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겨울 속 풍요를 위하여, 예르미타시박물관展

글 입력 2018.01.10 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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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12월부터 예르미타시박물관展이 한창이다. 국립 예르미타시박물관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위치하며 영국의 대영박물관과 프랑스의 루브르박물관과 더불어 세계 3대 박물관으로 손꼽힌다. 또한 예르미타시박물관은 프랑스를 제외하면 전 세계에서 가장 방대한 프랑스 미술품을 소장한 박물관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예카테리나 2세를 비롯한 로마노프 완조의 황제들과 러시아 귀족들이 열성적으로 프랑스 미술품을 수집한 결과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앙리 루소와 클로드 모네 등 프랑스 거장들의 회화와 조각, 소묘작품 89작을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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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 푸생, <십자가에서 내림>, 1628~1629
캔버스에 유채, 예르미타시박물관 소장
©The State Hermitage Museum, Saint-Petersburg, 2017


 누구나 마음속에 지니고 있는 미술작품 하나씩은 있지 않을까 싶다. 나의 경우는 모네의 ‘수련’ 작품이 그렇다. 어린 시절 (아마도)오르세展에서 모네의 ‘수련’을 본 이후로 내 마음속 단 하나의 미술품은 쭉 ‘수련’이었다. 이 작품은 수련 연작 중 비교적 밝지 않은 다소 밋밋한 작품이었는데(심지어 수련이 피어 있지도 않다.) 강에 비친 희미한 나무의 모습, 너무 쨍하지 않은 적당한 빛이 한 대 어우러져 환상의 색감을 자아내고 있다. 이 날 샀던 수련 작품이 표지로 되어있는 두꺼운 노트는 어린 마음에 아까워 몇 장 못 쓰고 아직까지 내 방 책장에 그대로 꽂혀있다. 사실 이런 나만의 작품은 가끔 그 날만의 강렬했던 그 감상이 그리울 때 꺼내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이로 인해 본의 아니게 미술작품을 편식하게 되는 단점 또한 가지고 있다. 이런 인상주의 작품이 아니라면 그저 내 흥미에서 벗어나버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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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르미타시박물관 겨울 궁전 전경


 이번 전시는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고전주의 미술작품을 다루는 1부를 시작으로 로코코와 계몽의 시대 작품을 다루는 2부, 낭만주의 작품을 다루는 3부를 거쳐 인상주의와 그 이후의 작품을 다루는 4부로 끝이 난다. 이번 전시를 통해서 나의 미술편식을 조금 고쳐볼까 한다. 올리브 편식을 고친 후 더 많은 음식을 즐길 수 있게 된 것처럼 미술편식을 고치면 더 많은 작품들을 순수한 눈으로 깊이 즐길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편견 없는 기호는 나를 더 행복하게 한다.

 또한 이번 전시를 통해 사진의 시대를 지나 영상의 시대에 그림만이 가지는 힘에 대해 생각하고 느끼고 싶다. 그리고 어린 시절 모네의 수련이 나에게 다가왔던 그 때처럼 또 다른 작품들을 마음에 담고 싶다. 그렇게 마음에 점점 많은 작품들이 담기게 되면 나는 조금 더 풍요로운 사람이 되어있지 않을까. 지금 당장 러시아 혹 프랑스를 갈 수 없다면 국립중앙박물관으로 향하는 것이 좋겠다.


※ 국립중앙박물관 홈페이지 ‘예르미타시박물관展, 겨울 궁전에서 온 프랑스 미술‘ 창에서 전시품 해설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으니 참고하실 분은 참고하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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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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