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알레산드로 멘디니展-디자인으로 쓴 시

글 입력 2016.01.11 16:10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Review]알레산드로 멘디니展-디자인으로 쓴 시


89af7dcb93533c16f70a09eb1c64a34a_HS1SXw7w4Dh3zVCkOWTscJPbiGW.jpg
 

알레산드로 멘디니展(부제-디자인으로 쓴 시)을 다녀왔다. 만물이 디자인이라던 멘디니의 세상은 어떨지 알고 싶었고, ‘디자인으로 쓴 시’라는 부제에서 드러나듯 디자인이라는 상업적 시선에서 시라는 순수예술적 분야에 어떻게 접근하였을지 궁금했다. 이에 전시를 보고 느껴보건대, 알레산드로 멘디니전은 상업과 예술이 잘 어우러져 있는, 보는 재미와 느끼는 재미가 함께 있는 꽤나 흥미로운 전시였다.

상업과 예술이 적절히 조합되었다함은, 그의 디자인 작품들에 상당한 미적 가치가 내재하면서도 멘디니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드러난다는 것이다. 멘디니는 그저 예쁘고, 실용적인 ‘물건’을 만들어내기보다 물건에 자신의 삶과 생각을 담은 ‘작품’을 창작한다.

멘디니의 기획 하에 전시는 총 11개의 섹션으로 구성되었다. The Hall, Childhood, Radical Design/Redesign, Roots, My Mind, Lots of colors, Too Big/ Too Small, Bell Design, Objects as Persons, Architecture, Religion이 그것이다. 각각의 테마가 이리저리 나열되어 마치 놀이공원을 돌아다니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그래서 그런지 아이와 함께 전시를 찾은 가족들도 꽤 있더라.


89af7dcb93533c16f70a09eb1c64a34a_ze1uEPZlU86veXXCx3.jpg
 

여러 섹션 중 인상적이었던 테마로 Childhood와 Radical Design/Redesign 그리고 Bell Design를 꼽을 수 있겠다. 멘디니의 디자인은 반항적이고 고정관념을 깨는 힘이 강하다고 하나 그럼에도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 수 있었다. 그 이유로 멘디니 특유의 천진난만함을 들곤 하는데 Childhood 섹션에서는 그 점이 완연하게 표현된다. 어린 아이의 시점에서 보는 부엌세상을 표현한 미니어쳐들이 상당히 귀여울뿐더러 참신하다. 주전자나 주방식기를 회전목마의 목마로, 그리고 과일 착즙기를 회전목마의 축으로 표현한 Giostrina. 어린 아이가 느끼는 주방이 어떨지 다시금 생각해보게 한다.


_X6A1237.JPG

 
기능주의를 부정하는 Radical Design/Redesign 섹션을 가장 인상 깊게 보았다. 그저 실용성만 갖춘, 보이는 것에만 치중한 예술적 신념을 잃은 디자인에 대한 비판을 꾀하는 듯한 본 테마에서 상당히 흥미로운 작품 몇 가지를 찾아볼 수 있었다.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듯한 쇼파가 있다. Try Me!라 적혀져 있어 딱딱할 것이라 예상하고 한 번 앉아보았으나 웬걸. 푹신하다. 이것이 멘디니의 유머이자 비판이다. 보이는 것을 전복하는 것. 이로써 디자인이 물건을 그저 찍어내기 위한 수단이 아닌 작품이라는 것을 멘디니는 드러내고자 한다. 이외에도 바이올린과 바이올리니스트를 위한 갑옷이라며 만들어진 바이올린보다도 무거운 철제 물체라거나 우리가 일상적으로 보는 의자를 태우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라거나 흥미로운 것이 꽤 있다. 이 코너가 좋았던 것은 그의 유머감각이 두드러지게 드러났기 때문일 것이다.

한편 상업 디자인 제품이 전시되어 있는 Bell Design 섹션에서는 멘디니의 디자이너적 면모가 드러난다.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그녀는 예뻤다’에도 등장했다는 스탠드나 사랑했던 여인의 모습과 자신의 모습이 투영된 와인 따개라거나, 일련의 상품들이 매력적인 것은 그저 예쁘고 실용적인 제품이라서라기보다는 멘디니의 애정이 담긴 물건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일 것이다.
 

그의 작품에 대한 애정은 직접 전시 구성을 기획하였다는 점에서도 드러난다. 멘디니는 전시의 모든 섹션이나 동선 등을 스스로 기획하였을 뿐만 아니라, 실제 전시가 열린 후 직접 방문하여 The Hall 섹션의 한 부분에 자그마한 낙서를 그려놓는다. 그러한 소소한 부분에서 작품을 넘어 멘디니라는 사람까지도 느낄 수 있어 더욱 흥미롭게 전시를 관람할 수 있지 않았었나 싶다. 아무래도 SPC그룹이 함께하기도 하고, 뭐 디자인이라는 게 애초에 상품성을 염두에 두고 행해지는 것이니 상업적인 느낌이 나기는 한다. 가령 Shop코너에 마련된 멘디니 아이스크림이라던가..뭐 그러한 것. 그럼에도 보는 재미가 있었던 전시이다.





전시기간 : 2015.10.9~2016.2.28(매주 월요일&구정 당일 휴무)
전시장소 :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디자인전시관 
관람시간 : 화~일 10:00~19:00 (수, 금 10:00~21:00 연장운영) 
관람료 : 일반 14,000원, 대학생 12,000원, 청소년 10,000원, 어린이 8,000원
e-mail : mendini15ddp@naver.com 
Tel : 02-3143-4360




[조은지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9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