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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Opinion] '박멸'이라는 말이 향하는 곳은 어디인가 - 연극 '노인박멸' [공연]
‘노인박멸’이라는 제목은 노인과 노화를 없는 것으로 취급하는 사회의 모습을 꼬집는 듯하면서도, 동시에 우리 안에 있는 노화를 외면하고자 하는 마음을 떠올리게 한다. 극은 80대 노인 정복이 나이를 먹으며 인지증을 겪고, 가족들의 돌봄을 받다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과정과 그 이후를 다룬다. 정복을 비롯한 배우들은 각자 자신의 실제 나이와 조금씩 어긋나는 나이의 배역을 연기한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아이처럼 기저귀를 차고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노인처럼 얼굴에 밀가루를 바른다. 아이와 노인, 청년의 이미지가 한 몸에 겹치는 이 모습은 노화가 사회 안에서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해 보도록 만든다.
연극은 성인용 기저귀를 입은 13명의 배우에게서 시작된다. ‘노인박멸’이라는 강렬한 제목만큼이나 당황스러운 장면 앞에서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생각하고 있으면, 한 배우가 머리에 밀가루를 뒤집어쓴다. 얼굴을 새하얗게 만들고 머리카락을 희게 만든 뒤, “이 사람은 80대 노인입니다.”라고 선언한다. 이후 차례로 중년 역할을 맡은 배우들이 얼굴에 밀가루를
by
노미란 에디터
2026.09.15
리뷰
공연
[Review] 하늘, 바람, 그리고 사랑이라는 글자 - 사운드 플래닛 페스티벌 2026
음악과 바람 사이, 경계가 사라지던 순간
하루하루 지내다 보면 생각보다 파란 하늘을 볼 일이 많지 않다. 아니, 사실 파란 하늘을 보고 싶은데 보기 어렵다는 말이 맞겠다. 낮 동안에는 건물에 콕 박혀 있다가,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 지하철을 타고 겨우 지상으로 나오면 이미 하늘은 어둑어둑하다. 사실상, 노을 지는 하늘을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운 좋은 날이다. 가을의 초입, 하늘은 파랗게 높아지는데
by
유지현 에디터
2026.09.15
리뷰
공연
[Review] 기억은 몸에 남는다 - '뉘엿 뉘엿 - 아스라히'(아함아트프로젝트) / 제29회 서울세계무용축제 SIDance 2026
‘저묾’은 끝이 아니라 가장 선명해지는 순간
이제 세상은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소통할 수 있게 됐다. 휴대전화 화면만 켜면 지구 반대편 사람과 실시간으로 대화하며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사람들과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시대이다. 그러나 기술은 우리를 연결했다고 해서 우리가 정말 연결됐다고 말할 수 있을까. 올해로 29회를 맞은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는 바로, 이 질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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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민 에디터
2026.09.15
오피니언
영화
[Opinion] 나에게는 과거, 너에게는 현재 - THE DRAMA 더 드라마 [영화]
어쩌면 사랑은 상대의 과거를 모두 아는 것이 아니라, 그 과거가 나에게 현재가 되었을 때에도 이 사람을 선택할 것인지 결정하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 선택은 결국 둘이 하는 것이다.
결혼을 앞둔 찰리와 엠마는 함께 시간을 보내며 소소한 일상을 즐기는 커플이다. 특별할 것 없는 두 사람의 관계는 결혼을 준비하면서 조금씩 달라진다. 서로가 의도하지 않았던 진실과 성격이 드러나면서 작은 문제는 점점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영화보다 먼저 시작된 ‘연인 테스트’ 이 영화에서 먼저 흥미로웠던 것은 마케팅 방식이었다. 청첩장 형식의 홍보물부터 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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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빈 에디터
2026.09.14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정말 무서운 건 니키가 아니다 - 옵세션 [영화]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은 억지로 만든다고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 이 글에는 영화 <옵세션>의 결말에 대한 언급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개봉 전부터 SNS에서 <옵세션>의 클립을 정말 많이 봤다. 짧은 장면들이 알고리즘을 타고 계속 흘러 들어왔는데, 보통 영화를 보기 전에 너무 많은 장면을 접하면 오히려 흥미가 떨어지기 마련이다. 그런데 <옵세션>은 반대였다. 클립을 볼수록 앞뒤 맥락이 궁금해졌다. 저 장면 앞에는 무
by
김지현 에디터
2026.09.14
리뷰
공연
[Review] 각기 다른 음악의 행성을 여행하다 - 사운드 플래닛 페스티벌 2026
좋아하는 음악을 따라, 또 낯선 음악을 따라 음악의 행성을 찾아다니는 페스티벌
음악 페스티벌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일까.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공연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것도 물론 좋지만, 평소라면 찾아 듣지 않았을 음악을 우연히 마주하고 전혀 다른 분위기의 무대를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는 점 역시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사운드 플래닛 페스티벌은 지난해 롤링홀 개관 30주년을 기념해 처음 개최된 음악 페스티벌이다. 올해는 ‘M
by
곽미란 에디터
2026.09.14
오피니언
공연
[Opinion] 여성의 삶과 노동을 다시 읽기 - 연극 '역행기' [공연]
한 사람의 삶을 이야기하는 일은, 그 사람이 살아온 경험을 나열하기만 해서는 충분하지 않다. 그 삶이 어떤 시대와 관계 속에서 만들어졌는지, 그리고 무엇이 남아 있고 무엇이 지워졌는지를 함께 들여다보아야 한다. 연극 ‘역행기’는 여성의 노동과 삶을 수메르 신화와 엮어 풀어낸다.
한 사람의 삶을 이야기하는 일은, 그 사람이 살아온 경험을 나열하기만 해서는 충분하지 않다. 그 삶이 어떤 시대와 관계 속에서 만들어졌는지, 그리고 무엇이 남아 있고 무엇이 지워졌는지를 함께 들여다보아야 한다. 연극 ‘역행기’는 여성의 노동과 삶을 수메르 신화와 엮어 풀어낸다. 수메르 신화 속 여신 인안나는 지하 세계를 정복하려다 저승의 여왕이자 자신의 자
by
노미란 에디터
2026.09.14
리뷰
영화
[Review] 어디에나 있고 단 하나밖에 없는 존재, 환희를 만나다 – 환희의 얼굴
소설책을 읽듯 따라가는 환희의 여정
* 해당 리뷰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일부 포함되어 있습니다. 왜 나는 책을 읽고 영화를 볼까? 문득 생각해 본 적이 있었다. 모든 경우를 일반화할 수는 없겠지만, 마지막 페이지를 덮었을 때, 크레딧이 올라갈 때, ‘무언가 설명할 수 없이 머릿속이 새로움으로 가득차는 감각이 좋아서’였다. 내가 생각하거나 경험하지 못했던 또 다른 삶의 단면을 찾아내게 되는 즐
by
신지원 에디터
2026.09.14
작품기고
The Artist
[Labyrinth] 맑아지지 않아도
맑아지지 않아도 오늘의 하늘을 견디는 법
맑아지지 않아도 오늘의 하늘을 견디는 법 1426 * 1264 digital painting
by
윤소영 에디터
2026.09.14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빛과 순간 속으로 [도서/문학]
백수린 「빛이 다가올 때」 감상
빛을 떠올린다면 황홀하고 아름다운 이미지들이 떠오른다. 반짝하고 빛났다가 이내 사라지기도 하는 찰나, 빛은 생의 한 시기와도 의미가 맞닿아있다. 백수린 소설가의 「빛이 다가올 때」는 간호사인 주인공 ‘나’와 여덟 살 차이가 나는 인주 언니의 이야기다. 그들이 친해지기 시작했던 순간과 어쩌면 늦게 찾아온 한 시기를 통과하던 때까지 두 사람이 함께한 시간을 다
by
최승윤 에디터
2026.09.12
리뷰
공연
[Review] 경계 위 '엇'의 울림 - 수림뉴웨이브 2026 [공연]
찰나의 순간, 만남과 헤어짐 사이: 이준 - Golden Hour
수림뉴웨이브 2026 한국음악의 지금을 만나는 '수림 뉴웨이브'가 10주년으로 돌아왔다. 매년 하나의 키워드를 통해 다양한 전통음악을 만나볼 수 있는 공연으로, 올해는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구축한 10인의 전통음악 창작 예술가를 수림문화재단의 시선으로 주목한다. 판소리, 가야금, 서도소리, 해금, 거문고, 타악, 생황, 피리를 갖춘 다양한 라인업은 매주 목
by
윤경주 에디터
2026.09.11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AI 이후의 세계를 경험한 사람들 - 먼저 온 미래 [도서]
2016년 이세돌-알파고 대국 이후 바둑계에 먼저 온 미래
2026 교보문고 인문교양 대상, 장강명 [먼저 온 미래] 책 [먼저 온 미래]가 교보문고 '인문교양 대상'에서 1위를 차지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사실 그게 아니었다면 읽어 보지 않았을 것 같다. 나는 주로 문학이나 에세이를 읽는 편이기에. 다른 독자들도 나처럼 비문학보다 다른 분야를 더 선호하는 듯하다. 교보문고에서 '인문교양 대상'을 새롭게 연 이유도
by
방지수 에디터
2026.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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