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연극 "내가 가장 예뻤을 때" - 엄마가 가장 예뻤던 순간

여자가 가장 예뻐 보이는 순간이 언제일까요?
글 입력 2015.11.16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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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8일, 예그린씨어터로
연극 "내가 가장 예뻤을 때"를 관람하고 왔다.
혜화역 1번 출구로 나오자마자 오른쪽 길을 쭉 따라 걸으니
극장 예그린씨어터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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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가장 예뻐 보이는 순간은 언제일까?
웨딩드레스를 입었을 때?
외출 준비를 마친 직 후?
막 씻고 나왔을 때?
다양한 대답이 있을 것이다.

공연을 보기 이전까지만 해도 나는 여자가 가장 예뻐 보이는 순간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할 때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었다.
그건 여자에게만 해당되는 건 아니다.
남자도 물론 본인의 일에 열정적인 사람이 가장 멋져 보인다 생각한다.
그런데 이번 공연을 보고 나서
또 다른 관점으로 생각해 보게 되었다.
여자가 가장 예뻤을 때는 누군가에게 넘치는 사랑을 주고,
또 그렇게 사랑하는 사람에게 충분히 사랑 받을 때가 아닐까 하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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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남편과 사별 후 자식들을 혼자 힘으로 어렵게 길러내고 이제 막내 딸 하나를 데리고 사는 할머니가 있다. 손자, 손녀가 있어 말이 할머니이지 하는 행동이나 패션은 막내딸 희윤을 능가하는 유쾌한 동네 마당발이다. 춤이면 춤, 노래면 노래, 어디를 가나 인기 만점인 그녀의 근심거리는 오직 하나! 아직 시집가지 않은 막내딸이다. 남자를 믿지 못해 결혼을 꺼리는 희윤은 엄마의 성화에 시집이 아닌 독립을 꿈꾸지만 여의치가 않다. 그러던 중 오랜 친구 사이로 지내 온 상우는 엄마의 부탁으로 희윤에게 프로포즈를 하게 되는데... 그와 엄마의 계약 조건에는 다른 이유가 있다. 아무것도 모르는 희윤은 상우와 결혼을 하게 될까?



 이 날의 CAST는 엄마 역의 이성경 배우님, 그리고 딸 희윤역의 이시헌 배우님, 상우역의 유용 배우님, 마지막으로 강렬녀 외 다역의 박초서 배우님이었다. 공연장은 희윤의 집을 중심으로 양 옆에 공원과 카페로 꾸며져 있었다. 모녀의 등장과 함께 극이 시작되었는데, 모녀의 대화를 보니 내가 우리 엄마와 대화하면 저런 모습일까 란 생각이 드니 계속해서 웃음이 났다. 꽤나 척척 들어맞는 모녀의 대사의 합이 관객들의 몰입을 도우면서 점차 흥을 돋게 해주었다.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대화 속에 딸을 염려하고 걱정하는 엄마의 마음과 그런 엄마가 부담되긴 하지만 그럼에도 엄마를 많이 의지하고 있는 딸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작품을 보며 단지 우리 모녀만 그렇게 투닥투닥 거리는 게 아니란 생각이 드니 어딘지 모르게 안심을 했다 라고 한다면 이 연극을 본 전국의 모든 딸들이 아마 내 말에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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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디를 가더라도 주목 받을 만한 노래실력에 춤 실력을 겸비한 매력만점, 귀여운 어머니의 모습 또한 눈에 띄었지만 특히나 보기 좋았던 건 딸 희윤과 희윤의 어머니가 맥주를 손에 한 병씩 들고 TV를 보는 모습, 서로 웃으면서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었고 그녀의 딸을 대할 때 만큼이나 다정하고 사랑 넘치게 상우를 대하던 어머니의 모습이었다. 내가 아무래도 아직 딸의 입장이고 아이를 낳아보지 않았기 때문에 더 그렇게 느꼈을 지도 모른다. 참 다정하고 따뜻한 어머니의 모습이었다. 딸이 혼자될까 염려하고 걱정하던 엄마의 모습을 보며, 우리 엄마도 만약 내가 희윤과 같은 상황에 놓인다면 저렇게 안절부절하고 계실까 생각해 보니 어쩐지 웃프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중간중간 다양한 역할을 맛깔 나게 선보여 주었던 박초서 배우님의 연기는 많은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하였고, 또 그에 맞춰 센스 있는 관객들의 리액션은 극을 더 재미있게 만들어 주었다. 다만 좀 아쉬웠던 점은 극의 흐름이 중간중간 갑작스럽게 변하는 것, 그리고 좀 쌩뚱 맞은 설정이 있었다는 것? 적어도 나에게는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었다. 왜 하필 그런 설정을 넣었어야 했는지, 그 설정을 분명 어머니도 들었음에도 왜 굳이 딸 희윤과 상우를 짝 지어 주고 싶어했는지 난 아직도 조금 의아하다. 희윤과 상우가 그럼에도 맺어진다면 둘은 계속 행복하게 살 거라고 생각했기에 상우에게 그런 부탁을 했겠지만, 과연 그 둘은 '정'이나 '의리'와 같은 감정으로 가정을 계속해서 꾸리고 살아가는 것이 행복할까? 결혼은 단순히 사랑만을 가지고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사랑이라는 감정이 없다면 처음부터 성립되지 않는다고 믿기에 더더욱 의아했다. 뭐 어찌됐든, 둘의 결혼이 이 작품의 핵심은 아니라고 생각하니까 일단 넘어가기로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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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빨간 구두를 신고 제일 사랑하는 사람과 탱고를 추는 그녀의 모습은 정말 아름다웠다. 희윤의 아버지를 진심으로 사랑했고, 사랑하는 그녀의 감정 또한 잘 느껴졌다. 그와 함께 했던 그 시절을 떠올리며 가슴 아파하던 어머니의 모습에 나 또한 마음이 아릿해지기도 했다. 희윤의 어머니가 가장 예뻤던 순간은 희윤의 아버지가 살아계실 적이 아니었을까? 마음껏 사랑하고 사랑 받던 그 때의 그녀가, 너무나도 행복한 표정으로 탱고를 추던 그녀의 모습 말이다. 아닌가, 그렇다면 희윤은 가장 예쁘던 순간이 오지 못할 지도 모르는데... 작품에서 말하고자 하는 건 그래서 과연 무엇 일까. 누구에게나 가장 아름다운 때가 있음을 말하고 싶은 건지, 세상에는 여러 종류의 사랑이 존재함을 말하고 싶었던 건지 그것도 아니면 어머니의 인생을 중점적으로 보여주고 싶어서, 그래서 연극의 부제가 '엄마가 좋아!'였는지 궁극적으로 이 연극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뭐였다 라고 쉽게 정의 내릴 수 없었다는 점이 좀 아쉽다. 그래도 이 작품은 딸과 엄마의 모습을 담아 전국의 많은 모녀에게 조금이나마 공감을 자아낼 수 있는 그런 연극이다. 당신이 다시금 엄마의 사랑을 느끼고 싶고, 엄마를 한 명의 여자로 온전히 바라보고 싶은 딸이라면 이 연극을 보기를 권하는 바이다. 그러한 과정이 있어야 당신도 역시나 미래의 딸에게 멋진 엄마가 되어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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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주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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