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영혼을 울리는 음악회Ⅲ

글 입력 2016.11.14 20:26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서울오라토리오 제64회 정기 연주회
영혼을 울리는 음악회 Ⅲ


포스터 앞면.jpg
 
 
지난 7일 월요일 예술의전당을 다녀왔습니다. 남부터미널역에서 내려 공연장을 찾아 가는 길은 이제 참으로 익숙합니다. 그날은 제법 쌀쌀한 날이었지만 수많은 인파로 공연장이 가득했습니다. 저는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처음으로 3층 좌석에 앉게 되었습니다. 그동안은 1층이나 2층에 앉아서 음악을 향유하곤 했는데 색다른 기분이 들었습니다. 3층에서 바라보니 합창단과 오케스트라의 전체 모습이 한 눈에 들어왔습니다. 1층에서 봤더라면 연주자들의 단면만 볼 수밖에 없었을 텐데, 위에서 모든 것을 내려다보니 음악의 하모니만큼이나 시각적인 조화로움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제가 3층에 앉았다는 것은 그만큼 서울오라토리오의 제64회 정기연주회를 보러 온 이들이 많았다는 얘기가 될 수 있겠습니다.
 
악기 연주회와 독창 혹은 합창 중 굳이 하나를 고르라면 저는 후자를 택합니다. 물론 건반이나 현에서 나오는 소리도 아름답지만, 사람의 목소리에서 나오는 아름다움이 신비롭고 경탄을 자아내기 때문입니다. 같은 악기여도 그것을 누가 연주하느냐에 따라 소리가 달라지지만 목소리는 오직 자신만이 낼 수 있는 것이기에 특별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정기연주회에서는 악기냐 목소리냐 고민할 필요 없이 솔리스트, 합창단, 오케스트라 모두가 함께해서 관객들이 더욱더 양질의 음악을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프로그램
 
1부
하이든 - Kyrie [넬슨미사, Nelson Mass] 중
하이든 - In holder Anmut stehn [천지창조, Die Schopfung] 중
구노 - Gloria [장엄미사, Missa Solemnelle] 중
멘델스존 - Ich harete des herren [찬송교향곡, Lobgesang]
멘델스존 - Hore Israel [엘리야, Elijah] 중
베를리오즈 - Sanctus [레퀴엠, Requiem] 중
베토벤 - Benedictus [장엄미사, Missa Solemnis] 중
 
2부
드보르작 - Fac, ut ardeat [스타바트 마테르, Stabat mater] 중
베르디 - Dies Irae (Sequentia 전체) [레퀴엠, Requiem] 중



이번 공연을 통해 처음 접하게 된 ‘오라토리오’, 오라토리오란 성서를 주제로 한 대규모의 서사적 악곡을 말합니다. 저는 종교인은 아니지만 사실 음악이라는 것이 종교와 밀접한 관련을 맺으며 함께 발전되어 왔기에 악기를 다뤄본 적이 있거나, 음악을 접해본 누구라도 이 사실을 자명하게 깨달을 수 있을 것입니다. 쉬운 예를 들어보자면 헨델의 오라토리오 메시아 중 ‘할렐루야’를 꼽을 수 있겠습니다. 모두에게 친숙한 곡이지요. 저도 초중, 그리고 대학생 신분으로 합창단원으로 활동했을 때 합창곡 중에 Gloria in excelsis Deo(하늘 높은 곳에는 하나님께 영광)와 같은 문장이 들어간 노래를 연습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오라토리오 갈라콘서트에서도 당연히 미사곡들을 연주하고 노래해주었습니다. 미사에 참여해본 적은 어렸을 때 몇 번을 제외하고는 없지만 그 순간만큼은 저도 경건한 마음으로 공연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이 콘서트에서는 많은 분들과 함께 메조소프라노 문혜경님과 테너 성영규님께서 솔로이스트로 나와주셨는데 후에 독창회에서도 뵙게 되어 반가웠습니다. ‘영혼을 울리는 음악회’는 시리즈로 이어져 오고 있는 서울오라토리오만의 브랜드 음악회라는 자부심이 담긴 문구를 많이 발견할 수 있었는데 역시나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다만 단체관객들이 많아서였는지 다소 시끄럽기도 해서 음악에 집중하지 못했던 불편한 순간들도 있었습니다. 그런 점에서는 동 기관에서 주최한 메조소프라노 문혜경님의 독창회와 비교가 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독창회에서는 비교적 조용한 분위기에서 온전히 독창을 감상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좋은 공연은 성숙한 관객들과 만났을 때 비로소 그 진가를 백퍼센트 이상으로 발휘할 수 있다는 사실을 한 번 더 깨닫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그런 자리를 만들 수 있게끔 저도 더 노력해야겠습니다.


[박소영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7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