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알폰스 무하, 모던 그래픽 디자인의 선구자展

다채로운 무하에 대한 감상
글 입력 2016.12.10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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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폰스 무하, 모던 그래픽 디자인의 선구자展
ALPHONSE MUCHA -THE PIONEER OF MODERN DESIGN GRAPHIC

2016.12.03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2층


2016-11-18 23;53;21.PNG
 


포스터는 더 많은 대중을 계몽하기에 좋은 수단이다.
일하러 가는 그들은 멈춰 서서
포스터를 보게 될 것이고,
정신적인 기쁨을 얻을 수 있다.
거리는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전시장이 될 것이다.

-알폰스 무하



2016 알폰스무하.jpg

 
무하를 알게 된 건, 길고 긴 공강을 도서관에서 보내던 때다. 화집이었던가 미술사 관련 서적이었던가, 책에 수록된 무하의 그림을 보고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뭘 그린 걸까, 어떻게 그렸을까, 어디서 영감을 받았을까란 의문보다 즉각적인 감상이 먼저 나왔다. 이번 무하전을 통해서 많은 고민없이 나왔던 내 반응이 무하가 의도했던 것임을 알게 되었다. 3년 전 무하전이 인기였던 것도 아마 그 때문일 것이다. 그림의 배경을 알 필요도, 무슨 그림인지 한참을 서서 고민할 필요도, 와닿지 않는 작가의 메시지를 찾을 필요도 없이 대중의 감각으로 감상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2016 알폰스무하-Woman_with_Daisy_textile.jpg
Alphonse Mucha,  Woman with a Daisy, 1900


무하전은 시작부터 무하였다. 화려한 패턴과 하얀 벽, 둥근 통로. 무하를 만나기 전에 미리 무하의 스타일을 경험하는 통로 같았다. 첫 번째 섹션과 두 번째 섹션은 우리에게는 덜 익숙한 무하의 그림들이 펼쳐진다. 낯설다고 느낄 수도 있고, 무하의 그림이 아닌 다른 관련 자료들이 다소 재미없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무하'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무하의 스타일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전시 초반 영상 자료가 있는데, 이 영상을 보고 나면 무하를 더 잘 알 수 있다. 가령 우리에게 무하의 수직적(긴 직사각형 형태) 그림이 익숙한데 따지고 보면 우리가 아는 포스터와는 전혀 다른 비율이다. 무하는 고정된 틀을 벗어나 자신의 스타일로 과감하게 포스터를 완성했다. 무하는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독자적인 틀까지 갖추고 있었다는 걸 그전까지 나는 인지하지 못 했다.
 
세 번째 섹션부터 다섯 번째 섹션까지는 우리가 잘 아는 무하가 펼쳐진다. '지스몽다', '로도', '욥', '사계' 등 유명 작품과 과자상자, 달력 등 패키지 디자인을 만나볼 수 있다. 무하의 대표작들은 2m가 넘는 거대한 크기로, 선, 오묘한 색감과 더불에 작품에 몰입하게 만든다. 전시 첫날 이른 시간에 갔음에도 기다려서 봐야 하는 작품들이 있었으니, 주말이나 붐비는 시간대는 특히 관람에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작품 사이사이 무하의 스케치와 모델의 사진들이 있어 무하의 작품이 어떻게 그려졌을지 추측해볼 수 있다.

마지막 섹션은 무하에게 영향을 받은 한국과 일본의 만화와 웹툰 작품들이 소개된다. 국내 작품으로는 웹툰 '창백한 말', 만화 '씨엘' 등이, 일본 작품으로는 클램프의 일러스트와 이즈부치 유타카 '로도스도 전기'의 삽화 등이 전시되었다. 일본의 순정만화가 무하 스타일의 영향을 받았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개인적으로 기대가 컸는데 무하가 직접적으로 떠오르는 작품이 많지 않았고, 무하의 영향을 받았다기엔 공감이 안 되는 작품들이 있어 아쉬웠다.


2016 알폰스무하-파리 발 드 그라스 거리에 있는 자신의 스튜디오에서 사라 베르나르를 위한 포스터를 배경으로 한 자화상.jpg
 

많고 다양한 300여 점의 작품을 통해 무하를 좀 더 알 수 있는 전시였다. 아쉬웠던 점이라면 작품 수가 많았기 때문일까, 동선이 다소 불친절하게 느껴졌다. 전시 방향을 알 수 없어 관람이 살짝 부산스러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달력 그림의 경우 전시 방향이 작품의 방향과 반대라서, 12월부터 1월까지 역순으로 감상하게 된다. 크게 불편한 건 아니지만 전시 방향을 헷갈렸다고 생각해서 다소 당황스러웠다. 다섯 번째 섹션에 있을 줄 알았던 '보석' 연작이 그다음 섹션에 있는 것도 살짝 뜬금없게 느껴졌다. 첫날 오후에 로비에서 이즈부치 유타카의 사인회가 진행되었는데 팸플릿이나 현장에서 따로 고지되지 않아 관람 후 느긋하게 전시장 사진을 찍으려던 계획이 틀어지게 되었다. 사인회의 줄이 포토존까지 이어져 사실상 포토존에서의 촬영이 불가능했다.

아쉬운 점이 있긴 하지만, 이렇게 다채로운 무하를 만나볼 기회가 흔치 않기 때문에 이번 무하전은 주위에 추천하고 싶다. 3년 전 무하전에서의 도록과 관련 굿즈의 빠른 품절을 생각하면 이번 전시는 일찍 다녀오는 편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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