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솔비, 그녀의 위로 [문화 전반]

글 입력 2015.10.30 20:32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1.PNG

 
  혹시 누군가로부터 무시당하고 있어서 괴로운가요?

  잘하는걸 찾고싶어 고군분투하는 이들에게 솔비는 “누가 뭐라고 해도 나답게”라고 외치고 있다.
열렬히 좋아하는 사람에게 도대체 넌 뭘 잘하냐며 타박을 듣고 버려지다시피 찾아온 이별은 나를 저 끝까지 곤두박질치게 만들어 한동안, 아니 지금까지도 자존감의 바닥에서 헤엄치게 만들었다. 명문대생이었던 그에게, 나보다 좋은 스펙을 가진 사람들에게 처음으로 열등감을 가지게 됐고 사실 난 아직도 그 기분에서 완전히 헤어나오지 못한채 하루를 살아내고있었다. 텔레비전에서 희망을 얘기하는 사람들은 죄다 신화 같은 사람들. 내겐 하나도 와닿지 않는 위로였다.

  그러던 어느날 자주즐겨보던 무한도전에서 뇌순남 뇌순녀 특집을 했다. 재미있게 웃으면서도 지금의 내 상황에선 불편함이 앞섰다. 일명 노잼특집이라고 떠드는 속에서도 끝까지 지켜봤던건 순수한 사람의 힘을 믿는다는 나도 모르게 작용한 오기가 아니었나 싶다. 내 자아를 찾고자 어떻게 끝나나 보고싶다는 거의 간절함에 가까운 마음으로 시청했던것같다.

  그리고 그중에서 눈에 띄었던건 솔비. 대중의 사랑보다 대중의 시선 밖에 머무르는 편이 더 많았다. 그래서일까. 그녀에게 달리는 무수한 악플로 몇년간의 슬럼프 기간을 견뎌내야만 했고, 우리의 이미지에 박힌 발랄한 그녀는 더 이상 통통 튀지 않았다. 대중의 총구가 자신에게로 향할 때마다 죽지 않기 위해 그림으로 승화시켰다는 그녀. 악플과 욕은 연예인의 숙명이라지만 얼굴도 모르는 다수에게 일방적인 루머로 공격당한다는건 얼마만큼의 고통일까 가늠할 수조차 없다.

솔비. 전혀 안중에도 없었던 연예인이다. 무얼 잘하는지 모르겠고 백치미의 이미지로 방송에 출연하는 댄스가수. 딱 그만큼의 존재감이었다. 그러나 지금 나는 그녀의 열렬한 팬이 될 것 같다. 권지안이라는 본명으로 다가온 그녀는 연예인으로서 쌓아올렸던 그간의 이미지들을 버리고 작가로서 새로운 도전을 해왔었던 것이다.

 
그녀는

내가 누군가의 말도 안되는 이야기에 설득 당하지 않으려면,
인생의 리스크를 줄이고 싶다면,
잘못된 이야기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면
공부하자.

라고 얘기하고 있다.


2.PNG
 
3.PNG
 
4.PNG
 
5.PNG
 
솔비2.PNG
 
솔비3.PNG
 
솔비4.PNG
 
솔비5.PNG
 

“작품을 만드는 작가가 맨발로 만들어놓진 않았을 거 같아요. 자유의 여신상은 어쨌든 누군가의 작품이잖아요. 작품을 만들 때 맨발로 만들지 않았을 것 같아요."
본인도 그림을 그리기에 작가 입장으로 생각한 솔비는 무한도전 뇌순녀 특집에서 자유의 여신상에 관한 퀴즈를 맞추었다.
     
 
"저의 진심을 보지 않고 저를 지식으로만 판단했던 선입견을 가진분들이 미웠어요. 하지만 지금 이 자리를 비롯해서 선입견 가졌던 분들을 용서하고 싶습니다."
무한도전 뇌순녀 특집으로 초대된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솔비.PNG

 
박명수를 제치고 김구라와 맞선 솔비. 퀴즈를 풀러나갈 때 자신감없어 주저하던 모습을 뒤로하고 결과는, 찍기 여신 솔비의 승리였다.
 
 
내가 누군가의 말도 안되는 이야기에 설득 당하지 않으려면,
인생의 리스크를 줄이고 싶다면,
잘못된 이야기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면
공부하자.
 
 
그녀의 에세이에 적힌 말이다.

    
하하.PNG
 
 
무한도전 뇌순남, 뇌순녀 특집은 예능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는 이들에게 많은 귀감이 된 듯하다.
 
  
 
 
  사람은 누구나 자존감이 낮아지는 순간이 있다. 사랑하던 연인에게 버림받았을 때, 목적없이 방황할 때, 내 안에 나를 가두고 벗어나지 못할 때, 끊임없는 실패에 지레 겁먹게 될 때. 도움이 될까하여 보는 신화같은 사람들의 성공스토리는 와닿지 않고.

  그러나 이번에 무한도전에 출연한 솔비를 보며 웃음뿐만이 아니라 알 수 없는 감동에 휩싸인 이유는 알게모르게 많이 깔려있는 학벌주의, 능력주의 사회에서 지쳐가는 우리 영혼들에 진정성있는 인간승리를 보여줬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어떤 누구도 바보는 아니다. 많은 것을 갖지 못한 사람이라 하여 그가 생각 없이 살아갈 거란, 쟤보단 내가 낫지라는 오만은 아마 누구에게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솔비덕분에 그런 생각이 얼마나 큰 오만과 편견인지 깨우칠 수 있었다.


우스울지도 모르고, 밥맛 없을지도 모르지만 난 착하다. 그런데 사실 착하기 싫었다. 쉬워 보이고 싶지 않았고, 약해 보이고 싶지 않았다. 지금도 착한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이제는 나를 사랑하게 되었다. 그 모습 그대로를 인정하고, 예뻐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고, 조금씩 그런 사람이 되고 있다. 지금도 나는 날 위해 노력 중이다. 진짜 나와 친해지기 위해서! 나를 너무 사랑하고 조금 더 나를 이해하기 위해서!

누가 뭐라고 해도 나답게中

 

내가 그녀에게서 위로받았듯 혹시 지금 자신의 존재감을 찾지 못해 두려움과 외로움에 떨고있다면 나를 무시하는 이들 속에서 내 존재감을 조금씩 키워가기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차근차근히 해나갈 용기를 얻길 바란다. 우리는 자의든 타의든 어쩔 수 없이 주위사람들에게 매번 자신의 능력을 증명해 보이면서 살아가야 하는지도 모른다.
“난 그걸 못하지만 이걸 잘해."

내 자아를 존중하기 위해 내가 잘하는 걸 필사적으로 찾자. 공부하자. 나에 대해서, 나다운 것이 무엇인지,
나는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야 행복할지.



아름다운 기다림
가장 아름다운 기다림은 역시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때로는 기적도, 기회도
내가 포기하지 않았기에 오는 듯하다.
‘그냥’ 이라는 선물은 없다.
기적에도 이유가 있다.
 
누가 뭐라고 해도 나답게中



최고의 사람도
최고의 명예도
최고의 일도
최고의 돈도
최고의 꿈도
최고의 자리도 없다
 
누구나 살아갈 자격이 있다
그러므로 우린 똑같은 사람이다.

누가 뭐라고 해도 나답게中



똑똑하지 못해도 마음으로 세상을 보는 사람들이 있다. 지금 대단하지 않다고 해서 타인을, 스스로를 무시하지 말자 . 스스로의 잠재성을 믿고 꿋꿋하게 걸어나갔으면 한다.



[김정미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8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