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알폰스 무하 展 - 자연을 담다, 대중에 담기다 [전시]

글 입력 2016.12.14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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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는 <알폰스 무하 – 모던 그래픽 디자인의 선구자 展>에 다녀왔다. 지난 2013년에 열렸던 무하 전 광고를 보고 그에 대해 알고는 있었는데, 작품을 직접 본 것은 처음이었다.


2016 알폰스무하-Woman_with_Daisy_textile.jpg
 

그가 시대를 잘 타고 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양과 서양이 연결되고, 서로에 대한 호기심으로 예술이 융합되기 시작할 때 마침 이러한 영향을 바탕으로 독보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해나간 작가인 것 같다. 예술가로서 살아있을 때 화려하게 인정받고 사후에도 기억되기 싶지 않은데. 그러나 그의 작품을 보면, 그것이 지니는 가치를 보면 수긍이 간다. ‘무하 스타일’을 글로 표현할 수 있을까? 그의 작품은 접근 불가의 영역처럼 보이진 않으면서도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상업적 이용에 완벽하게 적합한 것 같다. 길쭉한 패널, 대칭, 완벽한 곡선, 프린팅 된 듯한 깔끔한 채색. 그의 스타일은 현대적 관점에서 보았을 때에도 이미 세련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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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화가로서, 그리고 광고 아트 디자이너로서의 그의 작품을 보면, 한 장의 그림으로 서사를 표현해내는 능력에 감탄하게 된다. 드라마틱한 포즈와 표정 묘사, 화려한 색채와 어느 하나 똑같은 것이 없는 다양한 패턴들, 확실히 시대를 앞서 갔다는 생각이 든다. 초콜렛, 과자, 유아식, 이런 것들을 광고하는 데에 이렇게 아름다운 디자인을 사용한다는 생각을 그 시절에 누가 했겠는가? 분명 대중을 향한 예술은 ‘저급 예술’이라며 비판하는 사람도 당시에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상업에 예술의 영역을 거의 최초로 끌어들였다는 점에서, 그는 독보적이고 가치 있는 아티스트다. ‘만인의 예술가’라는 칭호를 얻을 정도로 미술의 대중화를 이끌었던 알폰스 무하. 좋은 현상일까? 미술이 대중성을 얻기 시작한 이후부터 ‘어디까지가 미술인가’라는 의문은 피할 수 없게 되었지만, 덕분에 ‘서민’인 내가 이렇게 마음껏 전시를 관람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도 부정할 수 없다.


2016 알폰스무하-백일몽.jpg
 

그의 작품이 특히나 아름다운 이유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극대화시켰다는 점 때문이 아닐까? 꽃, 달, 별, 여성, 곡선, 이러한 것들에는 거부할 수 없는 미적 끌림을 느끼게 된다. 그가 새로운 예술이라는 뜻의 ‘아르누보 Art Nouveau’ 예술가라고는 하지만 결국 그의 테마는 자연으로 회귀하였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그리고 이러한 본능적 아름다움을 통해 그가 메이저와 마이너, 고급과 저급의 경계를 허무는 수많은 디자인, 장식, 건축을 창조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인간 신체의 놀라운 시… 그리고 꽃, 잎사귀, 과일로부터 나오는 선과 색채들의 음악은 우리의 눈과 감각의 가장 분명한 선생님이다.
 

2016 알폰스무하.jpg
 
 
한 편의 다큐멘터리 같았던 전시 구성의 마지막, ‘무하 스타일 이후의 이야기’ 섹션에서는 그의 작품 스타일이 1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얼마나 일상생활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영화, 사진, 만화… 나는 알폰스 무하 예술의 세계에 살고 있구나,를 깨달았다. 자연에서 시작된 그의 예술, 그리고 대중에게 성큼 다가선 그의 스타일. 무하는 그래서 거장이고, 선구자다.



채현진_에디터9기.jpg
 

[채현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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