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충주시 홍보맨의 시켜서 한 마케팅 [도서/문학]

글 입력 2024.02.24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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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지자체 유튜브 1위


처음 충주시 유튜브를 보게 된 건 하수처리장 먹방이었다. 한 남자가 하수처리장에서 음식을 먹는 썸네일을 보고 영상을 클릭하게 되었다. 영상의 내용은 충주에 위치한 하수처리장을 방문하고 그곳에서 일하시는 공무원의 인터뷰와 마지막으로 영상을 클릭하게 된 이유인 하수처리장 먹방 내용이 담겨있었다. 썸네일만 보고 클릭했기 때문에 충주시 유튜브 채널인지 전혀 알지 못했고 영상을 시청하며 시에서 운영하는 유튜브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영상을 시청하고 나니 평소 내가 생각했던 공무원의 이미지와 다른 모습을 보게 되면서 채널에 올라온 다른 영상들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보통 대부분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유튜브는 지역을 홍보하기 위해 지역의 아름다운 모습들만 담겨있는데 시청했던 경험을 떠올려보면 대부분 흥미가 없어서 영상을 튼 지 몇 초도 안돼서 다른 영상을 클릭했다. 하지만 충주시 유튜브는 재미있으면서도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분명하게 전달되었다.


충주시의 인구수는 약 20만 명이지만 충주시 유튜브 구독자 수는 현재 기준 60만 명을 넘어섰다. 이 말은 충주시민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시민들도 충주시 유튜브를 구독하고 있다는 뜻이다. 서울처럼 한 나라의 수도도 아니고, 많은 인구가 살아가고 있는 지역도 아닌 그저 평범한 시였던 충주의 유튜브 채널이 이렇게까지 주목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홍보의 신이라는 책은 충주시 홍보맨 김선태 주무관의 마케팅 노하우가 담겨있다. 기획 김선태, 촬영 김선태, 출연 김선태, 편집 김선태 제대로 된 지식도 없이 시작한 그는 모든 운영을 혼자서 맡았다. 그저 평범한 공무원 중 한 명이었던 김선태 주무관이 충주시 유튜브 채널을 60만으로 만들기까지 과연 그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영상을 만들어왔을까.

 

 

 

시장님이 유튜브하라고 시켰는데요?


 

김선태 주무관은 2016년 가을 공무원이 되었다. 그는 공무원이 되고 싶었던 적은 없었고 그저 먹고살기 위해 공무원을 선택했다고 한다. 2018년 여름 본청 홍보담당관실로 발령이 났다. 그의 업무는 포스터를 만드는 것이었는데 처음 시작했을 때는 할 줄 아는 것이 하나도 없어서 힘든 적응 기간을 보냈다. 이후 2019년에 출장을 가게 되는데 이때 김선태 주무관의 인생을 바꿔놓은 한 사건이 일어나게 된다.


출장을 다녀와 출장 보고서를 쓰며 유튜브 관련 내용을 적어 제출하게 된다. 그때 시장님은 "유튜브가 대세다. 네가 해라"라고 김선태 주무관에게 말했다고 한다. 충주시가 유튜브를 해야 한다고 했지 자신이 그 유튜브를 하겠다고 보고한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그는 당황했지만 시키면 해야 하는 게 공무원이라서 유튜브를 시작하게 되었다. 본격적으로 시작하기에 앞서 60개의 지자체 유튜브를 분석했지만 아무도 보지 않는다는 공통점을 발견했다.


그는 당시 씁쓸하기도 했지만 나는 무조건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고 실패한 사례의 정반대로 유튜브를 제작해야겠다는 기획 전략을 세운다. 결국 충주시 유튜브는 대박을 치게 된다. 사실상 타의에 의해 시작했지만 충주시 유튜브가 성공하게 된 이유는 김선태 주무관의 상황을 받아들이고 그래도 일단 하는 마음이었다고 생각한다.


일을 잘하는 사람에게는 더 많은 일이 주어진다는 말이 있다. 지자체 유튜브를 보며 같은 방식으로 유튜브를 운영해나갈 수도 있었겠지만 그는 일단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하기 위해 성공 전략을 세웠다. 선택하지 않은 상황 속에 놓여도 그것을 받아들여 열심히 하고 결국 자신의 인생을 바꾼 하나의 기회로 만들어 낸 그가 대단하다고 느껴진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말은 김선태 주무관에게 해당되는 말이 아닐까.

 

 


충주시 하수도 공사 기간을 전 국민이 알게 하려면 슬릭백을 춰라!


 

 

 

충주시 유튜브는 특별한 편집 기술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유튜브 예산이 61만 원일정도로 엄청난 예산을 투입해 제작된 영상도 아니다. 충주시민도 아닌 사람들까지 충주시 유튜브에 관심 갖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충주시 유튜브는 트렌드를 잘 반영한다.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영상은 슬릭백 영상이었는데 평범하게 슬릭백을 하는 영상인 줄 알았지만 마지막 맨홀에 빠지는 홍보맨의 모습을 보여주며 하수도 공사 기간을 사람들에게 알려준다.


이처럼 충주시 홍보맨은 빠르게 흘러가는 트렌드를 파악하고 그를 활용하여 영상을 만들어 낸다. 사실상  충주에 살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충주의 하수도 공사 기간처럼 충주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알 필요는 없다. 이 점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고 김선태 주무관은 일단 최근 유행하는 밈을 활용해서 사람들의 흥미를 이끌어내고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을 사용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짧은 영상이라는 점이다. 최근 핑계고처럼 긴 러닝타임을 가진 유튜브가 인기를 얻고 있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짧은 영상을 선호한다. 특히 사람들은 긴 정보 전달 영상은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앞서 말한 것처럼 굳이 충주시민이 아니라면 충주에 관한 정보들은 굳이 알 필요가 없다. 이런 점을 이용해서 충주시 유튜브는 짧은 영상에 정보를 알차게 담고 있다. 10초 건너뛰기를 할 틈이 없게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솔직함이다. 몇 년 전 유튜버들의 뒷광고 사건이 터지며 시청자들은 자신이 구독하는 채널에 거짓이 아닌 진심을 찾게 되었다. 과거에는 거짓된 의도가 있었더라도 그냥 시청했다면 다양한 콘텐츠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지금 시청자들은 다른 프로그램으로 채널을 옮겨버린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솔직함을 원한다. 대부분의 지자체 유튜브 영상에는 각 지역의 아름다운 모습만이 담겨있다.


하지만 충주시 유튜브는 다르다. 행사를 홍보하더라도 디스 하기도 하고 심지어 공무원 인터뷰에서는 민원인에게 맞은 이야기를 다루는 등 솔직한 내용의 영상을 제작한다. 이 과정을 거쳐 채널의 신뢰도를 높이는 것이다. 거짓 없는 영상은 시청자의 입장에서도 편하게 느껴진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충주시 유튜브를 구독하고 시청하는 것이다.

 

 

 

충주시 유튜브를 응원합니다. 


 

단순히 충주시 유튜브를 시청할 때는 몰랐던 김선태 주무관의 비하인드 스토리에 대해 알 수 있었다. 패러디 형식의 영상을 제작할 때 그는 영상이 문제 될 것을 예방하기 위해 다양한 커뮤니티를 모니터링한다고 한다. 영상 속의 김선태 주무관은 흔히 말하는 필터링 없는 입담을 가지고 있는 듯했지만 영상을 만들기까지 많은 검열을 거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변하지 않는 상황이 눈앞에 놓였을 때 그 상황을 바꾸려 하기보다는 그 상황을 내버려두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상황을 바꾼다는 것은 나 하나만의 행동으로 변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단 내가 행동하게 된다면 그것은 선례가 되지 않는가.


책에서는 이건희 회장의 뒷다리론을 언급한다. 뒷다리론이란 "변하지 않을 사람은 그냥 변하지 않고 있어라. 다만 남의 뒷다리는 잡지 말라"라는 말이다. 보수적인 단체에서 일하는 공무원임에도 불구하고 주변의 시선과는 상관없이 계속해서 새로운 변화를 만들려고 애쓰는 그의 모습이 멋있게 느껴진다. 첫걸음을 만들어 나가는 그의 모습을 응원하고 싶다.

 

 

[임채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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