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데이식스가 전하는 7가지 고백 [음악]

네 명이 초대하는 마이데이와의 영원한 Show
글 입력 2024.03.19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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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그래도 고요한 집 속에서, 굳이 이어폰을 연결해 음악을 가만히 듣는 건 꽤나 그윽한 행복감이 느껴지는 순간이다. 내 옆에 모르는 사람도, 거슬리는 행동도, 눈치 볼 일도 없는 ‘나만의 공간’이 완벽하게 준비되어 있으니 말이다.


나만의 공간이 확보되었다면 이젠 가장 중요한 선곡이 남아있겠다. 평소 좋아하던 아티스트의 음악, 랜덤으로 추천해주는 음악도 좋지만, 오늘만큼은 5시 59분까지 설렘과 함께 기다린 앨범이 있다. 바로 DAY6의 8번째 미니 앨범 [Fourever]이다.


시간의 앞자리가 5에서 6으로 바뀌기 직전, 조용한 공기 속에서 이어폰을 두 귀에 꽂았다. 최신음악 칸에 새로 등장한 [Fourever] 앨범을 누르고 전곡 재생을 시작한 순간, 가장 먼저 들리는 한 음을 따라 그들의 쇼로 빨려 들어가게 되었다.

 

 


Welcome to the Show


 

 

 

저 끝에 밝은 빛이 새어 나오고 있는, 어둡고 긴 터널 속을 훑고 지나가는 장면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그러다 반복 멜로디가 나오고 드럼 비트가 뒤따르는 순간 터널 끝에 다다라 환하고 푸른 하늘이 보였다.


 

 나와 맞이하는 미래가 위태로울지도 몰라

하지만 눈물 가득한 감동이 있을지도 몰라

···

이것만큼은 맹세할게 내 전부를 다 바칠게

네 눈빛 흔들리지 않게 널 바라보며 서 있을게

 

 

뮤비 속 영상에도, 이 노래의 가사에도 공통적으로 ‘프러포즈’의 의미가 담겨있다. 그런데 이 프러포즈에는 담담하면서도 조심스러운 말을 전하기도 한다. 무조건적인 행복과 믿음만을 주겠다는 상투적인 어느 고백보다도 더 솔직하면서 진심이 느껴지는 한 마디로 가득 차 있었다.


미래가 위태로울 수는 있지만, 그래도 나와 함께 가준다면 전부를 다 바치겠다는 맹세를 한다. 그 맹세의 강도는 온몸을 다해 외치는 그들의 에너지와 떼창을 통해 고스란히, 혹은 그 이상 다가오고 있었다.

 

 


HAPPY


 

 

 

이 노래를 듣고 모두가 입을 모아 하는 말이 있다. “신나는데 슬프다.”


베이스의 긁는 소리와 함께 중독적일 것만 같은 기타 사운드가 처음 등장하는데, 나도 모르게 고개를 까딱까딱 움직이고 있었다. 그렇게 사운드에 좀 더 집중하다 보니 가사가 마치 고요 속에 들리는 메아리처럼 느껴지고 있었는데, 갑자기 가사에 몰입하게 된 순간이 있었다.


 

뭔가 하나씩은 걸리는 게 생기죠

과연 행복할 수 있을까요

···

주저앉고 있어요

눈물 날 것 같아요

그러니까 제발 제발 제발요

Tell me it’s okay to be happy

 


제목처럼 그저 행복한 노래인 줄만 알았는데, ‘걸리다’, ‘주저앉다’와 같은 어쩌면 비관적인 문장 흐름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제발 제발 제발 행복해도 된다고 말해달라고까지 하면서. 그러나 행복할 수 있으니 의심하지 말라는 답변은 끝까지 나오지 않는다. 답이 돌아오지 않는 자문(自問)만이 존재할 뿐이다.


그래서 그런지 맨 처음 등장한 기타의 사운드가, 홀로 외치는 ‘모스 부호’처럼 느껴졌다. 동시에 과연 행복할 수 있냐고, 나 좀 도와달라고 누군가에게 SOS 신호를 보내는 모습이 상상되었다. 어쩌면 가장 말하기 쉬우면서도 갖기는 힘든 행복의 양면성을 잘 담아낸 노래가 아닐까 생각된다.

 

 


The Power of Love


 

 

 

제목에 'Power'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어서 그런지, 시작부터 위풍당당함이 물씬 느껴진다.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드럼 비트에 맞춰 하나의 건반만을 두드리는 신시사이저가 이 노래의 포문을 여는 것만 같았다. 딱딱 끊어내는 강렬함과 톡톡 튀는 발랄함이 있어서 그런지, 나도 모르게 팩맨과 같은 ‘픽셀 아트 캐릭터’ 게임 장면이 떠올랐다.


 

사랑이라는 이름의 그 힘을 느껴봐요

망설이지 말고 의심하지 말고

Don’t you worry try it now

 


앞서 들었던 [HAPPY]와는 달리, 이 곡은 ‘사랑의 힘’에 대한 강한 믿음을 어필하고 있다. 뭔가 나에게 사랑의 힘 하나만 있어도, 저절로 행복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대상이 어떠하든, 사랑을 통해 얻는 행복을 스스로 찾고 깨달아가도록 하는 의도가 담긴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도 해본다.

 

 

 

널 제외한 나의 뇌 (Get The Hell Out)


 

 

 

제목을 보는 순간, 데이식스의 예전 곡 [Zombie] 2탄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뇌’라는 단어가 제목에 들어가는 순간 어딘가 불협화음처럼 느껴지는, 가볍지만은 않은 분위기 때문인 것 같았다. 하지만 도입 부분의 멜로디는 너무나도 산뜻하고 봄과 어울릴 것만 같아서 반전으로 다가왔다.


 

내 안에서 썩 꺼져 줄래

뭐에 씌인 듯 살고 싶지 않아

···

Get the hell out!

Get the hell out!

 

 

위에 보이는 가사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적혀있는 가사는 전혀 친절하지 않았다. 역시 가사를 보니 이제야 제목의 의미가 더 선명해졌다. 도입 부분이 나에게 달달하게 느껴졌던 이유가, 일부러 달달함으로 유혹을 한 뒤 숨겨져 있던 본심을 꺼내려는 준비운동이었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고 들으면 들을수록 록적인 사운드가 풍부해지고, 찔릴 것만 같은 날카로운 외침이 더해진다. 왜 이렇게까지 상대방을 쫓아내려고 할까? 정말 단순히 생각했을 때 싫어하는 감정이 지배해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반대로 만날 수 없는 현실과 좋아하는 감정 속에서 느껴지는 고통을 표현한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떠오른다.

 

 

 

나만 슬픈 엔딩


 


 

 

마치 한 편의 뮤지컬처럼 느껴진 곡이다. 사랑하는 연인과 한자리에 함께 있지만, 나만 좋아하는 것 같고 나만 바라보는 장면이 저절로 그려졌다. 다른 장치 방해 없이, 무대에 혼자 서서 독백하는 주인공의 모습처럼 말이다.


 

아무리 아무리 고민해 노력해 채워도

계속 줄어들기만 해

다 새어 나가기만 해

···

아무리 아무리 싸우며 쌓으려 해 봐도

계속 금이 가기만 해

무너져 내리기만 해

 

 

가사만 봐도 화자의 노력만이 돋보인다. 본인을 향한 상대의 식은 마음이 너무나도 느껴지지만 애써 부정하다 결국 포기하는 과정을 담은 것 같다. 특히 후렴에 정적 속에서 영케이 혼자 외치는 ‘나만 슬픈 엔딩’ 파트가 독백의 정점을 찍는 듯했다. 록적인 사운드를 기반으로 하지만 발라드를 적절히 사용함으로써, 씁쓸하면서도 분노와 해탈이 담긴 마음 정리의 과정을 그려낸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사랑하게 해주라



 

 

선전포고 방식의 ‘사랑할게’, 조심스러운 고백 방식의 ‘사랑해도 될까’ 등 다양한 고백 형식이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사랑하게 해주라’ 속에는 무수한 감정이 드는 혼란이 담겨있는 것 같다. 본인이 갖고 있는 감정만으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설명 못 할 애달픔이 녹아있어서 일까. 상황에 따라 바뀌는 어느 용언의 형태 중에서도, ‘사랑’ 뒤에 붙는 ‘~하게 해주라’는 절절하면서도 가련한 옷을 입고 있었다.


 

망설임 가득한 눈빛

잠시 멈추길

제대로 날 바라봐 줘

 

 

곡 중 다른 요소에도 눈여겨볼 구간이 많지만, 특히 위 가사가 진행되는 코드에 집중해 보길 바란다.


 망설‘임’ / 가득한 눈‘빛’ / 잠시 멈추‘길’ / 제대로 날 ‘바’라봐 줘


나처럼 음악 지식이 많이 없는 사람도, 강조 표시한 음절에서 점진적으로 음이 높아지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이 상대를 향한 마음을 간접적으로 잘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적극적으로 다가가지는 못하겠고, 그렇다고 소심하게 가만히 있기엔 답답한. 그래서 제대로 날 바라봐 달라고 애원하는 감정이 음악으로 고스란히 담겨있는 듯했다.

 

 


그게 너의 사랑인지 몰랐어



 

 

혹시 앞에 수록되어 있는 [사랑하게 해주라]의 후속편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앞에서는 사랑 표현에 서툰 감정을 나타냈다면, 이 곡에서는 시간이 흘러 서로의 감정에 대한 뒤늦은 깨달음과 추억을 적어낸 듯했다.


 

그게 너의 사랑인지 몰랐어

그땐 그게 그런 건지 몰랐어

···

그게 나의 사랑인지 몰랐어

 

 

멜로디도 감성적이지만, 특히 가사가 참 섬세하다는 걸 느꼈다. 중간중간 들리는 종소리와 함께 그 당시를 회상하며, 함께 했던 순간들, 말투, 눈물 이 모든 것들이 상대방의 사랑이 있어 존재할 수 있었음을 알게 된다. 그렇게 하나씩 과거들을 끄집어내고 읊어내다 끝에 한 가지를 더 알게 된다. 바로 이 글의 시점이 내가 바라본 ‘너’이면서, 동시에 내가 바라본 ‘나’였던 것이다.


이 곡의 화자는 지금 기억하는 순간들이, 함께 나눈 감정들이, 사실 나에게도 사랑이 있었기에 이어질 수 있었음을 알게 된다.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과거일 뿐이지만, 그 시절의 우리였기에 느낄 수 있었고 서툴 수 있었던 그리움을 그려냈다.


*

 

이번 앨범 [Fourever]에는 데이식스가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그리고 누구에게나 적용될 수 있는 인생의 이야기를 크게 7가지 고백으로 나누어 담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인생에 있어 없어서는 안 될 ‘행복’과 ‘사랑’을 담담하면서도 에너제틱 하게 표현하며, 서정적으로 그들만의 메시지를 녹여냈다.


4명의 멤버, 영원을 의미하는 forever, 마이데이 4기 등 여러모로 의미를 합쳐 만든 [Fourever] 앨범. 그리고 그 속에는 우리의 [희로애락] 또한 숨어 있었다.

 

 

 

아트인사이트 컬쳐리스트 명함.jpg

 

 

[김유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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