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 '텐 테너스' 내한공연

글 입력 2015.05.08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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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

텐 테너스(The Ten Tenors) 내한공연


김지현(ART Insight SNS 운영팀)


포스터TTT.jpg


<공연정보>
공연명 : 텐테너스 내한공연
일시 및 장소 : 2015.4.30(목) 오후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티켓 : R160,000원  S120,000원  A90,000원  B70,000원  C50,000원
예매 : SACTicket 02-580-1300  인터파크 1544-1555  옥션1566-1369  YES24 1544-6399
주최 및 문의 : 브라보컴 1661-1605  www.bravocomm.co.kr





잘생겼어!!!!!!!


처음 텐 테너스를 본 순간 무심코 튀어나왔다. 머리에서 채 필터를 거칠 시간도 없이 뱉어버려서 나도 당황했다. 서양인답게(?) 비율 좋은 기럭지에 단체로 수트까지 갖춰입으니 눈이 정화되는 느낌이었다. 이래서 아이돌을 좋아하는구나, 하고 납득했다. 일단 첫인상은 합격. 십점 만점에 십점이다.

순조롭게 시작한 텐 테너스의 공연. 역시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선곡, 하모니, 무대매너, 안무 등 마치 한 편의 뮤지컬을 보는 것 같았다. 


텐테너스 메인.jpg


늘 생각하는 거지만, 동양과 서양의 무대는 많이 다르다. 동양, 특히 K-pop으로 유명한 한국의 공연이 정해진 동선 내에서 잘 놀 줄 안 다는 느낌이라면, 서양의 무대는 공연자의 성격이 곧 동선이 된다. 방방 뛰었다가, 관객들에게 내려가고, 흥에 겨워 서로 장난도 치는 모습이 자유로운 동선을 만들어낸다. 
의상도 마찬가지이다. 서양은 의상보다는 노래의 퀄리티를 중시하는 관념이 있는지, 무대공연에서 티셔츠에 청바지만 입고 나오기도 한다. 한국에서는 그런 티셔츠에 청바지조차 ‘컨셉’으로 나오는데 말이다. (물론 필자의 주관적인 의견이다.) 하지만 텐 테너스는 특이하게도 테너라는 정체성 때문인지 다 같은 수트를 맞춰 입고 나왔다. 아마도 테너들이 만들어내는 무대인 만큼, 각자의 개성보다는 조화가 우선시되기 때문에 의상으로 통일감을 준 것이 아닐까 싶다. 



Owl City-Fireflies
(서양의 프리한 의상)




소녀시대-Gee
(청바지+티셔츠를 컨셉으로 잡은 소녀시대) 


본격적으로 공연 얘기를 해보겠다. 팝, 오페라, 재즈 등을 테너버젼으로 듣는 무대는 정말 색달랐다. 이런 희귀한 무대가 또 있을까. 다양한 분야의 곡들을 화음을 넣어서 부르니 슬픈 곡은 느낌이 더욱 깊어졌고, 화려한 곡은 더욱 풍부해졌다. 특히 영화 ‘Ones’dml OST였던 ‘Falling Slowly’와 뮤지컬 'Wicked'의 'Defying Gravity'에서 그 느낌을 강렬하게 받았다. 



The Ten Tenors - Falling slowly



The Ten Tenors-Defying Gravity


공연을 보며 문득 들었던 생각이 있다. ‘과연 텐 테너스는 아카펠라 그룹일까?’ 라는 의문이었다. 공연 팜플렛에서도, 소개 내용에서도 텐 테너스가 ‘아카펠라 그룹’ 이라고는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럿이서 화음을 넣는 거면 아카펠라 아닌가?’ 라고 생각했던 나는 아카펠라가 무엇인지 찾아봤다. 꽤 놀라운 검색 결과가 나왔다. 

이탈리아어로 ‘카펠라’는 원래 ‘소(小)성당’ 또는 ‘성당 안의 기도실’을 뜻한다. 그리고 ‘아(a)’는 이탈리아어의 ‘알라(alla)’와 같은 의미로, ‘~으로’ 또는 ‘~풍으로’라는 뜻이다. 그러니까 아카펠라(a cappella)라는 말은 '성당 풍으로' 또는 ‘성가대 풍으로’라는 뜻이다. 그래서 16세기 유럽의 교회와 성당에서 불렀던 악기 반주 없는 합창곡을 ‘아카펠라’ 라고 불렀다. 무반주 합창곡들을 작곡했던 까닭은 악기의 소리를 배제하고 목소리만을 취해 신에 대한 찬미를 더욱 순수하고 경건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오늘날 아카펠라의 영역은 상당히 확장되었다. 19세기부터는 교회음악이 아니더라도 악기 반주가 없는 합창곡은 다 ‘아카펠라’라고 부르기로 한 것이다. 20세기 이후에도 클래식 음악에서 아카펠라라는 개념은 여전히 ‘무반주 합창음악’이라는 뜻으로 쓰이지만, 오늘날 대중음악의 ‘아카펠라’ 는 대개 4~6명으로 구성된 앙상블의 중창을 의미한다. 즉, 무반주 또는 최소한의 악기 반주로 화음을 이루어 노래하는 대중적인 보컬 앙상블의 음악 역시 아카펠라의 범주 안에 든 것이다. 한국 그룹 ‘동방신기’도 아카펠라 그룹에 속한다는 놀라운 사실. 



동방신기- My Little Princess(Acappella) 


결국 텐 테너스는 반주가 있는 곡을 사용하기 때문에 ‘아카펠라 그룹’은 아닌 것이었다. 이 사실을 몰랐던 분들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 아님 말고. 

다시 텐 테너스의 이야기로 돌아가겠다. 슬픈 곡이나 R&B 곡을 풍성하게 만드는 텐 테너스의 능력이 신나는 팝과 재즈와 합해지니 또 다른 매력을 선보였다. 10명의 흥이 더해진 느낌이랄까. 뮤지컬 음악은 뮤지컬 음악답게 뮤지컬적인 요소를 넣었고, 마이클 잭슨 메들리를 할 때는 마이클 잭슨의 유명한 안무를 재현했다. 신나는 곡에 맞추어 다 큰 남자들이 이런 귀여운 동작을 소화해내다니....이렇게 멋져도 되는건가. 



The Ten Tenors - Sit down you´re rocking the boat


마지막으로 전체 평가를 한 후 리뷰를 끝마치겠다. 오페라, 팝, 재즈 등 장르를 불문하고 다양한 곡을 들어볼 수 있었다는 것이 ‘텐 테너스’의 가장 큰 장점이었다고 생각한다. 어디서도 경험할 수 없는 텐 테너스만의 색깔이 돋보이는 무대였다. 아쉬운 점이라면 아카펠라처럼 다양한 코러스를 넣지 못하고 간단한 화음만 반복적으로 넣었다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대부분의 곡이 비슷한 스타일이었던 것 같다. 
또한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무대가 예술의 전당이 아니라 잠실 스타디움 광장같이 뛰어놀 수 있는 곳이었더라면 더 좋을 뻔했다. 텐 테너스는 관객이 함께 일어나서 방방 뛰고 참여하는 무대를 원했지만, 워낙 예술의 전당에 오시는 분들이 나이가 좀 있으신 분들이거나 점잖으신(?) 분들이 많아서 참여가 잘 안이뤄졌다. 만약 큰 콘서트장에서 했더라면 관객들에게(특히 젊은 세대) 훨씬 반응이 더 좋았을 것이다. 사실 여기에는 돈 없는 젊은이들이 범접할 수 없는 티켓가격도 한 몫 했다. 10만원 넘는 티켓을 줄 만큼의 흥이 나는 무대는 아니었다는 것이 솔직한 평이다. 다음 한국 공연 때는 가격을 좀 줄여서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했으면 좋겠다.    

진짜 마지막으로 기대했으나 아쉽게 무대에 오르지 못한 텐 테너스의 커버곡과 함께, 그들과 함께했던 공연장의 모습과 사심이 가득 담긴 셀카 한 장을 올려본다.



The Ten Tenors-Back of the Bus: Uptown Funk


텐 테너스 서울.jpg



텐테너스와 함께.jpe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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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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