소리의 세계로 초대할 것이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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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샤 파테예바 Saxophone
- 금호아트홀 아름다운 목요일 -


일자 : 2018.03.15(목)

시간
오후 8시

장소 : 금호아트홀

티켓가격
전석 50,000원

주최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관람연령
취학 아동 이상

공연시간 : 100분
(인터미션 : 15분)




문의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02-6303-1977





색소폰에 대한 짤막한 지식

1. 색소폰은 금빛이라 금관악기로 생각하기 쉬운데 발성 원리에 따라(나무 리드를 통해 발성) 목관악기로 분류된다.

2. 색소폰의 이름은 발명한 사람, 아돌프 삭스(Adolphe Sax, 1814~1894)의 이름을 따서 붙여졌다. 본래 클래식 악기로 발명되었으나 현재는 재즈 악기로 더 유명하다.

3. 색소폰의 종류는 10개 정도가 있지만, 소프라노·알토·테너·바리톤 이 4종류가 가장 많이 연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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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소프라노, 알토, 테너, 바리톤 색소폰
 

[김해랑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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