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공생과 나눔의 가치, 사회적기업 [문화 전반]

“우리는 빵을 팔기 위해 고용하는 게 아니라, 고용하기 위해 빵을 판다.”
글 입력 2015.08.29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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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빵을 팔기 위해 고용하는 게 아니라, 고용하기 위해 빵을 판다.”

- 사회적기업 루비콘(Rubicon Programs Inc.) 설립자 릭 오브리(Rick Aubry)



   혹시 사회적기업(Social Enterprise)에 대해 알고 있는가? 우리가 ‘알만한’ 사회적기업으로는 신발 브랜드 ‘탐스’(Toms)와, ‘아름다운 가게‘가 정도가 있겠다. 그래도 잘 모르겠다면, 사회적기업이 지닌 핵심 가치를 잘 설명해주는 릭 오브리의 말에 주목해보자. 기업이 빵을 판다는 것은, 빵으로 이윤을 창출하겠다는 얘기이다. 하지만 릭 오브리는 고용하기 위해 빵을 판다고 한다. 즉, 사회적기업이 빵을 파는 이유, 다시 말해 이윤을 창출하는 이유는 ‘고용’이라는 그 기업의 사회적 목적을 이루기 위한 것이다. 즉, 사회적기업은 일반 기업과 같이 이윤을 추구하지만, 이윤 추구 자체가 기업의 목적인 일반 기업과 다르게 이윤 추구는 그들의 사회적 목적을 이루기 위한 부차적인 ‘수단’일 뿐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매스컴에서 사회적기업을 ‘착한 기업’이라고 많이 지칭하는데, 나는 이 표현은 적절치 못하다 생각해 지양하고 싶다. ‘착한 기업’이라는 표현이 사회적기업이 아닌 일반 기업들은 ‘안 착한 기업’ 혹은 ‘나쁜 기업’이라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공생의 가치를 실현하는 기업'이라고 표현하면 좋을 것 같다. 

   우리나라는 2007년 사회적기업육성법의 제정을 시작으로, 정부 주도적으로 사회적기업을 육성해가고 있는데, 사회적기업진흥원에서는 우리나라 사회적기업의 유형을 기업이 가진 사회적 목적에 따라 일자리제공형, 사회서비스제공형, 지역사회공헌형, 혼합형, 기타형의 5가지로 분류한다. 

   문화·예술 분야의 사회적기업들도 존재한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1382개의 인증 사회적기업 중 166개의 문화·예술 사회적기업이 존재하는데, 이들은 위의 5가지 유형 중 일자리 제공형과 기타형에 가장 많이 분포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문화·예술 분야의 사회적기업을 몇가지 소개해보고자 한다:



1. 노리단 (기타형 사회적기업)
  
    ‘노리단’은 재활용을 바탕으로 사회적 활력과 지속가능한 즐거운 디자인을 지향하는 기업으로, 한국 사회적기업계에선 조상님 같은 존재이다. 또한, 많은 문화·예술 사회적기업들 중에서도 가장 독특하고도 다양한 활동을 하는 기업이다. 2004년에 설립해, 2007년 1차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으며, 많은 사회적기업들이 명맥을 잇지 못하고 사라지는 상황에서도 독특한 사업 아이템으로 건재함을 증명하는 기업이다. 

   노리단의 사업은 크게 공연사업, 디자인사업, 교육 사업으로 분류해볼 수 있다. 노리단이 독특한 점은 그들의 사업을 ‘재활용’한 재료를 통해 진행한다는 것인데, 이는 기업의 생태 중시 사상을 엿볼 수 있게 해준다. 노리단의 공연은 재활용 재료를 사용해서 만든 악기를 활용한다. 디자인 사업 역시 재활용 정신이 돋보인다. 노리단의 공공 디자인팀은 재활용을 통해 악기 개발, 소리놀이터, 예술 조형물을 제작한다. 2008년에는 ‘친환경 어린이놀이터 리모델링 사업’에 참여하여 놀이터를 친환경적으로 재탄생시키는데 기여하였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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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노리단이 리모델링한 ‘삼미 어린이 공원’. 2)



2. (사)수원음악진흥원 (기타형 사회적기업)

   수원음악진흥원은 클래식 음악을 통해 사회봉사를 실천하는 기업이다.3) 이들은 전문 예술인을 위한 일자리를 제공하며, 무료 혹은 매우 저렴한 가격으로 지역 사회에 양질의 공연을 제공하고자 한다. 수원음악진흥원의 다양한 사회사업들 중 가장 의미있다 여겨지는 사업은 소외계층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오케스트라를 구성하여 악기를 지도하는 ‘엔젤 오케스트라’ 사업이다.4)



3. ㈜ 도야 (일자리제공형 사회적기업)

   사회적기업 ‘도야’는 취약계층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함으로써 이들이 자립할 수 있게 돕고 있으며, 도자기 만들기, 토피어리 만들기, 염색 체험 등 합리적인 가격의 각종 문화예술 체험 사업을 통해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기업이다.5)



   이렇게 대부분의 문화·예술 사회적기업들은 예술이란 분야의 특성상 정규적인 일자리를 갖기 어려운 예술인(혹은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지역사회와 취약계층에 양질의 문화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지역사회 발전에 공헌하고 있다. 몇 가지 아쉬운 점은, 먼저, 사회적기업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이 대다수라는 것이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차원에서 전략적인 육성과 홍보 사업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아직 사회적기업이란 이름 자체가 대중들에게 생소하다. 또한, 서울과 수도권에는 많은 문화·예술 사회적 기업이 있는 반면, 이외의 지방에는 서울과 수도권에 비해 적은 기업이 존재하기 때문에 수도권 이외 거주자들의 문화 향유 기회는 비교적 적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위에서 소개한 세개의 기업들 중 노리단을 제외하면 설명이 점점 짧아진다. 사실 노리단만큼 지속가능한 사업 아이템을 가지고 경영을 하는 기업을 찾기는 조금 힘들다. 아무래도 사회적기업의 역사가 짧다 보니 아직 많은 것을 이루기에는 시간이 부족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사회적기업에 거는 기대는 여전히 굉장히 크다. 나눔과 공생의 가치를 우선시하고, 각각의 기업이 가진 이타적인 사회적 목적은 우리 사회의 많은 문제점들을 해결해 줄 대안이 될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더 많은 사회적기업들이 당당하게 성공해서 물질적인 부분만이 기업의 핵심 가치가 아니라는 것을 사회에 증명해 줬으면 좋겠다. 앞으로 사회적기업이 우리 사회에 보여줄 활약들을 기대해본다. 





참고자료

1) 위키백과 '노리단' https://ko.wikipedia.org/wiki/%EB%85%B8%EB%A6%AC%EB%8B%A8
2) 사진 
"PB200051". Licensed under 퍼블릭 도메인 via 위키백과 - https://ko.wikipedia.org/wiki/%ED%8C%8C%EC%9D%BC:PB200051.jpg#/media/File:PB200051.jpg
3) 2014 사회적기업개요집, 2014, 사회적기업진흥원
4) http://mios.or.kr/html/society01.html 수원음악진흥원
5) http://www.doya.or.kr/index.php도야

기타
사회적기업 진흥원 ;사회적기업 로고 http://www.socialenterprise.or.kr/index.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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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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