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재미있는 상상, 알렉산더 지라드_디자이너의 세계

글 입력 2018.01.12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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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상상, 알렉산더 지라드_디자이너의 세계

알렉산더 지라드 디자이너의 세계 공식 포스터.jpg
 

‘아트인사이트’의 문화초대로 ‘알렉산더 지라드_디자이너의 세계’ 전시회를 관람 하게 되었다.

알렉산더 지라드(1907-1993)는 20세기 모더니즘 디자인을 대표하는 예술가로 당시의 인테리어, 건축, 가구, 소품, 텍스타일 등 폭넓은 디자인 분야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상업디자이너이다. 전시의 구성은 크게 ‘인테리어 디자인’, ‘색, 패턴, 텍스타일’, ‘기업에서 토털디자인으로’, ‘수집과 설치’ 이렇게 4부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부문마다 가지고 있는 이야기가 있고, 그에 따라서 지라드의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



1. 알렉산더 지라드의 어린시절, "파이프 공화국"

Alexander Girard on the La Chaise lounge chair.jpg
 

전시장 한 가운데 마련된 작은 공간이 하나 있다. 바로 ‘파이프 공화국’이다. 부모님에 의해서, 10살의 지라드는 잉글랜드 기숙학교로 가게 되었다. 그곳에 머무는 어언 7년이라는 시간동안 어린 지라드는 상상의 나라 ‘파이프 공화국’을 만들며 시간을 보냈다. 전시장에서는 지라드가 만들어낸 파이프 공화국의 지도, 우표, 돈, 통장, 상징물, 기호 등을 볼 수 있다. 이 공간은 지라드에 대한 첫인상이 만들어진 순간이기도 하다. 하나의 나라를 만들고, 구체적인 상징까지 만들어낸 그의 상상력이 신기하면서도 감탄스러웠다.



2. 배색의 조화, "텍스타일"

Ribbons No. 541, fabric sample, 1957, 60 x 60 x 0,5 cm.jpg
 

지라드는 앞서 설명한 것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지만, ‘색, 패턴, 텍스타일’ 부문에서 볼 수 있듯이 ‘텍스타일’디자인에서 가장 두드러진다. 1952년 지라드는 ‘허만 밀러’사의 텍스타일 디자인 디렉터로 근무했다. 다양한 텍스타일들은 우리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간단한 패턴부터 복잡한 패턴까지.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텍스타일의 색깔이 아닐까 싶다. 가까이 들여다보면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도, 멀리서 전체를 보면 참 잘 어울리는 색 조합이다. ‘파이프 공화국’에서 만난 지라드의 상상력이 그 진가를 발휘하는 순간이었다. 텍스타일을 보며 오직 알렉산더 지라드만이 가진 유일한 ‘색깔’을 감상할 수 있었다.

 

3. "무대로서의 인테리어 디자인"

Alexander Girard working on the corporate design for Braniff International Airlines, 1965.jpg


인테리어가 무대가 될 수 있다. 참 이해하기 힘든 말이다. 어떻게 인테리어가 무대일 수 있다는 것일까? 우리 집을 예로 생각 해 보자. 나의 경우, 인테리어는 공간 활용을 어떻게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더 넓어 보이고 깔끔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그 다음이 ‘미’적인 부분이다. 하지만 지라드는 인테리어가 무대라고 말 한다. 그의 집을 한번 둘러보자. 디자이너 답게 세련되고, 큰 공간을 아름답게 잘 활용한 것처럼 보인다. 사실 ‘무대’라고 칭할 만큼 특별한 것은 없어 보였다.

하지만 그의 거실 한복판에는 조금 눈에 띄는 공간이 있다. 바로 ‘소파’다. 전시장 중반부에는 실제 지라드의 거실 소파를 재현해 놓은 공간이 있다. 나는 소파에 앉는 것 뿐인데, 마치 무대로 올라가는 듯한 느낌이 든다. 직접 그 소파에 앉아 보니 “무대로서의 인테리어 디자인”이라는 그의 말이 이해되었다. ‘집이라는 공간이 하나의 예술로 바뀔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으며, 무대로서의 인테리어 디자인, 단순한 ‘미’와 편리성을 넘어서서 그가보여준 인테리어의 새로운 개념은 정말 인상깊었다.



4. 다양한 태양의 모습 "La Fonda del Sol"

La Fonda del Sol matchbox designs, 69,5 x 84,6 x 2,7 cm.jpg
 

‘타임 앤 라이프 빌딩’ 1층에 ‘라 폰다 델 솔’이라는 레스토랑이 있다. ‘La Fonda del Sol’. 스페인어로 ‘태양의 숙소’라는 뜻이다. 이 레스토랑은 좀 특별하다. 단순한 식사의 공간을 넘어서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많은 곳이다. 이 특별한 레스토랑을 지라드가 디자인 했다. 도면부터 식기까지 그의 손은 거치지 않은 것이 없다. 그렇기에 특별한 레스토랑은 더욱 특별해지고 레스토랑 이상의 의미를 가진 것이 아닐까 싶다. 전시장에서는 레스토랑의 뜻처럼 ‘태양’의 모습을 한 디자인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태양’이라는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이렇게 다양하고 화려한 모양으로 디자인 할 수 있다는 것이 참 놀라웠으며, 다양한 형태에서 색깔까지 갖춘, 실용성과 아름다움을 모두 만족한 식기도 볼 수 있었다.


“Color has Power”




5. 10만점의 "포크아트"

Wooden Doll. ca. 1952, 27,5 x 7,5 x 4,7 cm.jpg
 

‘포크아트’. ‘톨페인팅’이라고도 불리며 유럽과 미국에서는 오래전부터 일반화 된 공예의 한 기법이다(네이버 지식백과_두산백과). 전시장 곳곳에는 이런 포크아트를 쉽게 볼 수 있다. 지라드는 16세부터 포크아트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처음은 17세기 이탈리아 성탄화를 선물하곤 했던 할아버지의 영향이 있었지만, 많은 도시에서의 생활은 수집의 열정을 더욱 높여주었다.

그는 생을 마감하기 전까지 10만점 이상의 포크아트를 수집했다고 한다. 그가 수집한 포크아트는 그의 디자인에 어떤 영향력을 끼쳤을까? 전시장에서 구입한 ‘알렉산더 지라드 도록’에 보면 이런 글이 나와있다. “포크아트의 가장 큰 특징은 연속성과 변형의 원리, 다시 말해, 기본 패턴과 모티프가 반복되며 만들어 내는 지속적인 다양성이다. 이 원리는 지라드가 작업한 가장 다양한 분야에서 드러난다. 예를 들면, 그의 목각인형은 재미있는 장식용 인형이지만, 동시에 ‘호피족’의 ‘카치나 인형’이나 일본의 ‘코케시 인형’의 먼 친척으로 볼 수 있다. (중략) 지라드가 선명한 순색을 선호하는 것도 화려한 색의 포크아트나 민속 풍습과의 관련성을 보여준다.”

망자의 날’ 전시 부분에서 보면 어두운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재치를 잃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처럼 그는 ‘재치’를 잃지 않았다. 또한, 포크아트를 보면 그의 상상력이 설명되기도 한다.





전시장에 입장하면서부터 나올 때 까지 한 순간도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의 발자취를 따라 감상했던 디자인, 작품들은 오직 알렉산더 지라드만이 가진 색깔을 보여주었다. 간단하면서도 복잡하고, 복잡하면서도 간단한 그의 작품들을 하나하나 들여다보는 재미가 있었고 전시가 끝나는 순간, ‘알렉산더 지라드’라는 영화를 한 편 본 듯한 느낌이 들었다.


KakaoTalk_20180112_230658214.jpg
 

[나정선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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