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디즈니 르네상스’의 마지막이자 최고, 디즈니 타잔 [시각예술]

글 입력 2016.02.14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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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즈니의 <겨울 왕국>, 픽사의 <인사이드 아웃>, 일루미네이션 엔터테인먼트의 <슈퍼배드>와 <미니언즈> 등 현재에도 애니메이션 영화들은 슈퍼 히어로 영화만큼이나 끊임없는 관심을 받고 있다. 필자 또한 특히 기술적으로도 정말 잘 만들어진 3D 애니메이션 영화들을 빠짐없이 챙겨보고 즐기지만, 어릴 적에 말 그대로 ‘테이프 늘어지도록’ 본 애니메이션 영화 붐을 일으킨 디즈니의 2D 애니메이션 영화들을 내심 그리워하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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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즈니 르네상스 시기의 작품들. 언뜻 봐도 어마어마하다.
 

 ‘디즈니 르네상스’란 디즈니의 최고 전성기를 뜻하는데, 그 기간은 1989년 개봉한 <인어공주> 부터 1999년 개봉한 <타잔>까지라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언급했듯 ‘디즈니 르네상스’의 마지막 영화인 크리스 벅, 케빈 리마 공동 감독의 ‘타잔 (TARZAN)’ 은 단연코 필자가 꼽는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영화 중 최고의 영화인 동시에 필자가 본 전체 영화 중에서도 '인생 영화' 에 해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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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디즈니 타잔의 포스터





1. 스토리 & 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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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타잔 관련 작품들의 원작이 된 소설 [Tarzan of the apes] 의 표지


 '디즈니 르네상스' 시대의 영화들의 대부분은 소설 원작을 각색한 스토리를 따르는데, 타잔 또한 애드거 라이스 버로스 (Edgar Rice Burroughs) 의 소설 <유인원 타잔 (Tarzan of the apes)> 을 원작으로 한다. 원작에서의 타잔이 사실 대귀족 가문인 ‘그레이스톡 가문’이라는 내용과 밀림을 떠나 도시에서 가문 계승 싸움에 휘말리는 내용 등은 생략하고 디즈니 영화 특유의 권선징악이라는 큰 틀 안에서 타잔이라는 캐릭터의 '정체성의 확립과 성장'과 동시에 '가족애'에 관한 주제를 이야기한다. 

 인간이지만 갓난 아이일때부터 고릴라 무리내에서 자란 유년기의 타잔이 그 안에서 겪는 차별을 극복하고, 성인이 된 후 본래 속해야 할 인간사회를 경험하게 됨에 따라 '고릴라'로서의 정체성과 '인간'으로서의 정체성 사이의 갈등을 풀어나가게 되면서 타잔이라는 캐릭터 내면의 성장이 이루어지는 히어로물에서의 전개 또한 보인다. 

 아프리카의 고릴라 무리와 영국의 (원작에서는 미국) 인간 사회라는 서로 너무나도 다른 두 사회의 구성원들이 하나의 가족으로, 그리고 어느 무리에 속하던지 갖게 되는 '가족애'로 통합되는 과정이 타잔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주제곡 중 하나이기도 한 ‘Two worlds, One Family’ 문구가 이를 가장 잘 나타낸다.


2. 작화

 당시 디즈니에서 가장 많은 인원이 동원된 것을 증명하듯 장면마다 인물들의 움직임, 밀림을 표현하는 배경과 따뜻한 색감 등 영화 속 작화의 퀄리티는 훌륭하다는 말로 모자를 정도로 훌륭하다. 넝쿨을 자유자재로 잡고 비행하는 듯한 모습과 거대한 나무 기둥을 미끄러지며 밀림 속을 '날아다니는' 타잔의 모습은 이전까지의 디즈니 영화에서도 유례없는 속도감을 보여주어 가히 경이롭다고도 할 수 있다.

 1995년과 1999년에 각각 개봉한 토이스토리 1과 2를 시작으로 3D 애니메이션 영화에 밀리면서 타잔은 사실상 디즈니에서 성공한 2D 애니메이션 영화의 마지막 작품이라고 불리지만, 2D와 3D의 장점들을 적절하게 결합한 훌륭한 작화는 고전적인 매력과 현대적인 매력을 동시에 느낄 수 있게 해 지금 봐도 촌스럽지 않을 정도이다. 멈춰있는 배경에서는 인물들의 움직임을 한 장 한 장 손으로 스케치 해 컴퓨터로 채색하고, 움직이는 배경 (액션 신)에서는 캔버스에 실제로 그린 배경을 딥 캔버스라는 새로운 컴퓨터 기법을 이용하여 생생하고 역동적으로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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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르네상스의 마지막 작품 답게 배경의 표현은 최상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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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의 백미인 추격씬과 액션씬. 부드러운 인물의 움직임 표현 또한 역동성을 극대화한다.


3. 주제가
 
 ‘디즈니 르네상스’ 시기의 영화들의 공통점은 많지만, 그 중 디즈니의 영화라면 빠질 수 없는 영화 속의 주제가를 다루는 데에 있어 뮤지컬 형식을 따른다는 것이다. 극을 진행하는 영화 속 인물들이 직접 노래를 부르기 때문에 관객의 감정이입을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타잔은 조금은 다른 형식을 꾀했는데, 극 중 인물이 아닌 극 외부의 제 3자가 주제가를 부르는 형식이 그것이다. 
 영화 내에서의 기준으로 칼라가 부르는 (엄밀하게 말하자면 반만 부르지만) 와 터크와 그의 친구들이 부르는  를 제외하면 영국의 밴드 ‘제네시스’ 드러머이기도 한 ‘필 콜린스’가 모든 주제가를 부른다. 이와 같은 형식을 가짐에 따라 이따금씩 ‘오글거린다’는 평가를 받기도 하는 등 극 중에서의 인물이 노래를 부르는 것이 부자연스럽다고 느껴지는 기존의 뮤지컬 형식을 벗어나 현재의 영화들이 대부분 가지는 형식으로의 전환을 이루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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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타잔의 주제가를 부른 Phil Collins.


 ‘디즈니 르네상스’를 만든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주제가라는 말에 따라 타잔에서의 주제가들 또한 그 자체로도 굉장히 좋은 평가를 받는다. 밀림에 잘 어울리는 선율과 야생적인 매력을 가진 필 콜린스의 목소리로 이루어진 주제가들은 영화 속으로 잘 녹아 들었음은 물론, 영화 밖에서 다시 한번 들어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훌륭하다. 이는 디즈니가 타잔으로 인해 아카데미 주제가 상을 수상함과 필 콜린스 본인 또한 2002년 디즈니 영화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는 ‘디즈니 레전드’ 칭호를 부여 받았음이 이를 증명한다.


 디즈니 타잔은 이와 같이 스토리, 작화, 음악 삼박자가 완벽하게 맞아 조화를 이루는 영화이기에 어린 시절에는 (식상한 표현이지만 과장은 아닌!) 비디오 테이프가 늘어지도록, 그리고 현재에 이르러서도 (비디오 테이프가 늘어날 일은 없지만) 그에 버금가도록 돌려보는 것이 가능한 것 같다. 비록 ‘디즈니 르네상스’ 때의 2D 애니메이션 영화를 그리워하는 관객들을 위해 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개구리와 공주’는 뜨뜻미지근한 흥행을 거둠으로써 2D 애니메이션 영화들을 보기는 앞으로도 힘들어질 테지만, <겨울왕국>을 시작으로 (참고로 타잔과 겨울 왕국은 같은 감독의 작품이다.) 또 다른 시대에 맞는 애니메이션 영화들을 성공적으로 만들어 나가고 있음이 증명되었기에 또 다른 ‘디즈니 르네상스’를 기대하게 된다.





사진 출처 - Google Image


[전마띠아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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