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살다보면 살아진다, 한(恨)의 뮤지컬 [공연예술]

창작 뮤지컬 [서편제]의 귀환
글 입력 2017.07.10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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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서편제]가 3년만에 돌아온다.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든든한 캐스팅 발표와 함께 2017년 [서편제]는 기분 좋은 시작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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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리꾼의 길을 걸어가는 ‘송화’역에는 초연부터 함께했던 이자람, 차지연 배우, 그리고 새로 합류한 국립창극단 소속의 이소연 배우가 캐스팅 되었다. 평생 송화를 향한 그리움 속에 살지만 송화와는 대척점에 있는 인물인 ‘동호’역은 스타성과 실력을 겸비한 강필석, 김재범, 박영수 배우가 맡았다.

   [서편제]의 소재는 ‘판소리’다. 뮤지컬로서는 이색적인 소재다. 동명의 원작 영화를 바탕으로 하는 이 뮤지컬은 소리를 업으로, 운명으로 지고 살아가는 길을 택한 소녀 송화의 이야기다. 이복동생 동호를 비롯한 세간의 시선은, 아버지의 뒤를 이어 판소리를 업으로 택한 송화의 삶을 희생이라고 여기지만 그녀는 그 자체를 자신의 인생으로 받아들인다. 그런 송화의 태도를 가장 잘 보여주는 넘버가 바로 '살다보면'이다.





혼자라 슬퍼하진 않아
돌아가신 엄마 말 하길
그저 살다보면 살아진다
그말 무슨 뜻인진 몰라도
기분이 좋아지는 주문 같아
너도 해봐 눈을 감고 중얼거려

그저 살다보면 살아진다
그저 살다보면 살아진다

눈을 감고 바람을 느껴봐
엄마가 쓰다듬던 손길이야
멀리보고 소리를 질러봐
아픈내마음 멀리 날아가네


소리는 함께 놀던 놀이
돌아가신 엄마 소리는
너도 해봐 눈을 감고 소릴 질러

그저 살다보면 살아진다
그저 살다보면 살아진다
눈을 감고 바람을 느껴봐
엄마가 쓰다듬던 손길이야
멀리보고 소리를 질러봐
아픈내마음 멀리 날아가네



   넘버 하나하나가 모두 매력적이지만 '살다보면'은 단연 [서편제]에서 가장 사랑받는 넘버이다. 판소리라는 전통적인 소재, 그리고 현대와는 먼 시대적 배경을 가지고 있지만 이 넘버는 시대를 초월하는 위로를 가져다 준다. 자신이 선택한 판소리라는 길에서 가지게 된 한(恨)을 증오가 아닌 어떠한 경지로 승화시키는 모습은 치열한 세상을 살고 있는 현대인에게 절절한 울림으로 다가온다.

   장마가 시작되는 한 주다. 비에 젖은 풍경에 우울함이 몸을 지배한다면, 혹은 해결하기 어려운 일이 닥쳤다면 [서편제]의 이 노래처럼 눈을 감고 되내어 보는 건 어떨까. 살다보면, 살아진다.


[정주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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