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문화가 있는 날'엔 정말 문화가 있을까?-[문화전반]

글 입력 2016.03.30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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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가 있는 날’은 문화융성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2014년부터 매달 마지막 수요일에 실시하고 있는 날로, 전국의 다양한 문화시설에서 할인 또는 무료로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다. 전국 주요 영화관에서 저녁 5시에서 9시 사이에 시작하는 영화를 5000원으로 관람할 수 있고, 프로축구, 프로야구, 프로농구, 프로배구 관람료는 물론 공연/전시/문화재관람의 입장권까지 할인된 가격으로 (혹은 무료로) 구매할 수 있다. 문화가 있는 날을 활성화하기 위해 문화부와 그 산하 기관들은 오늘(3월 30일) 조기 퇴근제를 첫 시행했다. 문화가 있는 날엔 퇴근시간을 두시간 앞당겨 오후 4시에 일을 마치고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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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가 있는 날 공식 홈페이지: http://www.culture.go.kr/wday/ )





3월의 마지막 주 수요일인 오늘은 ‘문화가 있는 날’이었다. 모두가 하루를 마무리하고 있을 지금, 오늘 하루를 돌아봤을 때 과연 오늘의 우리에게 “문화”가 있었을까?

앞서 말했듯, 문화부와 그 산하 기관들은 오늘부터 2시간 조기 퇴근제를 시행했기에 더 많은 사람들이 문화가 있는 날을 즐겼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의 조기 퇴근제로 인한 단축분은 1~2시간 일찍 출근하는 유연 근무제로 메우거나 연가로 대체하기에 이에 대한 불만을 온라인 상에 많이들 토로하곤 했다. 또한, 조기 퇴근제가 문화가 있는 날의 문화 행사 참여로 이어지지 못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들려오고 있다.

대다수의 조기 퇴근자들은 저녁시간대의 영화를 보러 갔을 것이다. 매주 마지막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을 시행한지 3년이 되었지만 여전히 그 활용범위는 좁다. 대부분이 매월 마지막 수요일에는 저녁 5시~9시 사이의 영화를 보러 간다. 나 또한, 지난 ‘문화가 있는 날’들을 돌이켜 봤을 때, 영화를 저렴하게 본 기억이 대부분이다. ‘문화가 있는 날’이 아니라 ‘영화를 보는 날’ 정도였다. 

그러나 영화를 저렴한 가격에 볼 혜택조차 부족하다. 3월 30일 오늘 하루, 몇 군데 영화관에서 상영한 영화의 개수와 저녁 5시에서 9시사이 할인된 가격으로 관람할 수 있는 영화의 개수를 직접 비교해보았다.


표.jpg
 

당일 하루 동안 상영하는 영화 수에 비해서 ‘문화가 있는 날’로 누릴 수 있는 영화의 개수는 적은 편이다. 그마저도 일주일 전부터 예매를 미리 하기에 거의 매진일 정도고 조금만 늦어도 영화를 볼 수 없게 된다.





매달 마지막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에서 “문화”는 무엇일까. 아직까지는 영화를 보거나 전시회에 가는 정도인 것 같다. 영화 외에도 스포츠 경기나 문화재를 할인된 가격(혹은 무료)으로 관람할 수 있다. 최근엔 네이버 TV캐스트 ‘집콘’에서 특집 프로그램을 진행하기에 시청할 수 있고, 곰TV에선 무료로 몇몇 영화와 애니메이션을 볼 수 있다. 영화 말고도 더욱 다양한 문화 혜택을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과 시도가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한다.



*네이버 TV캐스트 ‘집콘’은 집에서도 ‘문화가 있는 날’을 즐길 수 있도록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 12월엔 북콘서트를, 올 1월엔 뮤직콘서트를, 2월엔 올리브쇼와 콜라보레이션으로 쿡방을, 오늘은 장미여관X부산경찰의 콘서트를 생중계했다.



*’짐프리’는 홍대입구역에 위치하며 여행자들을 위해 짐을 보관해주며 정보 제공까지 돕는, 여행 관련 서적의 독립 출판사다. 문화가 있는 날엔 여행 서적을 할인하고, 여행자의 짐 위탁 서비스 가격까지 할인해준다.




‘문화가 있는 날’이 자리를 점차 잡아가고 있는 오늘날, 문화활동 혜택의 범위가 일상적인 수준까지 이어지고 더욱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문화활동의 장벽을 낮춰 더 많은 사람들이 문화예술에 쉽게 접근할 것이라는 그 취지에 맞게끔 말이다. 


[황지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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