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SIDance 2015 서울세계무용축제 : 경계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한다는 것
글 입력 2015.10.26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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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Dance 2015의 <애완동물>, <그라인드>에 이어
무용축제의 마지막으로 본 작품은
'야 사마르! 댄스 시어터' <경계> 라는 작품이었다.


SIDance 2015의 폐막작이기도 한 작품이기에 
앞서 난해함을 여지없이 선보였던 두 작품보다는 
무언가 조금의 대중성을 담고있지 않을까 하는 일말의 기대를 가지고
다시 한 번 서강대 메리홀을 찾았다.


★SIDance2015  시즌.jpg
 


제18회 서울세계무용축제 SIDance2015


9월 30일 수요일부터 10월 18일 일요일까지
예술의전당, 강동아트센터, 서강대학교 메리홀, 남산골한옥마을 국악당에서
스페인, 크로아티아, 포르투갈, 미국, 터키, 팔레스타인,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네시아, 네덜란드, 스웨덴 등 
31개국, 54개 단체, 43개 작품

 9월 30일 수요일부터 10월 18일 일요일까지 19일 간 국제무용협회(CID-UNESCO) 한국본부가 주최하는 제18회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2015)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강동아트센터 대극장 한강, 소극장 드림, 서강대학교 메리홀, 남산골한옥마을 국악당에서 열립니다. 공연 이외에도 전문 무용인을 대상으로 하는 안무워크숍, 일반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움직임 워크숍, 중동의 현실에 대한 전문가의 설명과 함께하는 무용시사회, 예술가와 소통하는 예술가와의 대화 등 다양한 부대행사가 진행됩니다.

< 축제 개요 >

행사 일시 : 2015년 9월 30일 (수) ~ 10월 18일 (일) (총 19일간)
 
행사 장소 :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강동아트센터 대극장 한강·소극장 드림,
서강대학교 메리홀, 남산골한옥마을 국악당

주최 : 국제무용협회(CID-UNESCO) 한국본부

주관 : 18회 서울세계무용축제 조직위원회

후원 :
문화체육관광부, 서울특별시, 서울문화재단, 강동아트센터, 까몽이스협회, 주한포르투갈대사관, 아메리칸 댄스 어브로드, 주한독일문화원, 주한스페인대사관, 주한오스트리아대사관, 주한이탈리아문화원, 요코하마댄스컬렉션, 요코하마 레드브릭 웨어우스, 팔레스타인 라말라시, 홍콩예술발전위원회, 주한프랑스문화원, 주한스웨덴대사관, 스웨덴예술위원회, 스웨덴대외홍보처

협찬 : 파란달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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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계 >
한계와 기회가 공존하는 경게의 의미를 찾아가는 팔레스타인의 이야기 !

 지난 2008년 무용축제 개최를 놓고 분쟁이 벌어졌던 팔레스타인, 안팎으로 암담한 현실에도 예술은 꿈틀대고 춤은 계속된다. 올해 시댄스는 폐막작으로 예술과 테크놀로지를 결합해 문화, 지리, 신체의 경계를 넘나드는 팔레스타인 야 사마르! 댄스 시어터의 <경계>를 선택했다. 힙합, 발레, 아크로바틱까지 다양한 스타일을 섞은 작품들을 선보이는 안무가 사마르 하다드 킹이 만든 <경계>는 인간관계로 발생하는 공간과 그에 대한 저항, 희망의 풍경을 그려내며 경계로 인해 생기는 소통의 한계를 극복하고 예술을 통해 새로운 소통방식을 찾아가고자 한다. 드라마틱한 주제와 댄서들의 테크닉이 결합되어 폭발적 조화를 이루는 이 공연은 경계에 묶이는 것의 의미를 묻는다. 그것이 장소이든, 사람이든, 이념이든, 소음이든, 침묵이든. 팔레스타인의 모습인 동시에 우리들의 모습이기도 하다.





 작품은 7명의 무용수와 화면상의 한 커플을 번갈아가며 혹은 동시에 보여주며 진행된다. 빔으로 보여지는 한 커플은 멀리 떨어져있는 상황인 듯 서로 영상통화(스카이프)를 하며 대화를 보여주고, 그와 동시에 무용수들은 각각 여러 안무를 보여준다. 맨 몸으로 안무를 하기도 하고, 색을 띄는 공 하나를 두고 한 여자 무용수가 안무를 하다가 다른 무용수에게 빼앗기기도 하고 공을 굴리기도 하였다. 또한 크기가 다른 세 탁자를 이용하여 여러 무용을 보여주기도 했고, 조명이 비춰진 상태에서(한 방향에서 공연 도중에 갑자기 비춰졌다) 세 명 혹은 네 명이 무리를 지어 춤을 추기도 하였다. 확실히 올가 홀리즈 무용단의 <애완동물>,  예프타 반 딘테르 & 민나 티카이넨 & 다비트 키르스 의 <그라인드>만큼 어렵고 당황스러운 작품은 아니었다. 그래도 일단 <경계>라는 작품만의 줄거리를 따라가고 있다라는 느낌을 주었으니까. 그리고 안무나 무용수들의 행동이 나의 예상을 벗어나는 범위에 있지 않기도 했고. 그런데 작품소개와 같이 이 작품을 본다고 했을 때, 인간관계로 발생하는 공간과 그에 대한 저항, 희망의 풍경을 그려내었다고 하였는데, 크게 공감하지는 못했다. 그보다는 작품을 보며 전반적으로 답답함이라던가 안타까움을 많이 느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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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자와 남자는 점점 지쳐가는 것 같았다. 적어도 내 눈에는 그렇게 보였다. 그건 두 사람이 서로 사랑을 한다와 안 한다라는 문제와는 별개의 문제이다.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다라는 것은 외로움과 불안감을 동시에 주는 거니까. 당장 그 둘이 가까이에서 서로를 볼 수 없고 만날 수 없으니 그 둘보다도 내가 먼저 답답했고, 또 포기하고 싶다라는 말을 들으니 당사자들보다도 내가 먼저 안타깝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경험이 주는 힘일 수도 있다. 뭐 어찌됐건. 

 작품이 무슨 의미를 담고 있든, 혹은 관객들에게 어떤 메세지를 전해주고 싶었는지 와는 상관없이 내 개인적으로 이 무용을 보았을 때 든 생각이다. 내가 너무 많은 관심을 이 커플에게 쏟아서 일까. 7명의 무용수가 보여주는 안무는 다양했고 또 충분히 멋있었지만, 시선이 자꾸 화면으로 향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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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소개 ABOUT THE COMPANY
야 사마르! 댄스 시어터 (Yaa Samar! Dance Theatre)

2005년 예술감독 사마르 하다드 킹과 조감독 조 라비노위츠가 창단한 야 사마르! 댄스 시어터는 뉴욕과 팔레스타인을 기반으로 하는 비영리단체이다. 기술과 테크닉을 이용하여 장르, 문화지형, 그리고 물리적 경계를 넘나드는 공연을 창조한다. 세계적인 행사와 개인적인 경험에서 영감을 얻어 전 세계의 개인과 사회의 이전에는 이야기되지 않은 비화를 조명한다.


안무가소개 ABOUT THE CHOREOGRAPHER
사마르 하다드 킹 (Samar Haddad King)

야 사마르! 댄스 시어터의 예술 감독이자 창립자인 사마르 하다드 킹은 뉴욕 Ailey/Fordham BFA 프로그램에서 안무 전공으로 우수 졸업했다. 그녀의 작품을 공연한 무용단은 에일리 스쿨(Ailey School), 허버드 스트리트 2(Hubbard Street 2) 등을 꼽을 수 있고, 작품이 올려진 공연장은 뉴욕 조이스 소호, 할렘스테이지, 시티그룹씨어터, 시카고 해리스 씨어터 등이 있다. 최신 작품으로는 라이브 힙합과 아랍 음악, 춤이 어우러진 작품 < Catching the Butterflies (2010) > , 라말라 현대무용 페스티벌에서 공연된 < From Dust (2012) >, international /si:n/ festival 에서 공연된 특정 장소를 대상으로 만들어진 < Playground (2013) >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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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개인적으로 '예술가와의 대화' 혹은 '관객과의 대화' 는 일부러 챙겨서 듣는다거나 보는 편은 아니었다. 내가 생각했던 혹은 해석했던(?) 의미와 비슷하다면 또 모르겠지만 그것과는 전혀 다른 대답(해석)을 들었을 때 내 생각이 부인당한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어찌 됐건 예술 작품은 공연을 하는 사람 뿐만 아니라, 그 공연을 보는 사람들 또한 그 작품을 만드는 주체로서의 역할이 분명 존재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더더욱 내 생각만을 고집하거나 주장하고 싶었다. 허나 이 또한 내 좁은 생각, 시야였다라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이런 시간을 가짐으로써 나의 생각을 정리하게 됐고, 또 작품이 만들어지기 이전의 상황이랄지 진행과정, 무대에 올려지고 나서의 제작자들의 생각, 작품을 대하는 마음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 

 한 관객이 팔레스타인이라는 나라의 정치와 관련된 질문을 하기도 했다. 그 질문이 한국어 였기 때문에 질문보다는 조금 모호한 방향으로 혹은 (중간에서 이 '예술가와의 대화' 시간의 진행자의 의도로-이들은 정치가가 아닌 예술을 행하는 단체기 때문이라는 이유일 것이다) 조금은 광범위하게 통역되어 안무가 '사마르 하다드 킹'에게 전달이 되긴 하였지만, 아마 그 질문의 의도는 이해했을 거란 생각이 든다. 그녀가 했던 모든 말을 기억할 수는 없지만 중요한 요지는 분명했다. 본인들이 할 수 있는 일을 한다는 것 말이다. 작품소개에 나온 그대로 "안팎으로 암담한 현실에도 예술은 꿈틀대고 춤은 계속된다" 라는 것. 그들은 연습할 공간이 없음에도 어떻게 해서든 꾸준히 연습을 했고, 서로를 배려하며 안무를 맞추어 보았고, 무대에 올려지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 아니었음에도 결국 2015 SIDance 서울세계무용축제에서 공연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게 중요한 것 같다. 불평하기 보다는 허락된 상황에서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한다는 것, 어렵고 답답한 현실일지라도 인정하고 이를 받아들여 좀 더 나은 상황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라는 것 말이다. 그건 이 단체, '야 사마르! 댄스 시어터'에게는 계속해서 춤을 추는 일이었을 것이고, 안무가 '사마르 하다드 킹'에게는 안무를 구상하고 짜는 일이었을 것이다. 그로 인해 작품이 무대에 올려지고, 좀 더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무용을 본다면 그것으로서 의미있는 것이라고 그녀는 말했다. 그것은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져 또 다른 의미를 만들어 내는 일일 것이다. 그게 어떤 방식으로 뻗어나가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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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SIDance 2015에서 정말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었다. 무용이라는 '장르'에 대한 내 편견을 깨기도 했고, 현대무용이라는 '범위'에 감탄하기도 했으며, 마지막으로 무용을 만들고 행하는 사람들의 '마음'까지도 온전히 느껴볼 수 있었기에 내 개인적으로 무척이나 유익한 시간이었다. 마지막 작품을 보며 내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할 지에 관한 마음가짐까지 다시 한 번 다잡을 수 있었으니, 흐뭇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다음 축제를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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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주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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