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버지니아 울프, 그리고 모더니즘 소설 [문학]

소설의 탄생과 리얼리즘 문학의 전성기, 그리고 버지니아 울프의 모더니즘 문학
글 입력 2015.08.23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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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버지니아 울프

버지니아 울프는 모더니즘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이다. 
모더니즘의 탄생에 이르기까지의 소설의 흐름과 함께, 
버지니아 울프의 작품을 통해 모더니즘 문학에 대해 소개한다. 





1. 소설(The Novel) 

    버지니아 울프의 이야기를 하기 앞서 소설이란 장르의 흐름을 얘기하고 지나가려 한다. 다른 문학 장르-시나 희곡-에 비해 소설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영국에서 소설은 18세기가 돼서야 탄생하게 된다. 대니얼 디포(로빈슨 크루소,1719), 조나단 스위프트(걸리버 여행기,1726), 헨리 필딩(톰 존스,1749)등의 인물들은 모두 소설을 대중화시킨 소설의 시조들이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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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 대니얼 디포(좌)와 조나단 스위프트(우)


    이렇게 다른 장르에 비해 비교적 늦게 시작한 소설은 19세기에 이르러 황금기를 맞게 된다. 19세기 소설은 리얼리즘, 즉 사실주의 소설이 주류를 이루게 되는데 제인 오스틴, 샬롯 브론테, 그리고 찰스 디킨스는 모두 대표적인 19세기 리얼리즘 소설가들이다. 리얼리즘 소설은 당대 사회를 객관적으로 묘사2)하는 소설 사조로, 소설의 배경이 되는 시대에 대해 자세한 고찰이 이루어지고, 시간적·공간적 배경을 세부적으로 정확히 묘사하며, 등장인물의 심리를 자세하고 구체적으로 묘사하는데 집중한다.3) 버지니아 울프가 활동했던 시대인 20세기로 넘어가면, 전통적인 리얼리즘 소설과 결별하고자 하는 움직임, 모더니즘이 탄생하게 된다. 




2. 버지니아 울프의 모더니즘 문학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은 19세기의 리얼리즘 소설(오만과 편견이나 위대한 유산을 생각하면 될 것이다)에 비해 굉장히 새롭다. 울프의 단편 소설 중 하나인 〈벽의 자국(The Mark on the Wall,1917)〉을 읽어보면 모더니즘의 새로운 소설 기법들과 함께 소설에 대한 울프의 관점을 만나볼 수 있다. 울프의 〈벽의 자국〉은 다음과 같은 면에서 새롭다:

    첫째로, 이 소설엔 플롯(Plot)이 존재하지 않는다. 전통적인 소설에서 플롯은 중요한 요소로 여겨졌지만 〈벽의 자국〉에서는 주인공인 여성 화자가 벽에 나 있는 자국을 보며 끝없는 생각을 하다 남편(으로 추정되는 사람)에 의해서 그것이 달팽이임을 알게 된다는 이야기(Story)가 전부이다. 

    둘째로, 사실주의적인 묘사 기법 대신에 의식의 흐름 기법이 사용되었다. 〈벽의 자국〉은 주인공의 외면을 묘사하지 않는다. 그저 주인공의 의식과 생각을 있는 그대로 나열할 뿐이다. 실제 사람들의 의식이나 생각이 어떤 계기에 의해 떠오르고, 확장되고, 갑자기 그 생각이 끊기고 다른 생각을 하게 되는 것과 같이, 주인공 화자의 의식 역시 논리적 일관성 없이 다양한 소재를 오가며 사고한다. 울프는 이런 기법으로 인간이 겪는 감정, 기억, 생각들을 보여줌으로써 진정한 삶의 리얼리티를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셋째로, 〈벽의 자국〉에서는 울프의 모더니즘적 세계관이 잘 드러난다. 벽의 자국을 보고 시작된 화자의 생각은 미래의 소설에 대한 사유에 이르게 되는데, 글의 화자는 미래의 소설가들은 물리적인 인간의 모습이 아니라 그들의 내면과 실체에 대해 더 탐구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울프는 실제로 사실주의적 소설 경향을 거부한 바 있는데, 외적인 사회 현실을 구체적으로 그려내는 사실주의(realism)은 그 용어의 의미와 다르게 사실, 즉 리얼리티를 보여주지 못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울프는 인간의 내면성에 삶의 리얼리티가 담겨있다고 여겨, 의식의 흐름 같은 새로운 기법을 통해 인간의 내적인 부분을 고찰한다. 물론 이것은 울프와 다른 모더니즘 작가들의 생각이고, 사실주의 소설들이 전적으로 삶의 리얼리티를 잘 그려내지 못했으며, 인간의 내면성을 배제한 것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3. 울프의 예측과 현대 소설

    그렇다면 〈벽의 자국〉이 발표된 지 거의 100년이 지난 지금, 울프의 미래 소설에 대한 예측은 맞았을까? 내 생각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것 같다. 우리나라만 본다 하더라도 여전히 리얼리즘 소설이 대세이다. 인기있는 베스트셀러 작가들, 공지영, (요즘 논란의 대상이지만)신경숙, 그리고 최근 주목받는 젊은 작가로 떠오르는 김애란 같은 작가들의 작품은 굉장히 사실주의적인 작품이다. 사실주의 소설은 대체로 독자들이 읽고 그 의미를 받아들이기 쉬운 반면, 모더니즘 그리고 후기 모더니즘적 소설들은 난해하고 어려운 작품이 많기 때문이 아닐까 조심스레 예측해 본다. 


버지니아 울프의 단편 소설들을 보면 울프의 문학 세계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국내에는 '버지니아 울프 단편소설 전집'으로 출판되어 있다. 





참고문헌


2) [네이버 지식백과] 사실주의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원) 

3) [네이버 지식백과] 리얼리즘 (문학비평용어사전, 2006. 1. 30., 국학자료원)
 

사진 출처

"George Charles Beresford - Virginia Woolf in 1902" by George Charles Beresford - Licensed under Public Domain via Commons

"Jonathan Swift by Charles Jervas detail" by Charles Jervas - National Portrait Gallery: NPG 4407Licensed under Public Domain via Commons

"Daniel Defoe Kneller Style" by Unknown, style of Sir Godfrey Kneller
Licensed under Public Domain via Comm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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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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