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호안미로 특별전

규정할 수 없는 미로의 세계
글 입력 2016.08.01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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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레는 마음으로 입장한 호안 미로 전시회,
무더운 날씨도 잊을 정도로 들어가는 순간까지 내내 설레였다.

호안 미로 특별전이 이렇게 기대되었다는 이유는
호안 미로의 흔적들이 가득한 수 많은 작품들이
우리 나라에서 최대 규모로 전시된다는 점 때문이기도 했고
알면 알 수록 더욱 알 수 없는 호안미로의 매력에
빨리 흠뻑 빠져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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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로의 그림들은 입체파, 야수파, 초현실주의 처럼
하나의 장르로 쉽게 규정하기 어렵다.

호안 미로 자신도 어느 특정한 계열을 따르기보다
기존의 모든 것을 뒤엎고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구현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었다.
그래서 미로의 작품을 보면 그가 무엇을 표현하려고 하는 것인지
쉽게 알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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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작품의 의미를 쉽게 알 수 없다는 점이
호안 미로 그림의 매력이기도 하다.
관객들이 저마다 느끼는 감정, 떠오르는 이미지들은 제각기 다르지만
미로가 무엇을 표현한 것인지 각자 생각하고 그림을 체험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그림을 정확히 이해할 수는 없지만
미로에게 한 발 다가가 그와 소통하게 된다.

미로 역시도 나의 그림은 이해하기 어렵다. 무엇을 표현하려 했는지
알 수 없을 것이다라는 말을 했다.

위의 그림을 보면 광활한 바다속의 고래가 떠오르기도 하고
대지와 하늘의 역동적인 만남과 같은 장면이 떠오르기도 한다.
무엇을 나타낸 그림인지는 몰라도 어렴풋이
미로가 작품에 매료되었던 그 순간에 접촉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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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의 작품에 두드러지는 점은 강한 생명력이었다.
그는 작품속에 생명과 자연을 많이 담아냈는데
특히 저 빨간 원들은 그림속에서 '눈'으로 표현된다.
호안 미로의 그림에서 많이 발견할 수 있는 저 붉은 눈은
호안 미로와 미로의 작품, 그리고 미로의 마음속에 있는
이상향의 자연의 세계를 이어주는 하나의 통로가 된다.

붉은 눈을 보고 있자면 나 역시도 호안 미로와 눈을
마주하는 느낌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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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의 그림들은 강한 색채를 뽐내고 있다는 점도 하나의 매력이다.
그는 주로 원색을 사용하여 그림을 그렸으며
색 역시도 인위적인 색을 이용하기보다 자연처럼 붉고 푸른
강렬하고 아름다운 색을 사용하고자 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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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작품 세계는 '시'라는 문학의 한 장르에 큰 영향을 받는다.
그 이유는 미로의 그림을 그리는 방식과
시를 쓰는 방식이 유사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시조를 읽듯이 감상하라

호안 미로의 유명한 일이다. 그는 하나의 시상에서
마음을 전하는 시가 표현되듯이 떠오르는 생각으로 부터 비롯해 그림을 그렸다.
위 사진의 그림들은 캘리그라피로 시를 적고 옆에 어울리는
그림들을 그린 작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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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시'의 문화에 관심을 느끼면서 동양 문화에 흥미를 가졌다.
특히 붓을 이용한 서예에 반했었다.
미로는 대나무 붓이나 서예에 사용되는 붓으로 작업할 때
마치 환각상태에 있는 것 같다고 느꼈다.

사진으로 보기보다 실제 전시장에 찾아가
거대한 붓놀림에 압도당하고 나면,
그 환각상태가 얼마나 열정적인 체험이었는지
미로를 새삼 이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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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는 동양 문화에 관심을 느끼면서 일본을 종종 방문하곤 했는데
거기서 수집한 엽서 등이나, 포장지 같은 것들도
나중에 하나의 재료로써 이용하였다.

미로는 이런 방식으로 이미 그려진 그림 위에 새롭게 의미를 부여하고,
기존의 그림의 방식을 깬 채 자신의 새로운 방식을 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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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작품은 길거리에서 파는 명화 작품에 미로의 그림을 더한 것이다.
익살스러운 그의 그림들은 명화의 정통 회화 방식을 부정하고
미로 만의 풍부한 공상을 표현한다.

오른쪽에 그려진 그림은 만세를 하고 있는 사람같은
느낌을 주기도 하면서 호안 미로의 유쾌함을 고스란히 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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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있는 신문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의 공간에 있는 거진 모든 것이 그의 작품의 재료가 되었다.

후에는 단순히 신문지 같은 종이 위에 그림을 그리는 것을 넘어서서
신문지를 찢어 붙이고 입체적인 사물들을 그림에 달아놓기도 하고
자신의 신체까지 사용하여서 그림을 표현하게 된다.

그런 그림들을 보면서 미로의 작업 현장을
생생하게 옆에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미로와 동시대에 태어나지 못한것이 사뭇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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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로의 그림들은 단지 사진과 글로만 표현하기가 참 어렵다.
실제 전시회장에 찾아가 그림들을 보는 감동은
단순히 사진으로 작품을 볼 때와 굉장히 다르다.

그가 표현하고자 한 그의 우주, 그의 세계는
눈으로 느끼는 그의 붓놀림과 크기로 와닿는 압도감이 있어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그림들을 천천히 둘러보면서 호안 미로의 재치와 유머러스함을
조곤 조곤 찾아보는 것도 전시를 보는 또 하나의 재미였다.

전시회를 보고 나올 때 거장의 웅장함에 사로잡히기보다
웃음을 띄면서 미로를 '친구'처럼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참 좋은 전시였다.
아직 전시를 보지 않았다면, 꼭 한번 볼만한 전시이다


[전혜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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