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당신] 마음을 다해보는 순간

일상을 여행하다
글 입력 2023.11.22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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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엇을 생각하고, 어떻게 행동하는가.

 

'왜?'라는 물음이 삶을 관통할 만큼 끝없이 이어진 질문들 속에서 살아간다. 그 속에서 의미를 덧붙여 발화하는 말과 쏟아지는 글을 보며, 존재의 가치를 새삼 깨닫는다. 그리고 더 이상 생각하지 않는 법을 애써 찾지 않고, 행동하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를 덜어낼 수 있다. 어쩐지 '나'에 대해 알수록, 이는 더욱 선명해지고 선명해지는 듯하다.

 

2023년을 한달 여 남긴 지금, 이번 글을 쓰면서 《산책자이자, 기록자의 이야기》라는 주제로 쓰인 자기소개 편을 다시 읽었다. 떠오르는 무수한 생각을 엮고, 행동으로 이끄는 그 강렬한 기제를 이른바 '산책'과 '기록'으로 분철하였다. 여전히 내게 유효하고 중요한 두 단어의 뜻을 품은 채, 이번엔 또 다른 이야기로 넘어가 보려 한다.

 

이번 글은 앞선 자기소개의 속편, 또는 '연결성'에 기인한 글이 될 거 같다. 문화·예술을 향유하면서 삶으로 체득한 것, 또는 무언가에 대한 사유의 결과일 수도 있으며 모든 것의 회고일 수도 있는 글의 세계로 향한다.

 

자기소개를 할 때마다 어떤 것을 드러낼지, 무슨 이야기를 시작할지에 대한 부단한 노력과 함께, 전혀 가볍지 않은 '마음을 쓰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떠올렸다.

 

 

 

수집의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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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영감과 행동의 원동력은 관찰에서 수집으로 이어진다. "주의하여 잘 살펴보는 것"을 뜻하는 관찰은 그 대상의 범위가 나와 타인, 그리고 이를 둘러싼 사회를 비롯하여 사물과 자연까지 넓게 확장하였다.

 

관찰 이후에 이어지는 수집의 대상은 '생각을 정리하는 기술'을 일컫는 '마인드맵'처럼 관심사와 주제에 따라서 여러 갈래로 뻗어간다. 한 예로, 올해 초 다른 책을 사러 갔다가 우연히 발견한 빌헬름 뮐러의 <겨울 나그네>는 2022년 겨울에 관람했던 <슈베르트, 겨울 여행>와 리뷰로 기고 했던 글과 연결된다. 

 

또 다른 예를 살펴보면 관찰과 수집의 연관성은 더욱 뚜렷해진다. 바로 텍스트와 이미지가 담긴 책에 대한 관심은 종이를 비롯한 매체의 역사와 기록에 관한 정보에 더욱 주목하게 되는 계기를 마련해주었다. 여기서 추가로 책 문화와 함께 개인의 책장을 구경하고, 책방 및 도서관을 방문하는 경험은 이른바 실체로 떠올랐다. 

 

그래서인지 작년 동안 여러 번에 걸쳐서 방문한 '국립중앙박물관'과 올해 3월에 기고한 <조선 미술관>리뷰, 이후에 관람한 '국립고궁박물관'으로 이어진 경험은 하나의 기억처럼 유지되고 있다. 이는 책가도를 비롯하여 당대의 문예 활동을 담은 그림과 글 등의 자료와 함께 역사적 유물, 예술품은 여러 정보를 모으는 '수집의 대상'으로 특정되기에 이르렀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채로운 감상과 또 다른 영감의 원천을 발현시킬 검색엔진을 가동하며, 정보를 모으고 지식을 습득하는 것은 관찰하여 수집한 결과물을 어떤 형태로든 활용할 수 있는 배경이 된다. 그리고 앎을 향한 호기심과 이를 모으고, 분류하여 일정한 조건 및 기준에 따라 편집하는 일련의 과정이 개인의 안목을 뚜렷하게 구별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시간의 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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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드라마, 영화 등의 소재 중에서 단연 '시간'과 관련된 이야기를 좋아한다. 타임슬립은 물론이고, 이야기의 큰 주제를 봤을 때 '시간의 흐름'이 잘 느껴지는 작품이 유독 기억에 남는다. 

 

흘러가는 시간을 붙잡거나, 과거-현재-미래를 단숨에 오갈 수 있는 것이 존재한다면 세상은 어떻게 변화할까? 막연한 상상일 뿐이지만, 이 주제는 매번 흥미롭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에서 언급되고 활용된다. 

 

하루, 24시간 똑같이 주어진 시간을 생각하면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고민과 그 시간을 더 효율적으로 만들고 싶은 개인의 욕망을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매번 계획을 세우지만, 아니 계획을 세우는 것을 좋아하는 내게도 그 시간을 온전히 만끽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오죽하면 계획을 들여 엎거나, 멈춰두기를 반복한다. 완벽하게 일을 마치고 싶은 마음과 일련의 과정들 속에서 좀 더 빠르게 눈에 보이는 결과가 나타나기를 바라는 마음이 모두 중첩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작은 불안 또는 걱정이 불쑥 나타날 때마다 계획된, 습관화된 구조를 바꾸고 새로운 생각과 행동을 심어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그 결과 마냥 시간을 쫒지 않고 , '잘' 보낼 수 있는 작은 단서 하나를 찾았다. 바로 계절감을 오롯이 느껴보는 것이다. 또한 낮과 밤, 하늘의 변화를 눈으로 바라보는 일도 하루를 아낌없이 보내기에 충분하다. 

 

이로써 매일 하늘을 올려다보는 습관이 생길 만큼 낮과 밤의 풍경을 즐기게 되었다. 변화하는 달의 모양을 관찰하며 사진으로 기록하는데, 지루할 틈 없이 여전히 신비롭다. 최근에는 오이뮤의 <계절의 효능>을 읽으면서 계절을 만끽하고 있다. 각 계절의 목차 페이지는 계절별로 특징을 나타내는 그래픽을 담고 있어서 보는 재미를 더해준다. 

 

*


여행은 단순히 어딘가 더 멀리 떠나는 것에서 가장 가깝게는 음악, 영화 등과 같은 매체와 연결되거나, 엽서 및 포스터 등으로 방을 꾸미며 내가 있는 공간에서 낯선 감각을 느끼게 해준다. 또한 자연과 가까운 곳에서 산책하거나, 때로는 동네를 잠시 벗어나는 것만으로 일상은 여행이 된다. 

 

그러므로 앞으로의 여정을 그려나가는 데 있어서 익숙하고도 낯선, 어느 것으로도 단정 지을 수 없는 일상이 참 기대된다. 일상의 소중함도, 여행 같은 일상의 새로움도 모두 간직한 채 걸어가 보면 바라는 곳으로 다다를 수 있을 수 있을 것만 같다. 그 과정에서 수집의 대상을 발견하고, 시간의 흐름을 경험하는 일이 순간마다 빠지지 않고 존재감을 드러낸다면 그때는 한껏 반가운 마음으로 맞이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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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1 몇 년 전 강릉에 갔을 때, 택시 기사님이 겨울 바다를 추천해 주셨다. 눈이 내리는 바다가 정말 예쁘다는 이야기를 듣고 꼭 눈이 내릴 때, 바다를 보는 것을 버킷리스트에 올랐다. 

 

올해는 바다를 직접 보지 못했다. 올해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눈 내리는' 겨울 바다를 보는 것이었는데 과연 그 위에 밑줄을 그을 수 있을까?

 

EP. 2 사실 언제부터였는지 '한 해의 마지막', '연말'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지 않게 되었다. 그런데 작년 겨울에는 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롤>을 읽고, 올해 초에는 겨울 감성의 음악이 담긴 플레이리스트를 찾아보고, 겨울이면 다시 떠오르는 '해리포터 시리즈'를 정주행하며 시간을 보냈다. 

 

또한 연말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테마로 작게 방 한편을 꾸며봤다. 수집한 것은 물론이고, 지나칠 뻔한 시간도 이쯤 되면 '잘' 보낼 수 있게 된 거 같다. 다시 찾아온 겨울, 한 해의 마지막 페이지는 어떻게 작성될까. 가구의 배치도 바뀌었고, 또 일 년 동안 늘어난 수집품으로 꾸며질 공간을 떠올리면서 2023년 달력의 마지막 장을 넘겨보겠지.

 

 

[안지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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