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지난 기고 글에서 언급했듯이, 4월 30일부터 전주에서는 전주국제영화제가 진행되었다. 전주국제영화제는 역대 최고의 규모로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하고 화려한 영화제로 기획되었다. 이는 올해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가 전주국제영화제에 대한 지원금을 늘렸기 때문에 가능했다. 전주국제영화제뿐만 아니라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제천국제음악영화제 등의 영화제도 올해 영진위로부터의 지원금이 확대되었다.
그러나 국내 영화제에 대한 영진위의 전폭적인 지원은 안타깝게도 균등하지 못했다. 전주국제영화제를 비롯한 많은 영화제의 지원금은 늘린 대신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영화제인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한 지원은 되려 반토막이 났다는 것이 바로 그 이유이다.

이에 대해 영진위는 “2013년과 2014년도 국제영화제 평가 결과를 참고했으며, 부산국제영화제는 이미 글로벌 영화제로 위상을 점유했고 자생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에 따라 지원금을 감액했다”는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영화계에서는 이 문제를 전혀 다른 시각으로 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지난해 제 19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 세월호 참사 다큐멘터리 ‘다이빙벨’에 대한 보복성 예산 삭감이라는 것이다.

친박 인사인 서병수 부산시장이 정부 비판적 영화라는 이유로 ‘다이빙벨’의 상영을 반대했음에도 불구하고 부산국제영화제는 ‘다이빙벨’을 상영하였다. 이에 서병수 부산시장은 ‘다이빙벨’ 상영에 대해 보복이라도 하듯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한 표적감사, 집행위원장 사퇴 등을 지시하였다. 올해 영진위의 부산국제영화제 예산 삭감 역시 그 연장선일 것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특히, 부산국제영화제는 올해로 20주년을 맞이하고, 작년과 비교하여 영화제의 예산이 줄지 않았음에도 영진위가 지난해 14억 6000만원에서 8억원으로 지원금을 대규모로 줄인 것에 대해 정치적 외압 말고는 그 이유가 설명되지 않는다. 권력을 무시한 것에 대하여 권력으로 복수하려는 것일까.
이러한 문제는 비단 부산국제영화제뿐만 아니라 오늘날 문화예술전반의 현실이다. 정치적 외압, 자본 등에 의해 문화가 억압받는 현상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정치나 사회적 문제에 대해 비판적인 영화는 상영이, 방송인은 방송출연이 제한되는 것처럼 말이다. 이전에 필자가 기고했던 건국대학교 예술문화대학 통폐합 사건 역시 그 현상 중 하나일 것이다.
필자는 문화에 대해 ‘사회의 거울’이라고 표현했었다. 사회적 문제를 문화로써 표현하여 대중에게 전달하는 것이 문화의 역할이라고 말이다. 그것이 올바른 문화의 역할이라고.
그러나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문화는 그 역할을 하는데 너무도 큰 장애물이 존재한다. 권력에 의해 문화를 생성하는 것도, 표현의 자유를 누리는 것도 망설이게 되는 것이 오늘날 문화예술의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에 대해 우리는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자유롭고 독립적인 문화예술을 위한다면 현실을 방관해서는 안된다. 우리 스스로 지켜내야 한다.
정치적 외압이 문화를 길들이고 이용하는 것에 대해 여론을 형성하는 것에서부터 변화를 시작해야 한다. 무관심한 태도를 벗어나 나의 문화가 억압받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그를 비판해야 한다. 정치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바로 여론이기 때문이다. 문화억압에 대한 의제를 설정하고 그에 대한 비판적 여론을 형성하는 것으로도 충분히 문화에 대한 정치적 간섭을 공격할 수 있는 무기가 될 것이다.
문화를 즐기기만 하고 끝내는 것이 아닌 문화예술의 어두운 면에 대한 관심을 늘려주길 바란다. 문화는 대중의 것이지 권력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참고자료
