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리언 그레이'에서의 선과 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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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언 그레이'에서의 선과 악
-오스카 와일드가 되고 싶었던 도리언 그레이-
오스카 와일드는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집필 한 이후 스스로 “도리언 그레이는 내가 되고 싶었던 존재이고, 헨리 워튼 경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나 자신의 모습이고, 바질 홀워드는 실제 나의 모습이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일단 시대적인 배경과 그의 사상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그가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를 집필한 그 시기는 빅토리아 시대이며 도덕적 잣대가 적용되고 위선적인 분위기가 만연한 시기였다. 그 당시에는 청교도가 유행하였는데 오스카 와일드는 이에 대해 반발하는 심미주의 문학운동가이자 탐미주의 자였다. 그는 도덕이라는 이유로 인간의 본성을 감추는 완전한 인간인 채 하는 청교도적인 위선을 비판하였다. 그는 인간은 선과 악을 동시에 지니고 있어 인간의 본성은 이중성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에서는 이런 오스카 와일드의 ‘예술을 위한 예술’ 탐미주의적 성향을 헨리경을 통해 드러내며 쾌락주의로 인하여 타락해가며 변화하는 도리언 그레이의 모습을 담고 있다. 도리언을 타락의 길로 인도한 헨리경은 여기서 악을 상징한다고 할 수 있다. 그는 도리언 그레이가 타락하는 과정을 보며 즐거워한다. 반면에 바질은 헨리경에 대립되는 인물로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사람이지만 도덕적인 테두리 안에서 그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선을 상징하는 사람이다. 따라서 바질은 도리언 그레이의 양심을 일깨우는 사람으로 헨리경과 정 반대의 성격을 띠고 있다. 하지만 자신의 추악한 초상화를 들킨 도리언은 바질을 살해한다. 바질은 인간 내면의 ‘선’을 상징하는 인물로서 자신의 악한 모습을 제어하던 마지막으로 남은 선한 모습과도 같다. 여기서 바질의 죽음은 도리언 자신의 선한 모습을 죽였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스스로 ‘선’을 죽임으로써 그는 결국 도리언은 자신의 욕구를 스스로 통제하지 못한 채 자멸한다.
이 소설에서 오스카 와일드가 되고 싶었던 존재는 바로 도리언 그레이였다. 도리언 그레이는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바질과 사회적 규범을 무시하고 쾌락을 중시하던 헨리의 이상을 가진 양면적인 사람이다. (바질)선과 (헨리경)악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도리언은 오스카 와일드가 생각한 보편적인 인간의 모습이자 자신의 모습이라고 보았다. 하지만 그 당시 동성애자여서 지탄 받던 그를 사람들은 헨리 워튼 경 즉, 악한 자로 보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자신은 바질 홀워드 즉, 선하다고 이야기 한다.
소설 끝으로 갈수록 도리언은 바질이 꿈꾸던 영원한 아름다움을 가지게 되며, 헨리보다 더한 쾌락을 추구하는 도리언은 상류사회에서는 점잖은 신사 행세를 하나 실제로는 자신의 욕망을 탐닉하는 그런 이중적인 삶을 살아가기 시작한다. 이런 도리언의 모습을 통해 오스카 와일드는 겉모습만을 중시하는 사회와 인간의 이중적인 모습, 그 위선을 숨기려하던 청교도인들을 비판하고 있다.
[김하은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