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익숙함과 새로움 사이 바로크 음악의 진면목 - 'Totally Baroque'

글 입력 2017.03.01 23:29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바로크 음악
유럽을 중심으로 16세기 말에서 18세기 중기에 이르는 약 150년간의 음악
<두산백과 : ‘바로크 음악’ 검색 결과>



‘바로크 음악’이라는 말은 중학생 때부터 들었던 것 같다. 음악교과서에는 꼭 바로크 음악에 관한 이야기가 실려 있었고, 비발디, 바흐, 헨델 같이 유명한 작곡가들도 몇 명쯤 기억에 있다. 그래서 일까? 음악적 특성을 설명할 말주변은 없는데, 연주회 내내 듣는 음악은 낯설지 않았다.



텔레만 | Georg Philipp Telemann
Fantasia No.3 in b minor (보이스 리코더 솔로)
Recorder Sonata in C Major TWV 41:C5 (알토 리코더, 하프시코드)

쿠프랭 | Louis Couperin
              Suite in C (하프시코드 솔로)

폰타나 | Giovanni Battista Fontana
Sonata Terza (소프라노 리코더, 하프시코드)

셰데빌 | Nicolas Chedeville
Il Pastor Fido in G minor Op.13 Nr.6 (알토 리코더, 하프시코드)
    
Intermission

헨델 | Georg Friedrich Händel
Recorder Sonata in A minor HWV 362 (알토 리코더, 하프시코드)

바벨 William Babell / 헨델 G.F.Händel (하프시코드 솔로)
Opera ‘Rinaldo’ 中
The Overture of Rinaldo
Lascia ch-io pianga    
Vo' far guerra

코렐리 | Arcangelo Corelli
Sonata in D minor Op.5 No.12 'La Folia' (소프라노 리코더, 하프시코드)



 리코더라는 악기도 그랬다. 초등학교 때부터 음악시간에 다루던 플라스틱 악기. 나는 리코더를 좋아했기에 리코더 시험은 늘 점수를 잘 받는 편이었다. 초등학교 때부터 어떻게 생겼는지, 어떻게 부는지, 어떤 소리가 나는지 다 알고 있던 악기였는데, 전문연주자가 잡은 리코더는 전혀 다른 악기로 다가왔다.


염은초.jpg
 


‘그저 네 실력이나 뽐내러 무대에 선 것이 아니며, 돈을 낸 관객에게 연주를 보여주러 왔다는 걸 잊으면 안 된다. 관객과 소통하면서 곡에 담긴 너의 감정과 이야기를 전달해야 한다. 매 공연을 헌정하듯, 관객에게 아름다운 밤을 선사해야 한다는 걸 기억하라’고 말씀하셨어요. 연주에 임하는 제 마음가짐부터 틀렸다는 말에 무척 놀랐죠. 그 이후론 무대 매너부터 얼굴표정, 제스처, 작품의 서사에 따라 이미지를 어떻게 그려낼지… 연주에 필요한 모든 퍼포먼스를 배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리코디스트 염은초는 굉장한 연주 실력과 퍼포먼스로 청중의 눈과 귀를 모두 사로잡았다. 내가 알던 리코더가 그녀의 손에서는 때로는 슬프게, 때로는 기쁘게, 때로는 웅장하게, 때로는 청아하게 그 음색을 뽐냈다. 그저 연주할 수 있을 텐데, 그녀는 청중과 눈을 맞춰가며, 표정으로 몸짓으로 곡을 표현해가며 청중들과 소통했다. 그녀의 호흡이 리코더를 통해 청중의 귀로 들어오는 순간 청중들은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리코더라는 악기에 매료되었다. 연주회장에서의 리코더는 내가 알던 리코더와 확연히 달랐다.


염은초 콘서트 표지.jpg

 
연주회장을 들어선 순간 눈에 띈 악기는 하프시코드였다. 리코더는 연주자가 들고 입장하기에 찍을 수 없었지만, 하프시코드는 건반악기기 때문에 설치가 돼있었기 때문이다. 하프시코드를 알게 된 것도, 실제로 본 것도 처음이었기에 저 악기에서 어떤 소리가 날지 무척 궁금했다. 분명 아날로그식 악기처럼 생겼는데, 전자오르골 같은 소리가 났다. 표현할 글재주가 없는 게 안타까울 정도로 색다른 음색의 건반악기가 좋았다. 하프시코드의 음색 위에 리코더의 청아한 음색이 올라가자, 둘의 조화가 너무 잘 어울려 넋을 놓고 들을 수밖에 없는 음악들이 탄생했다.

연주회는 악기들과 곡 모두 익숙함과 새로움 사이 어디쯤이었다. 나에게 너무도 친숙한 악기와 새로운 악기가, 나에게 익숙하면서도 낯선 음악들을 들려주었다. 왜 바로크 음악을 들려주기에 두 악기가 적절한지, 왜 두악기의 듀오 콘서트였는지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염은초 콘서트 티켓.jpg
 

[김마루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8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