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모나코 왕실 소년합창단(The Little Singers of Monaco)

한 없이 푸르고, 티 없이 맑았던! 모나코 왕실 소년합창단(The Little Singers of Monaco)의 공연 리뷰입니다:)
글 입력 2016.07.22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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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사이트 96번째 문화초대 리뷰
:모나코 왕실 소년합창단(The Little Singers of Mona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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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없이 푸르고, 티 없이 맑은


몇 달 전, 아트인사이트의 문화초대를 통해서 난생처음 합창을 접했다. 멘델스 존의 교향곡 2번[Lobgesang, 찬송 교향곡]이었는데, 합창이 가져다주는 느낌과 전율은 나에게 낯섦 그 자체로 다가왔다. 여러 명의 목소리가 한 데 어우러져 다채로운 소리를 낸다는 사실이 신기하고 오묘했다. 분명 서로 다른 음을 말하는데, 함께 보면 하나의 목소리를 내는 듯한. 서로 상반된 느낌에서 오는 하나 됨은 나에겐 새로움 그 자체였다. 그리고 이번 문화초대를 통해서 또 한 번의 다채로운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저 멀리 모나코에서 온 어린 소년들의 목소리를.

모나코 왕실 소년합창단의 내한공연은 지난 14일 목요일 저녁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볼 수 있었다. 하루 온종일 더운 날씨에 지치고 힘든 하루였지만, 그들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쌓여있던 하루의 피로가 다 사라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안고 공연장으로 향했다. 푸른색 옷을 맞춰 입고 모나코 소년합창단 단원들이 무대에 올랐다. 잠깐의 정적이 있었다. 대다수의 공연이 그렇듯, 언제나 공연 전의 약간의 적막함은 그만큼 공연을 기대하게 만드는 시간인 것 같다. 이윽고 주위는 어두워지고, 무대는 밝아졌다. 그렇게 그들의 곱고 아름다운 선율이 공연장을 타고 흐르기 시작했다.

푸른 단복처럼 그들의 목소리는 한 없이 푸르고, 티 없이 맑았다. 합창은 언제나 보고 들어도 신기하다. 이번 공연은 더더욱 신기했다. 앞 서 언급한 것처럼, 모나코에서 온 어린 소년들이 어떻게 그리 곱고 아름다운 소리를 낼 수 있는지. 정말 청아하다는 말 밖에 할 수 없었다. 1부에서는 주로 성가곡과 클래식 음악 합창을 들을 수 있었다. 그들이 성가곡을 부를 때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그들의 목소리는 분명 신이 내려 주신 게 틀림없을 거라고. 티 없이 맑은 소리로 신을 위해 성가곡을 부르길 바라는 마음에서 타고난 목소리를 가지고 있는 게 아닐까 라는 상상에 잠기기도 했다. 그만큼 아름답고 듣는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목소리였다.

그리고 2부로 넘어가서는 보다 익숙한, 친숙한 곡들을 합창했다. 그중에서도 ‘도레미 송’이 인상 깊었다. 귀에 익은 곡이라서 더 흥미롭게 들었던 이유도 있지만, 무대 쇼맨십이라 해야 하나 여하튼 그 부분에서 굉장히 즐겁게 노래를 들을 수 있었다. 합창단원 중에서 제일 나이가 많은 소년이 나와서 지휘하는 것 같은 제스처를 취하며 합창을 했는데, 딱딱하고 엄숙한 분위기보다는 여유롭고 즐길 수 있는 분위기로 전환되었다. 공연은 관객에게 전달하는 것도 좋지만, 때로는 소통을 통해서 함께 호흡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잠시나마 생각하게 해준 시간이었다.

공연은 그렇게 막이 내렸다. 이번 합창을 통해서 든 생각은 때로는 열정이나 노력을 통해서 타고난 재능을 넘어서는 경우도 있지만, 아주 가끔은 타고 난 것들이 있다는 것이다. 어린 소년들의 목소리, 물론 오랜 연습을 통해서 공연을 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르렀겠지만 어느 정도 타고 난 맑은 목소리가 있기에 지금의 그들이 있지 않나 싶다.

며칠이 지난 지금, 나는 아직도 그들의 목소리를 떠올린다. 이른 아침의 눈부신 햇살처럼 티 없이 밝게 빛나는 그들의 목소리를. 더불어 제일 인상깊었던 도레미송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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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선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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