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연극'내 아이에게' 어머니의 슬픔으로 그려진 세월호 사건

글 입력 2016.04.28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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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에게 - 포스터(레이아웃)고화질-01.jpg



< 세월호, 바다는 슬픔에 잠겼고 >

  2014년의 4월. 전 국민이 슬픔에 잠겼다. 제주도로 향하던 학생들의 배는 침몰하고 만다. 침몰한 학생들을 구할 수 있었던 골든타임 동안 해경들은 수면 위를 멤돌기만했고, 사건 이후 정부 관계자는 책임을 지려하지 않았다. 온 국민은 비탄에 잠겼다. 세월호 사건 이후 어떤 어른의 말씀이 생각난다. "어른인 것이 부끄럽다." 2016년은 세월호의 비극과 함께 가라앉은 단원고 학생들이 새내기가 되었을 시기이다. 벛꽃이 만개한 캠퍼스의 거리를 그들도 볼 수 있었다면. 아직 세월호는 해수면 밑에 가라앉아있다. 미수습자 9명도 슬픔의 깊이와도 같은 깊은 해수면 속에 아직 머물러있다. 바다는 고요하며 슬픔의 여운으로 가득하다. 



< 어머니의 일기, 슬픔으로 변주되고 >

  서울연극제의 공식 선정작 '내 아이에게'는 지난날 세월호의 비극을 다루었다. 주인공은 세월호 사건의 미수습자의 어머니. 아이를 수학여행 보낸 어머니는 뜻밖의 소식을 듣고 놀란다. 세월호가 침몰되었다는 뉴스와 함께 이어서 전원구조되었다는 소식. 놀란가슴을 쓸어담는 어머니의 앞에는 청전벽력과도 같은 소식이 도달한다. 전원 구조는 오보였다는 것. 이야기는 이후 슬픔에 빠진 세월호 유가족들을 그려낸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세월호 사건이 일어난 것에 분노하고 슬퍼한다. 정부의 관계자들은 서로 책임을 떠넘겼으며, 학생들을 구조할 수 있었던 시간인 골든타임에 해경들은 수면 위를 멤돌고만 있을 뿐이다. 유가족들이 원한 것은 진상규명이자 사과이며 이러한 사건이 다시 일어나지 않을 수 있는 조치이다. 하지만 이들에게 정부는 유가족들이 원한적 없는 금전적 보상을하며 이 사건을 끝내려고한다. 유가족들의 슬픔과 분노는 반복된다. 

  주인공인 어머니는 꿈 속에서 아이를 본다. 사고 이후 꿈에 등장해서 원망하던 아이는 어느날 꿈에서 말한다. "엄마, 나 수학여행에서 너무 즐거워서 오지 않는거야." ,"엄마, 난 괜찮아." 어머니는 아이의 시체라도 수습하고 싶어하나 그것은 연극의 끝날 때까지 불가능했다. 극의 밖인 현실에서 세월호는 비용의 문제로 인양하지 않았다. 어머니는 매일매일 슬픔으로 일기를 쓰다 결국엔 그 슬픔을 보내주고 만다. 이 장면에서 단지 어머니만이 대사를 읊지 않았다. 신비로운 음색의 코러스는 극의 슬픔을 가중시켰으며, 9명의 미수습자의 상징이라도 되는 9개의 하얀 나비는 하얀 조명 밑에서 찬란하게 너울거렸다. 어머니는 아이를 마침내 슬픔에서 보낸 어머니는  어스름한 푸른 빛 아래에서 잠에 들듯이, 그동안의 슬픔에서 마침내 자유로워지듯이 웅숭그리며 소품인 커다란 노란색 종이배를 잡고 눈을 감는다. 이 장면에서 온 객석에서 울음이 흘러나왔다.



< 연대, 공감, 실질적 조치의 필요성 >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대구지하철 참사. 이미 우리 사회에는 비극적인 사고들이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들을 잊지 않는 것, 그리고 그런 참사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실질적인 조치가 아닐까한다. 또한 '나의 일'이 아니라고 무심한 것이 아니라 '그들의 슬픔'에 공감하고 연대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극 중, 세월호 사건이 발생한 이후 슬픔과 무력함에 잠겨있는 주인공 주변에 몇몇 인물들이 떠오르며 대사를 읊었다. "삼풍 백화점 붕괴사고로 인한 고통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라고 하는 사람. "대구 지하철 참사로 인하여 가족을 잃었다. 하지만 이 슬픔은 곧 잊혀질 것이다."라며 불평조로 말하는 남성. 이 외에도 굵직한 사고로 가족을 잃은 사람들이 등장하여 금전적 보상으로 끝내려는 조치나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잊혀질 수 있는 상황을 비난했다. 의도적으로 넣은듯한 이 장면은 안전불감증,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금전적 보상 등을 짚는 것 처럼 보였다. 또한 비극이 단지 비극으로 끝나서는 안된다는 메세지를 전하는듯했다. 비극이 일어났다면 재발을 막아야한다. 



< 예술, 사회에 어떤 영향력을 미칠 수 있나 >

 소설가가 꿈이라는 지인은 오래 전 고민을 토로한 적이 있다. 그분의 고민은 '예술이 할 수 있는 사회적인 역할은 무엇인가.'라는 것이다. 이번 극은 사회적으로 큰 슬픔을 일으킨 세월호 사건을 다루었고, 세월호 추모기간에 맞추어 상영되었다. 그들의 슬픔을 세밀하게 그린 극은 유가족에 대한 공감의 정서를 일으켰다. 짧은 시간동안 필자는 그들의 슬픔에, 상황을 바꿀 수 없는 무력함에, 조치가 빠르지 못한 것에 대한 분노로 감정이 일렁였다. 세월호의 진상규명 요구가 요즘도 이어지고 있다. 극은 다시금 그 상황을 재현함으로써 그들을 잊지않게끔했으며 현실을 바로보게 했다. 


[최서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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