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콘텐츠 큐레이션, 즐기기만 하면 되는 것인가?[문화 전반]

글 입력 2015.05.28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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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콘텐츠 큐레이션. 큐레이션이란 본래 미술계에서 사용되는 언어이다. 박물관이나 미술관 등 콜렉션이 이루어진 공간에 소장 작품을 모아두고 관리, 해석, 전시하는 것을 말한다. 큐레이션의 시대의 저자 사사키 도시나오는 큐레이션을 인간이 수집, 구성하는 대상에 인간의 질적인 판단을 추가해서 가치를 높이는 활동으로 정의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콘텐츠 큐레이션이라는 용어가 눈에 많이 띈다. 콘텐츠 큐레이션이란 인터넷 혹은 다른 공간에 존재하는 어마어마한 양의 온라인 콘텐츠를 주제에 맞게 효율적으로 필터링하고 재정립하는 활동을 의미한다. 즉 기존 큐레이션의 의미는 박물관, 미술관 내부에 있는 작품들을 재배치, 전시하였다면 콘텐츠 큐레이션은 인터넷에 존재하는 콘텐츠를 재배치, 전시하는 것이다.

 

50120427184557.jpg▲ 『콘텐츠 큐레이션』- 사사키 도나시오, 2012, 민음사,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조명하는 책이며 디지털 미디어의 방향과 정보의 흐름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가에 대해 조명한다. (사진 출처-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6874144)

  미술관에는 큐레이터들이 있다. 그러나 콘텐츠 큐레이션을 하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일단 그에 앞서 콘텐츠 큐레이션의 예시를 들기에 적합한 기업을 찾아보자.

 

  피키캐스트는 201555일 기준으로 어플리케이션 누적 다운로드 횟수는 710만건을 돌파하였고 하루 평균 이용시간은 12.1분으로 어느 어플리케이션, 플랫폼과 비교 해봐도 꿀리지 않는 수치가 되었다. 이들은 관심사에 맞춰 흥미로운 콘텐츠를 선별해 제공하는 어플리케이션으로 사진, 이미지, 음악, 텍스트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적 요소들을 이용해 콘텐츠를 큐레이팅한다. 피키캐스트는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여러 정보들을 모아 재미있는 콘텐츠로 큐레이팅하며 많은 이용자들을 불러들이고 있다. , 미술관의 큐레이터의 역할을 회사가 하고 있는 것이다.

 

242478_33163_564.png▲ 옐로모바일의 사업 중 하나인 피키캐스트는 사진, 음악, 영상, 텍스트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적 콘텐츠를 자신들만의 에디팅으로 큐레이션 하며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고 있다. (사진 출처 -http://www.econovill.com/news/articleView.html?idxno=242478)

  문제는, 미술관의 큐레이팅은 미술관이 소유하고 있거나 소유주가 전시를 위해 위탁하는 작품으로 큐레이팅을 한다. 그러나 콘텐츠 큐레이션은 앞서 말했다시피 인터넷 공간에 있는 모든 콘텐츠들이 후보가 되기 때문에 선택이 자유롭다. 알다시피 인터넷이란 공간에는 주인의식이 물리적 세계보다 희미하기 마련이다. 때문에 엄격한 저작권이라는 개념이 있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피키캐스와 버즈피드, 핀터레스트 등은 실제로도 저작권 문제로 많은 비판을 받고 있으며 콘텐츠 도둑이라는 별명 아닌 별명으로 불리기도 한다.

 

  버즈피드는 이 중에 특히 저작권 명시를 안 하는 플랫폼으로 유명하다. 한 사진작가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버즈피드가 자신의 사진을 도용했다며 강력하게 비판했다. 자신이 공들여 제작한 콘텐츠가 허무하게 다른 플랫폼에서 이용되고 있다면 원작자로서 너무 허무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PS15033000039g_99_20150330011103.jpg▲ 미국 디지털제품 시장조사 업체 컴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버즈피드의 월 방문자 수는 7680만 명으로 뉴욕타임즈, 허핑턴포스트 등 대형 미디어 플랫폼들을 크게 앞질렀다. (사진 출처-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5&oid=018&aid=0003217065)

  피키캐스트, 버즈피드 등 콘텐츠 큐레이션을 전면에 내세운 기업들이 승승장구하고 있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그러나 기업의 성공만이 답이 아닌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콘텐츠를 사용하는데 윤리적 문제가 분명히 있다면 짚고 넘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윤리적 결함이 있는 모델이 성공한다면 후에 다른 기업들 또한 이를 벤치마킹 할 것이고 전반적인 미디어 산업에 있어서 저작권의 의미는 더욱 퇴색될 가능성이 있다. 때문에 소비자들은 콘텐츠 큐레이션에 대해 조금 더 비판적인 입장을 취할 필요가 있다. 요즘에는 생산자와 소비자의 경계가 허물어지며 프로슈며(Prosumer)라는 개념이 생겨났다. 이는 곧 우리가 SNS나 블로그에 올린 우리가 노력해서 제작한 콘텐츠또한 콘텐츠 큐레이션에 먹힐 위험이 있다는 이야기이다.

 

그림1.jpg▲ 버즈피드가 자신의 사진을 무단으로 이용하자 이에 분노한 작가 자신의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건전한 미디어 문화를 만들어가는 과정에 비판적 입장은 필수적이다. 자본적으로 성공하는 것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며 윤리적 문제를 가벼이 여길 시 훗날에 생길 나비효과는 불 보듯 뻔하다. 콘텐츠 큐레이션이란 새로운 문화 콘텐츠의 패러다임이라고 추켜세우는 것은 좋다. 그러나 윤리적인 결함에 대해 우리는 좀 더 비판적인 입장을 고취할 필요가 있다






참고 자료:

 

도서:

사사키 도시나오, 큐레이션의 시대, 민음사, 2012

 

논문:

이혜진, 소셜 큐레이션 서비스에 대한 고찰-분야별 사례 분석을 중심으로, 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 학위논문, 2013



[김겨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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