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당신에게 편의점은 어떤 의미인가요? - 어쩌다 편의점

글 입력 2024.03.1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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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편의점이란 어떤 공간일까.


혼자서 본격적으로 편의점에 가기 시작했던 건 중학교 입학을 하면서부터였다. 나의 중학교 시절을 떠올려보면 편의점이라는 공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편의점은 아침을 먹지 못한 날 아침을 해결해 주었고, 더운 여름날에는 시원한 아이스크림으로 더위를 버틸 수 있게 도와줬고, 추운 겨울날에는 따뜻한 음료로 몸을 녹일 수 있었던 공간이다. 


학창 시절 하교하던 길 친구들과 하루도 빠짐없이 들렸던 곳이고, 지금도 거의 매일 편의점에 방문하니 이쯤 되면 인생에서 집 말고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공간을 고르라면 편의점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 많은 사람들에게 편의점은 당연한 공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당연하다고 느끼는 건 편의점은 그만큼 편안한 공간이기 때문이다.


편의점은 상품을 판매하는 공간이라는 본래의 목적 외에도 존재 자체만으로 고마움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특히 어두운 밤 환하게 켜진 편의점을 발견할 때면 그 고마움은 배가 되어 돌아온다. 


책 <어쩌다 편의점>은 2010년부터 편의점 회사에 다니고 있는 홍보맨의 이야기이다. 편의점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이야기부터 하나의 제품이 세상 밖으로 나오기까지 노력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여전히 그 자리에


 

점점 높아지는 물가로 인해 모든 것이 몇 년 전에 비해 가격이 오른 지금, 삼각김밥도 가격이 오르긴 했지만 여전히 그 자리에 있다. 기분 탓일지도 모르겠지만 보통의 상품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양은 더 적어지고 가격은 더 올랐는데 삼각김밥은 가격이 오르면서 퀄리티도 같이 올라간 몇 안되는 제품 중 하나이다. 


아무리 바빠도 밥은 꼭 챙겨 먹어야 하는 한국인으로서 삼각김밥은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들의 끼니를 채워주는 존재이다. 학창 시절 학교 끝나고 친구들이랑 먹던 참치김치 삼각김밥의 맛은 아직도 생생히 기억난다. 삼각김밥을 먹을 때면 그 시절 친구들과의 추억들이 생각난다. 


삼각김밥은 단순한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존재를 넘어 하나의 추억으로 기억되고 있다. 세상이 빠르게 흘러가고, 그에 따라 많은 것들이 생겨났다가 소리 소문도 없이 사라지는 시대에 삼각김밥이 앞으로도 계속 우리 곁에 남아있기를 바란다. 

 

 


최대 다수 최대 행복


 

허니버터칩 대란이 일어났었던 2014년 여름, 하루에도 수십 번씩 사람들은 허니버터칩을 구하기 위해 마트와 편의점을 방문했다. 당시 먹어본 적도 없는데 그저 많은 사람들이 허니버터칩을 먹고 싶어 한다는 이유로 나 또한 허니버터칩 대란에 참가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렇게 특별한 맛은 아니었는데도 불구하고 그때는 한 조각을 먹을 때마다 행복했던 기억이 난다. 


어느 날 퇴근하던 길 저자는 단골 편의점으로 향했다. 점주는 숨겨두었던 허니버터칩 두 조각을 먹어보라며 건넸다. 허니버터칩을 통해 점주는 최대 다수 최대 행복을 실천하고 있었다. 


가끔은 혼자가 좋다며 나눔의 기쁨을 잊고 사는 듯하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혼자 무언가를 누리는 것보다 함께 나눌 때 행복을 느낀다. 책을 통해 잠시나마 잊고 있던 나눔의 기쁨을 느꼈다. 허니버터칩 몇조각에도 행복하던 때가 있었는데 지금은 커다란 행복만을 찾는다.


허니버터칩을 나누어 주던 점주의 모습처럼 나눔의 기쁨을 아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행복은 멀리 있는게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배웠다. 과거의 행복을 그리워하는 건 허니버터칩 몇 조각에도 행복해하던 그 마음가짐을 그리워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11월 11일


 

매년 11월 11일 어김없이 주변에서는 빼빼로 선물을 주고받는다. 한때는 나도 빼빼로를 구매해서 친구들과 주고받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결국 그런 기념일은 상술이라는 생각이 커지며 무언가를 주고받는 일은 서서히 줄어들게 되었다. 

 

 

편의점에서 이렇게 빼빼로데이가 매년 호황인 이유는 팍팍하고 고된 삶 속에서 누구에게나 마음을 전하고픈 소중한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오다 주웠다고 쑥스러워할지언정 이럴 때가 아니면 또 언제 평소 꼬깃꼬깃 접어두었던 애정을 꺼내 보겠나? - 140p

 


기념일은 우리에게 명분을 주는 날이다. 낯간지러워 평소 표현 못 하던 고마움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과연 기념일이 없다면 언제 고마움을 표현할까. 물론 평소에 고마움을 표현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쑥스러워서 혹은 바빠서 표현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얼마나 고마운 날인가. 고마운 이에게 표현하라고 명분을 만들어주다니. 책을 읽었다고 해서 빼빼로데이를 옹호하는 것은 아니다. 빼빼로데이가 상술이라는 생각은 여전하지만 이번 빼빼로데이는 그런 생각을 뒤로하고 가까운 이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해 보고자 한다. 

 

 

 

오늘도 나는 편의점으로 향한다. 


 

편의점이 우리 곁에 늘 당연하게 존재할 수 있었던 건 그 뒤에서 열심히 최선을 다하던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개인의 행복을 중요시 여기는 요즘 시대에 책은 인간관계 속에서 느낄 수 있는 따뜻함을 일깨워준다. 평범한 한 직장인의 분투기에서 우리 삶의 잊고 있던 가치들을 찾아볼 수 있었다. 


저자는 편의점을 자신의 생활 역사가 기록된 '일상의 로그'라고 했다. 이에 동의하는 바이다. 학창 시절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편의점은 함께할 공간이다. 요즘따라 모든 것이 당연하게 느껴진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편의점이라는 익숙한 공간 속 저자의 이야기는 당신에게 따뜻함과 소중함을 선사해 줄 것이다.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당연히 이루어지는 것은 없다. 그 안엔 누군가의 매일 같은 최선이 있기 때문에. 당신에게 편의점은 어떤 의미인가.

 

 

[임채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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