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Super Schubert

글 입력 2016.04.15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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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박종훈의 < Super Schubert > LG아트센터


벚꽃이 만개한 봄밤, 나는 피아니스트 박종훈이 들려주는 슈베르트 세계를 맛보기 위해 LG아트센터를 찾았다. 슈베르트하면 수많은 가곡과 미완성 교황곡이 떠오른다. 그러나 이번엔 봄날처럼 맑고 청량한 피아노 소리를 들으러 연주회장에 갔다.


첫 무대였던 슈베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가단조 D784, Op.143> 곡은 다른 연주자의 음반을 미리 들어보고 갔다. 슈베르트의 피아노곡에선 근본적인 고독감이나 절망감, 몸부림이 담겨져 있었다. 그런 슈베르트 곡을 피아니스트 박종훈은 절제된 고뇌와 음울함으로 간결하고 유려하게 표현하였다. 그의 연주는 정제된 느낌으로 단아하고 애잔한 슬픔을 느끼게 해주었다.


뒤이어 그가 작곡한 <슈베르티아나 제4번>이 연주되었다. 반복되는 익숙한 멜로디가 귀에 꽂혔다. 나중에 찾아보니, 이 곡은 슈베르트의 가곡 ‘Wienterlied’의 주제가 응용되었다. 패턴을 응용한 모티브 덕분에 더 친숙한 느낌이 들었던 것 같다. 


차례로 슈베르티아나 5번, 6번이 연주되었고 특히, 제6번은 ‘송어’의 주제를 이용한 여섯 개의 변주곡인데 현대적 느낌과 고전적 느낌이 반복되면서 정교한 테크닉으로 화려한 변주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개인적으로 ‘Super Schubert’ 첫 번째 시리즈를 관람하지 못하고, 두 번째 시리즈를 듣게 되어 슈베르티아나 제1번, 2번, 3번의 연계성이 궁금해졌다. 


인터미션 후에 연주된 <악흥의 순간 바단조, D.780-3>는 슈베르트가 마음이 떠오르는 대로 악상을 가볍게 작곡한 6개의 짧은 소품으로 이루어져 있다. 즉흥곡보다 규모가 작지만, 악상이나 구성면에서는 훨씬 밝고 가벼웠다. 자유롭고 간결한 형식 안에 피아노 고유한 음색이 잘 들어나는 흥겨운 작품이었다.


마지막 무대는 긴장감이 돌았다. 정적을 깨고 박종훈의 손끝에서 튀어나온 선율들은 화려하고 경쾌했다. 정교한 테크닉으로 밝고 따뜻하면서도 애잔함이 묻어나는 격정적 분위기가 교차했다. 마지막 이 곡이 관객들의 뇌리에 남기 원했던 그는 앵콜곡을 받지 않고 객석의 열띤 박수와 환호로 마무리했다. 슈베르트의 음악에 영감을 받아 건반에 영혼을 불어넣은 듯 작곡한 낭만적인 <소나타 제1번, “프란츠 슈베르트를 위한 오마쥬”>는 그의 의도대로 관객을 흥분시키고 감동하기에 충분하였다. 
이날 공연은 슈베르트와 슈베르트를 위한 오마쥬로 꽉 채운, 집중과 몰입의 연주로 독주회가 줄 수 있는 단조로움을 극복한 매력적인 무대였다. 



총평 / 연주 중간에 들려주는 연주자의 해설은 청중의 이해를 돕고, 청중과 교감하는 장치로 느껴져서 좋았다. 다만, 선율에 맞춰 건반을 따라 호흡하는 손을 볼 수 없었다는 것은 크게 아쉬웠다. 연주자의 생동감 있는 건반터치는, 독주회가 낯설은 청중들의 감정 몰입도를 높일 수 있다. 연주하는 손을 스크린을 통해 볼 수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2016 박종훈의 슈퍼슈베르트 포스터.jpg
 

[이단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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